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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몰래 도와주다

남자는 말을 마친 후 자세를 바꾸어 도도하게 앉아 있었다.

마치 이 세상에 그가 돈으로 사지 못할 물건이 없는 것만 같았다.

그러자 정희는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이진이 진정하라는 듯이 정희의 손을 잡았다.

‘이런 사람은 기회를 엿봐서 철저히 망가뜨리는 게 좋을 거야.’

“몇 푼 안되는 돈 가지고 잘난 척하시는 거예요? 저희는 그깟 돈 필요 없어요!”

정희는 손을 들어 남자의 이마를 가리키며,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어린 아가씨가 자신을 깔보자 기분이 상했는지, 화를 터뜨리며 위선적인 모습을 버리고 추악한 얼굴을 보였다.

“당신 내가 누군지는 알아? 난 디자인 시합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내가 네 작품을 맘에 들어 하고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영광인 줄 알아. 내 한마디로 너희 두 사람의 앞날을 가로막을 수도 있어!”

“맞아, 우리 유 사장님은 말 한마디 만으로 당신들을 이 바닥에서 내쫓을 수 있어. 우리 유 사장님이 좋게 말씀하실 때, 어서 돈이나 받고 사라지는 게 좋을 거야!”

이미 본심을 털어놓은 이상, 미정도 가만히 있지 않고 옆의 대머리 뚱보에게 달라붙었다.

“유 사장?”

이진은 살짝 머뭇거리고는, 여유롭게 손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지위가 높으면 다인가? 당신이 고위층이라면 디자인 시합의 규칙을 더 잘 알겠지? 계속 그런 식으로 수작을 부린다면, 언젠가 그 위치에서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나 봐?”

이진은 일부러 말을 천천히 늘여 놓았는데, 유 사장도 그 뜻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웃기시네, 이번 시합은 내 선택이 곧 결과야! 내가 돈이라도 줄 때 고마워하며 받을 것이지, 경고하는데 이 일을 함부로 떠벌렸다가는 이 바닥에서 너희들을 없애 버릴 줄 알아!”

“아기야, 가자!”

“이진아, 설마 저 개자식들을 이렇게 내버려 두는 건 아니지?”

정희는 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누가 그래?”

이진은 테이블 밑에 놓여있던 핸드폰을 테이블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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