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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고백

정희의 마음은 아팠다. 알고 보니 줄곧 자신의 일방적인 희망이었고, 자신의 갈등과 고통은 우스갯소리와도 같았다.

“더 이상 날 찾아오지 마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정희와 민시우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 눈에는 민시우가 처음보는 진지함이 가득했다.

정희는 민시우가 내미는 손을 뿌리쳤다.

“저를 놀리는 거예요?”

“아니예요.”

민시우가 급히 말했다.

“난…….”

“뭐죠? 네?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는데 자꾸 매달리는 이유가 뭔데요?”

정희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막무가내로 내게 다가와서는 흔들리게 하고, 내 허락은 받았어요?”

정희가 우는 것을 보는 순간 민시우는 가슴이 찔린 듯 아팠다.

정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누구를 좋아해본 적은 처음이고 그를 아프게 하는 사람도 정희가 처음이다. 정희를 아프게 한 것은 모두 이 감정을 늦게 알아챈 그의 잘못이다.

바로 그 순간, 민시우의 머릿속은 정희와 함께한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사랑해요!”

품에 안겨 있던 여인의 굳어진 몸을 느끼며 민시우는 말을 이었다.

“나 감정 가지고 장난친 적 없어요, 제때에 마음 밝히지 못해서 미안해요, 나 정말 정희 씨가 이렇게 괴로워하는지 몰랐어요.”

민시우는 품안의 여인을 끌어당기고 붉어진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근데 지금은 알 것 같아요. 내가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거, 정희 씨, 사랑 사귈래요?”

빗물이 정희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러나 민시우는 정희의 눈물을 구별할 수 있었다.

이건 민시우 처음의 고백이고, 그는 지금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수처럼 안절부절하다가 마침내 정희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풀려났다.

민시우는 정희의 얼굴을 치켜들고 고개를 키스했다. 앞에 서 있는 이 여인은 이제 그의 여자 친구이다!

다음날 낯선 호텔에서 깨어난 정희는 새하얀 벽을 보며 어제 뜨거운 밤을 떠올렸고, 얼굴이 붉어지며 이불로 얼굴을 덮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몸이 쑤시는 듯한 아픔에 정희는 저도 모르게 아픔을 토하였다.

“왜? 어디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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