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자기 아이돌이 무슨 큰 억울함을 당했다고 굳게 믿고 반기를 들었다.팬 두목은 재학 중인 3학년 여학생인데 이름은 소윤이고 사문혁의 1호 팬이다. 소윤은 아침 일찍 이 메시지를 보고 팬 커뮤니티의 주요 ID를 긴급 동원하여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여론을 이진에게로 몰았다.모든 어랜지를 마치고 소윤은 만족스럽게 댓글을 보고 있었다.‘흥, 아무도 우리 문혁이를 괴롭힐 수 없어! 걱정 마, 넌 우리가 지킬 거야, 넌 그냥 앞을 보고 나가면 돼, 우리가 영원히 너의 뒤에 서 있으니까!’득의양양할 때 갑자기 사문혁의 매니저로부터 전화가 왔다. 소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서둘러 수신 버튼을 눌렀다.“소윤 씨? 나 진사범이에요.”진사범은 이 여자아이를 매우 좋아한다. 돈도 많고 머리도 없고, 오로지 사문혁을 쫓아다니기 때문이다.“사연 오빠, 문혁 오빠 지금 어때요? 기분이 별로인가요?”소윤은 자기가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우울한지 통 말을 안 해요.”진사범은 긴장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사문혁을 한 번 보고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아니면 제 아빠한테 프로그램 하나 투자하라고 할까요?”소윤이 아버지가 바로 S-ONE의 주주이다. 그것도 권력이 있는 주주.진사범은 소윤이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흥분을 억누르며 낮은 어조로 말했다.“어떻게 돼 긴요, 뭐 그런…….”소윤은 의리 있게 가슴을 두드리다가 문득 상대방이 보이지 않는 것을 떠올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삐걱거리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말해요!”곧 새로운 검색어가 올랐다.에밀리는 윤이건의 손에 꼭 쥐어진 자기 핸드폰을 걱정했다.윤이건의 얼굴은 어두워지고 눈에는 불길이 타올랐다. 윤이건은 ‘충격! 연예인 이 모 씨 인기 가수 내연관계 거절 받고…….’ 라는 표제를 뚫어지게 보았다.글에는 이진이 사문혁이 맘에 들어 내연관계를 갖고 싶지만 사문혁이 거절하자 이진이 그를 프로그램에서 쫓아낸 내용이 있었다.윤이건은 고개를 들어 에밀리에
정희의 마음은 아팠다. 알고 보니 줄곧 자신의 일방적인 희망이었고, 자신의 갈등과 고통은 우스갯소리와도 같았다.“더 이상 날 찾아오지 마요. 보고 싶지 않으니까.”정희와 민시우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 눈에는 민시우가 처음보는 진지함이 가득했다.정희는 민시우가 내미는 손을 뿌리쳤다.“저를 놀리는 거예요?”“아니예요.”민시우가 급히 말했다.“난…….”“뭐죠? 네?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는데 자꾸 매달리는 이유가 뭔데요?”정희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막무가내로 내게 다가와서는 흔들리게 하고, 내 허락은 받았어요?”정희가 우는 것을 보는 순간 민시우는 가슴이 찔린 듯 아팠다.정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누구를 좋아해본 적은 처음이고 그를 아프게 하는 사람도 정희가 처음이다. 정희를 아프게 한 것은 모두 이 감정을 늦게 알아챈 그의 잘못이다. 바로 그 순간, 민시우의 머릿속은 정희와 함께한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사랑해요!”품에 안겨 있던 여인의 굳어진 몸을 느끼며 민시우는 말을 이었다.“나 감정 가지고 장난친 적 없어요, 제때에 마음 밝히지 못해서 미안해요, 나 정말 정희 씨가 이렇게 괴로워하는지 몰랐어요.”민시우는 품안의 여인을 끌어당기고 붉어진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근데 지금은 알 것 같아요. 내가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거, 정희 씨, 사랑 사귈래요?”빗물이 정희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러나 민시우는 정희의 눈물을 구별할 수 있었다.이건 민시우 처음의 고백이고, 그는 지금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수처럼 안절부절하다가 마침내 정희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풀려났다.민시우는 정희의 얼굴을 치켜들고 고개를 키스했다. 앞에 서 있는 이 여인은 이제 그의 여자 친구이다!다음날 낯선 호텔에서 깨어난 정희는 새하얀 벽을 보며 어제 뜨거운 밤을 떠올렸고, 얼굴이 붉어지며 이불로 얼굴을 덮었다.하지만 다음 순간 몸이 쑤시는 듯한 아픔에 정희는 저도 모르게 아픔을 토하였다. “왜? 어디 아파요?
“걱정할 것 없어.”윤이건은 눈살을 찌푸리는 이진을 보며 말했다.“어제 저녁 민시우가 주주총회에서 갑자기 자리를 떴다고 들었는데, 아마 정희를 찾아갔을 거야.”“그럼 더 걱정되요.”이진은 근심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두 사람 같이 있는 거 왜 반대해? 난 그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윤이건은 웃으며 이진의 뒤로 가서 그녀를 껴안았다.“민시우 씨 감정사가 많잖아죠. 그래서 정희에 대한 그 마음이 진심인지 확신할 수 없어요. 정희 걔 남들과 달라서 다칠 가봐 걱정이 돼요.”“허허, 잡힌 건 시우일지도 몰라, 정희라면 충분히 가능해.”“그렇죠, 당신처럼.”이진은 윤이건을 흘겨보았다.윤이건은 그 말에 어떻게 대답할 지 몰랐다.‘왜 불통이 나한테 튀지?’“난 결백해.”유연서와 백정아 이름을 꺼내려던 이진은 윤이건에게 자신이 질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 않아 다시 도로 그 이름을 삼켰다.지금을 소중히 여기고, 과거를 들추는 일은 가장 무의미한 일이다. 이진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그렇죠, 윤 도련님은 이젠 과거의 당신이 아니죠.”이진은 고개를 돌려 윤이건의 입가에 가볍게 키스했다. 가벼운 키스는 점점 더 뜨거워졌고 집을 나설 때 이미 10시 30분이 되었다.오늘은 정식으로 촬영장을 나가는 날이다. 그녀의 임무는 이미 완성되었다. 하지만 정희를 찾을 수 없어 이진은 혼자 차를 몰고 촬영장에 왔다.“이진 씨, 우리 프로그램에 와줘서 너무 고맙고, 다음 콜라보 기대할게요!”“감사합니다, 진 감독님. 시청률 대박나세요.”말하는 과정에서 이진은 에율이 복도에 서서 몰래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진 감독과 간단히 작별 인사를 나눈 후 그 방향으로 걸어갔다.“왜 그래요?”이진은 앞에 있는 남자를 보며 웃으며 물었다.에율은 이진이 정말로 자기 쪽으로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갑자기 긴장해서 말을 하지 못했다.“이…… 이 선생님, 저, 저 할 말 있어요.”“네, 무슨 일이든 말씀하세요.”이진이 가볍게 눈썹을
옆에 앉은 윤이건도 당연히 편지의 내용을 다 읽었다. 솔직히 약간 놀랬다. 사실 그는 상상할 수 없었다. 이진이가 스승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모습을. 하지만 이렇게 보면 이진은 여전히 학생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이 여자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는지, 그녀의 정체를 파악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진은 항상 새로운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밑이 보이지 않는 보물처럼, 파려고 한다면 계속 새로운 것이 보일 것이다.이 또한 이진의 많은 매력 중 하나인데, 신비롭고 매혹적이다.윤이건은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그는 이 여자한테서 점점 더 빠져들고 있다. 아무도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이진도 예외는 아니다.이진은 누군가가 자기를 위해 손편지를 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보기에는 가볍지만 실제 그 마음은 태산보다 무겁다. 그녀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편지를 쓴 사람이 그 내성적인 에율이라는 것이다. 이진은 마음속으로 약간 감동했다.핸드폰을 들고 감독님께 전화를 드리려다 연결이 안 되자 끊어버리고 대신 인터넷에 올랐다.“왜 끊어?”이진이 전화를 한 이유는 그 학생의 번호를 알기 위해서이다. 윤이건도 알아챘지만 왜 전화를 끊었는지는 몰랐다.“안 해요.”이진이 싱긋 웃었다.“나 이제 촬영장에 있는 게 아니라서 학생들의 번호를 물어보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생기면 당사자를 귀찮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앞에 비밀을 누설한 사문혁 사건도 있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의심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사에율에게 필요한 것은 대중의 관심이다.이진은 인스타그램에 공개적으로 감사의 편지를 올렸다. 내용은 에율이 열심히 공부하도록 격려하고, 하루빨리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글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황미선을 언급했다.이진의 행동은 매우 정확했고, 불과 3일 만에 에율의 팬이 55만 명이나 올랐다.그러나 댓글 아래에는 금세 때아닌 댓글들이 섞이기 시작했다.[웬 시늉, 토할 것 같음][내연
이 결과는 S-ONE에게 예상치 못한 것이었고, 기세등등했던 팬들은 기획사를 향해 돈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일부 팬들은 회사의 무능함을 비난하며 무릎을 꿇고 사문혁과의 계약을 빨리 해지하고 사문혁의 발전을 더 이상 방해하지 말라고 간청했다.사문혁과 친분이 있는 많은 한 무리의 어중이떠중이 친구들도 튀어나와 사문혁을 지지했다. 삽시간에 인스타그램은 마치 수라장처럼 각종 싸움으로 가득 차 있었고, 사문혁의 팬들에 의해 떠들썩하였다.비록 제작진이 나서서 사문혁의 계약해지는 이진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큰 파문을 일으키지 못했다.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한 것처럼 의기양양했다. 그러나 이 타이밍에 한 동영상이 그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민시우가 올린 동영상이다. 그는 심지어 소속 연예인을 동원해 동영상을 퍼뜨리게 하였다. 그렇게 동영상은 10분도 안 돼 인터넷에 퍼졌고, 모두가 사문혁의 추잡한 일을 알게 되었다. 맹활약하던 무뇌 팬들은 순식간에 감쪽같이 사라졌다.이렇게 선명한 영상 증거가 공개되었는데 더는 세탁할 수 없었다. 게다가 엔터테인먼트의 일인자 민시우가 올린 것이니 그 누구도 감히 뭐라고 소리 지르지 못했다.민시우의 회사와 S-ONE 실력은 막상막하라고 말할 수 있다. 뿌리는 더 탄탄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주력이 부동산으로 전환해 그다지 활약한 것은 아니지만 연예계 쪽에서는 여전히 위력이 남아 있다.이번에 사문혁은 사이버 폭력의 위력을 제대로 맛보았다. 늘 같은 수작을 부리던 사문혁이 결국 이 위에서 엎어졌다.대중들은 욕설을 퍼붓는 것 외에 이 스캔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사문혁의 순결한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졌다. 소속사에서도 그를 철저히 매장하였다.“언니, 나 S-ONE에서 실적이 좋았잖아. 제발 부탁이야, 날 좀 도와줘…….”사문혁은 매니저 언니의 손을 꼭 잡고 애원했다.왕선희는 골치 아픈 얼굴로 사문혁을 보았다. 왕선희도 돈 줄 잃은 것에 아쉽게 생각하지만 이번엔 정말 도와주
이진과 정희는 서로 마음을 털어놓게 되자 기분이 많이 좋아졌고, 또 다른 이야기들도 나누기 시작했다.이진이 먼저 말했다.“나 최근에 Q 시의 부동산에 투자할 생각이야.”“응?”정희는 이진의 행동에 이해가 되지 않는 듯이 물었다.“왜 갑자기 Q 시에 투자할 생각을 하게 된 거야? 게다가 부동산에 투자한다고?”“하정수 씨가 투자하기로 한 프로젝트인데, 이틀 전에 나한테 함께 투자하자고 전화가 왔었어.”“하정수? 그 사람 간악하고 음험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야. 난 네가 그런 사람과 합작하는 건 별로 내키지 않아.”정희는 하정수의 이름을 듣자마자 마음이 불편해졌다. 전에 그가 이진을 바라보던 눈빛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의 눈빛은 음침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했다.“괜찮아, 나한테도 계획이 있거든.”이진은 하정수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상인들은 다 자기만의 계략이 있을 것이고, 이진도 그를 두려워하진 않았다.이진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 땅이 정부에서 직접 허가한 땅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지금은 바다를 조망하는 아파트가 부자들에게 대단히 인기라서, 밑져야 본전인 사업이기 때문이다.그녀가 부동산 개발에 뛰어든다면, 이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적합했다.정희는 이진의 담담한 표정을 보자 마음이 급했지만, 더 이상 이진의 선택을 제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진이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제지해도 헛수고일 것이다. 지금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이다.정희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이건의 전화가 걸려왔고, 이진은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이건이 정수를 줄곧 아니꼽게 보고 있었기에, 이진은 이 일을 이건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가 혹시나 괜한 걱정을 할까 봐, 이진은 이건의 의견을 묻지 않고 사사로이 정수의 제안에 동의한 것이다.‘방금 정희한테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는 걸 깜빡한 것 같은데.’이건은 전화가 연결되자 바로
에율은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어느덧 프로그램 녹화를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방금 그는 제작진들이 호텔로 들어오는 것을 보다가, 마침 이진이 정수와 다투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에율은 줄곧 이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녀가 곤란해 보이자 재빨리 걸어온 것이다.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꽤나 믿을 만한 녀석이었다. 한편 이진은 정수의 무례한 모습에 기분이 엄청 불쾌했다.비록 이번 프로젝트를 놓치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녀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이진은 남에게 쉽게 휘둘릴 성격이 아니었기에, 당장이라도 정수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하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더 이상 정수를 거들떠보지 않기로 했다.“그래.”이진은 에율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에율은 신이 나서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다.진 감독도 곧 이진을 발견하고는 바삐 다가와 물었다.“이진 씨께서는 이곳에 어쩐 일로 오신 거죠?”이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궁금해서 와 봤어요.”에율이가 진 감독의 곁으로 달려가 무언가를 속삭이자, 진 감독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이진의 뒤를 보았다.‘저 사람인가 보네.’“이진 씨도 오랜만에 오신 건데, 이참에 오늘 촬영을 한번 구경해 보실래요?”진 감독은 열정적으로 이진을 초대했다.이진은 눈치가 빠른 진 감독을 칭찬하는 눈빛으로 보았다.‘안 그래도 하정수를 무슨 이유로 따돌릴지 고민 중이었는데, 차라리 잘됐어.’한 무리의 사람들은 곧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고, 정수는 모른 척하며 그들을 따라갔다.진 감독은 걸음을 멈추더니 정수에게 말했다.“앞으로 더 가시면 저희 촬영장이니, 이만 걸음을 멈춰 주시 길 바랍니다.”정수는 발걸음을 멈추고는 미소를 지으며 진 감독에게 물었다.“그럼 이진 씨는 왜 들어갈 수 있는 거죠?”정수의 표정은 좀 무서워 보였지만 진 감독은 평온한 얼굴로 대답했다.“이진 씨는 저희 프로그램의 게스트입니다.”이 말을 들은 정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점차 사라지더
황옥은 이건의 손에 있는 지위가 드높은 지사중의 하나다.이 바닥에 감독이라면 황옥을 모를 리가 없는 데다가, 지금까지 많은 감독들이 직접 찾아가도 황옥과의 합작 기회를 얻기는 힘들었다.게다가 이건이 직접 나서서 황옥을 언급하는 경우는 더없이 드물었다.진 감독은 이번에 큰 물고기를 잡게 된 것이다.황옥의 투자가 있다면 프로그램의 질량과 효과는 분명 엄청나게 업그레이드될 것이다.전화를 끊은 이건은 줄곧 안색이 어두웠고, 조수석에 앉은 이진도 진 감독의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이진은 어두운 표정을 한 이건을 보자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내가 괜히 문제를 일으켜 이건 씨마저 곤란하게 만든 거네.’이진은 목을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이건 씨.”이건은 이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진은 그가 화난 것이라는 걸 알았지만, 누군가를 제대로 달래 본 적이 없어 어쩔 줄 몰랐다.“이번엔 제 생각이 짧았어요. 정말 미안해요. 그만 화 푸시면 안 돼요?”“내가 뭐 때문에 화난 건지는 알아?”이건은 한숨을 쉬더니 물었다. 이진의 이런 모습을 보자 그는 도저히 화를 낼 수가 없었다.“왜 혼자서 하정수와 만난 거야? 그 사람 내가 분명 안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잖아.”“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잖아요. 이만 화 좀 풀어요. 다음에는 꼭 주의할게요.”그러나 이진의 진심 어린 사과는 이건에게 먹히지 않았다.이건은 이진의 뜻대로 그녀를 용서해 주기는커녕,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를 어깨에 메고 침실로 돌아가 제대로 혼내 주었다.한바탕 뜨거운 밤이 지난 후, 이진은 온몸의 키스마크들을 보고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이건 씨, 저 내일 시상식에 참석해야 되는데, 이,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시상식에 참석해요?”그제야 기분이 풀린 이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 마, 옷은 이미 에밀리한테 시켜서 준비해 두었어.”이번 시상식에서 금계상 수상자가 공개될 예정인데, 수상식의 첫 시작은 여전히 레드 카펫으로 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