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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돈으로 모욕하다

“말해봐, 무슨 일이야?”

이진은 정희를 보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정희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였기에, 별일이 없다면 정희가 이렇게 급히 찾아올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역시 넌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똑똑한 사람이야!”

정희는 혹시라도 이진이 화났을까 봐 얼른 아부를 했다.

“하려는 말이 뭐야!”

이진은 장난을 치는 정희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자기야, 지난번에 온천에 갔을 때, 나한테 보여줬던 디자인 기억나? 이것 좀 봐, 네가 설계한 거랑 엄청 비슷하지 않아?”

정희는 누군가가 이진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것을 말하려던 거였다.

이 말을 들은 이진은 정희의 핸드폰을 건네받아 비교해 보았는데, 확실히 누군가가 그녀의 디자인을 표절한 것이다.

디자인 싱크로율이 99%에 달하는 건, 역사상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다.

이런 생각에 이진은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 디자이너가 누군지 알아봤어?”

이진은 계속해서 물어봤다.

“응, 이게 그 여자의 모든 자료야. 정말 살다 살다 이렇게 뻔뻔한 사람을 다 보네. 기획안을 표절해 입찰에 참가하는 사람에, 디자인을 표절해 시합에 참가하는 사람까지 있다니!”

정희는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녀는 심술이 바르지 못하고 온종일 나쁜 궁리를 하는 사람들을 가장 싫어했다.

“이 디자이너가 이 작품을 들고 시합에 참가했다고?”

이진은 정희가 중얼거리는 말을 모두 듣고는 어두운 안색을 보였다.

지도 교사를 했었던 이진은, 일부 평민 출신의 사람들에게 이런 전국적의 시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표절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진짜 인재들이 그대로 묻힐 것이다.

“당장 이 디자이너한테 연락해. 내가 만나러 가봐야겠어!”

이진이 몰랐다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지만, 이미 알게 된 이상 누군가가 자신의 작품을 가지고 사기를 치는 건 도저히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응, 바로 연락할게. 좀 이따 연락이 되면 바로 올 게, 아니, 소식이 있으면 전화로 연락할게. 저기, 하던 거 계속해. 나 먼저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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