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할 것 없어.”윤이건은 눈살을 찌푸리는 이진을 보며 말했다.“어제 저녁 민시우가 주주총회에서 갑자기 자리를 떴다고 들었는데, 아마 정희를 찾아갔을 거야.”“그럼 더 걱정되요.”이진은 근심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두 사람 같이 있는 거 왜 반대해? 난 그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윤이건은 웃으며 이진의 뒤로 가서 그녀를 껴안았다.“민시우 씨 감정사가 많잖아죠. 그래서 정희에 대한 그 마음이 진심인지 확신할 수 없어요. 정희 걔 남들과 달라서 다칠 가봐 걱정이 돼요.”“허허, 잡힌 건 시우일지도 몰라, 정희라면 충분히 가능해.”“그렇죠, 당신처럼.”이진은 윤이건을 흘겨보았다.윤이건은 그 말에 어떻게 대답할 지 몰랐다.‘왜 불통이 나한테 튀지?’“난 결백해.”유연서와 백정아 이름을 꺼내려던 이진은 윤이건에게 자신이 질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 않아 다시 도로 그 이름을 삼켰다.지금을 소중히 여기고, 과거를 들추는 일은 가장 무의미한 일이다. 이진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그렇죠, 윤 도련님은 이젠 과거의 당신이 아니죠.”이진은 고개를 돌려 윤이건의 입가에 가볍게 키스했다. 가벼운 키스는 점점 더 뜨거워졌고 집을 나설 때 이미 10시 30분이 되었다.오늘은 정식으로 촬영장을 나가는 날이다. 그녀의 임무는 이미 완성되었다. 하지만 정희를 찾을 수 없어 이진은 혼자 차를 몰고 촬영장에 왔다.“이진 씨, 우리 프로그램에 와줘서 너무 고맙고, 다음 콜라보 기대할게요!”“감사합니다, 진 감독님. 시청률 대박나세요.”말하는 과정에서 이진은 에율이 복도에 서서 몰래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진 감독과 간단히 작별 인사를 나눈 후 그 방향으로 걸어갔다.“왜 그래요?”이진은 앞에 있는 남자를 보며 웃으며 물었다.에율은 이진이 정말로 자기 쪽으로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갑자기 긴장해서 말을 하지 못했다.“이…… 이 선생님, 저, 저 할 말 있어요.”“네, 무슨 일이든 말씀하세요.”이진이 가볍게 눈썹을
옆에 앉은 윤이건도 당연히 편지의 내용을 다 읽었다. 솔직히 약간 놀랬다. 사실 그는 상상할 수 없었다. 이진이가 스승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모습을. 하지만 이렇게 보면 이진은 여전히 학생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이 여자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는지, 그녀의 정체를 파악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진은 항상 새로운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밑이 보이지 않는 보물처럼, 파려고 한다면 계속 새로운 것이 보일 것이다.이 또한 이진의 많은 매력 중 하나인데, 신비롭고 매혹적이다.윤이건은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그는 이 여자한테서 점점 더 빠져들고 있다. 아무도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이진도 예외는 아니다.이진은 누군가가 자기를 위해 손편지를 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보기에는 가볍지만 실제 그 마음은 태산보다 무겁다. 그녀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편지를 쓴 사람이 그 내성적인 에율이라는 것이다. 이진은 마음속으로 약간 감동했다.핸드폰을 들고 감독님께 전화를 드리려다 연결이 안 되자 끊어버리고 대신 인터넷에 올랐다.“왜 끊어?”이진이 전화를 한 이유는 그 학생의 번호를 알기 위해서이다. 윤이건도 알아챘지만 왜 전화를 끊었는지는 몰랐다.“안 해요.”이진이 싱긋 웃었다.“나 이제 촬영장에 있는 게 아니라서 학생들의 번호를 물어보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생기면 당사자를 귀찮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앞에 비밀을 누설한 사문혁 사건도 있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의심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사에율에게 필요한 것은 대중의 관심이다.이진은 인스타그램에 공개적으로 감사의 편지를 올렸다. 내용은 에율이 열심히 공부하도록 격려하고, 하루빨리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글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황미선을 언급했다.이진의 행동은 매우 정확했고, 불과 3일 만에 에율의 팬이 55만 명이나 올랐다.그러나 댓글 아래에는 금세 때아닌 댓글들이 섞이기 시작했다.[웬 시늉, 토할 것 같음][내연
이 결과는 S-ONE에게 예상치 못한 것이었고, 기세등등했던 팬들은 기획사를 향해 돈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일부 팬들은 회사의 무능함을 비난하며 무릎을 꿇고 사문혁과의 계약을 빨리 해지하고 사문혁의 발전을 더 이상 방해하지 말라고 간청했다.사문혁과 친분이 있는 많은 한 무리의 어중이떠중이 친구들도 튀어나와 사문혁을 지지했다. 삽시간에 인스타그램은 마치 수라장처럼 각종 싸움으로 가득 차 있었고, 사문혁의 팬들에 의해 떠들썩하였다.비록 제작진이 나서서 사문혁의 계약해지는 이진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큰 파문을 일으키지 못했다.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한 것처럼 의기양양했다. 그러나 이 타이밍에 한 동영상이 그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민시우가 올린 동영상이다. 그는 심지어 소속 연예인을 동원해 동영상을 퍼뜨리게 하였다. 그렇게 동영상은 10분도 안 돼 인터넷에 퍼졌고, 모두가 사문혁의 추잡한 일을 알게 되었다. 맹활약하던 무뇌 팬들은 순식간에 감쪽같이 사라졌다.이렇게 선명한 영상 증거가 공개되었는데 더는 세탁할 수 없었다. 게다가 엔터테인먼트의 일인자 민시우가 올린 것이니 그 누구도 감히 뭐라고 소리 지르지 못했다.민시우의 회사와 S-ONE 실력은 막상막하라고 말할 수 있다. 뿌리는 더 탄탄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주력이 부동산으로 전환해 그다지 활약한 것은 아니지만 연예계 쪽에서는 여전히 위력이 남아 있다.이번에 사문혁은 사이버 폭력의 위력을 제대로 맛보았다. 늘 같은 수작을 부리던 사문혁이 결국 이 위에서 엎어졌다.대중들은 욕설을 퍼붓는 것 외에 이 스캔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사문혁의 순결한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졌다. 소속사에서도 그를 철저히 매장하였다.“언니, 나 S-ONE에서 실적이 좋았잖아. 제발 부탁이야, 날 좀 도와줘…….”사문혁은 매니저 언니의 손을 꼭 잡고 애원했다.왕선희는 골치 아픈 얼굴로 사문혁을 보았다. 왕선희도 돈 줄 잃은 것에 아쉽게 생각하지만 이번엔 정말 도와주
이진과 정희는 서로 마음을 털어놓게 되자 기분이 많이 좋아졌고, 또 다른 이야기들도 나누기 시작했다.이진이 먼저 말했다.“나 최근에 Q 시의 부동산에 투자할 생각이야.”“응?”정희는 이진의 행동에 이해가 되지 않는 듯이 물었다.“왜 갑자기 Q 시에 투자할 생각을 하게 된 거야? 게다가 부동산에 투자한다고?”“하정수 씨가 투자하기로 한 프로젝트인데, 이틀 전에 나한테 함께 투자하자고 전화가 왔었어.”“하정수? 그 사람 간악하고 음험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야. 난 네가 그런 사람과 합작하는 건 별로 내키지 않아.”정희는 하정수의 이름을 듣자마자 마음이 불편해졌다. 전에 그가 이진을 바라보던 눈빛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의 눈빛은 음침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했다.“괜찮아, 나한테도 계획이 있거든.”이진은 하정수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상인들은 다 자기만의 계략이 있을 것이고, 이진도 그를 두려워하진 않았다.이진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 땅이 정부에서 직접 허가한 땅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지금은 바다를 조망하는 아파트가 부자들에게 대단히 인기라서, 밑져야 본전인 사업이기 때문이다.그녀가 부동산 개발에 뛰어든다면, 이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적합했다.정희는 이진의 담담한 표정을 보자 마음이 급했지만, 더 이상 이진의 선택을 제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진이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제지해도 헛수고일 것이다. 지금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이다.정희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이건의 전화가 걸려왔고, 이진은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이건이 정수를 줄곧 아니꼽게 보고 있었기에, 이진은 이 일을 이건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가 혹시나 괜한 걱정을 할까 봐, 이진은 이건의 의견을 묻지 않고 사사로이 정수의 제안에 동의한 것이다.‘방금 정희한테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는 걸 깜빡한 것 같은데.’이건은 전화가 연결되자 바로
에율은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어느덧 프로그램 녹화를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방금 그는 제작진들이 호텔로 들어오는 것을 보다가, 마침 이진이 정수와 다투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에율은 줄곧 이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녀가 곤란해 보이자 재빨리 걸어온 것이다.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꽤나 믿을 만한 녀석이었다. 한편 이진은 정수의 무례한 모습에 기분이 엄청 불쾌했다.비록 이번 프로젝트를 놓치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녀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이진은 남에게 쉽게 휘둘릴 성격이 아니었기에, 당장이라도 정수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하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더 이상 정수를 거들떠보지 않기로 했다.“그래.”이진은 에율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에율은 신이 나서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다.진 감독도 곧 이진을 발견하고는 바삐 다가와 물었다.“이진 씨께서는 이곳에 어쩐 일로 오신 거죠?”이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궁금해서 와 봤어요.”에율이가 진 감독의 곁으로 달려가 무언가를 속삭이자, 진 감독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이진의 뒤를 보았다.‘저 사람인가 보네.’“이진 씨도 오랜만에 오신 건데, 이참에 오늘 촬영을 한번 구경해 보실래요?”진 감독은 열정적으로 이진을 초대했다.이진은 눈치가 빠른 진 감독을 칭찬하는 눈빛으로 보았다.‘안 그래도 하정수를 무슨 이유로 따돌릴지 고민 중이었는데, 차라리 잘됐어.’한 무리의 사람들은 곧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고, 정수는 모른 척하며 그들을 따라갔다.진 감독은 걸음을 멈추더니 정수에게 말했다.“앞으로 더 가시면 저희 촬영장이니, 이만 걸음을 멈춰 주시 길 바랍니다.”정수는 발걸음을 멈추고는 미소를 지으며 진 감독에게 물었다.“그럼 이진 씨는 왜 들어갈 수 있는 거죠?”정수의 표정은 좀 무서워 보였지만 진 감독은 평온한 얼굴로 대답했다.“이진 씨는 저희 프로그램의 게스트입니다.”이 말을 들은 정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점차 사라지더
황옥은 이건의 손에 있는 지위가 드높은 지사중의 하나다.이 바닥에 감독이라면 황옥을 모를 리가 없는 데다가, 지금까지 많은 감독들이 직접 찾아가도 황옥과의 합작 기회를 얻기는 힘들었다.게다가 이건이 직접 나서서 황옥을 언급하는 경우는 더없이 드물었다.진 감독은 이번에 큰 물고기를 잡게 된 것이다.황옥의 투자가 있다면 프로그램의 질량과 효과는 분명 엄청나게 업그레이드될 것이다.전화를 끊은 이건은 줄곧 안색이 어두웠고, 조수석에 앉은 이진도 진 감독의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이진은 어두운 표정을 한 이건을 보자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내가 괜히 문제를 일으켜 이건 씨마저 곤란하게 만든 거네.’이진은 목을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이건 씨.”이건은 이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진은 그가 화난 것이라는 걸 알았지만, 누군가를 제대로 달래 본 적이 없어 어쩔 줄 몰랐다.“이번엔 제 생각이 짧았어요. 정말 미안해요. 그만 화 푸시면 안 돼요?”“내가 뭐 때문에 화난 건지는 알아?”이건은 한숨을 쉬더니 물었다. 이진의 이런 모습을 보자 그는 도저히 화를 낼 수가 없었다.“왜 혼자서 하정수와 만난 거야? 그 사람 내가 분명 안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잖아.”“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잖아요. 이만 화 좀 풀어요. 다음에는 꼭 주의할게요.”그러나 이진의 진심 어린 사과는 이건에게 먹히지 않았다.이건은 이진의 뜻대로 그녀를 용서해 주기는커녕,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를 어깨에 메고 침실로 돌아가 제대로 혼내 주었다.한바탕 뜨거운 밤이 지난 후, 이진은 온몸의 키스마크들을 보고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이건 씨, 저 내일 시상식에 참석해야 되는데, 이,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시상식에 참석해요?”그제야 기분이 풀린 이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 마, 옷은 이미 에밀리한테 시켜서 준비해 두었어.”이번 시상식에서 금계상 수상자가 공개될 예정인데, 수상식의 첫 시작은 여전히 레드 카펫으로 장식
이진의 최근 상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정신없을 정도로 무지하게 바쁜 것이다.얼마 전, 연예계 사업에서 티스의 광고를 따내는 데 성공했기에, 서둘러 광고를 찍은 후 지금은 L 시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비지니 석에 앉은 이진은 검은색 안대를 쓰고 있었는데, 그녀는 잠들지 않은 채 다음 입찰 사항을 생각하고 있었다.최근 AMC는 새로운 땅에 눈독을 들여 그곳에 놀이공원을 세우려고 했다.현재 이진은 입찰 현장으로 가는 중이라 입찰을 준비하고 있었다.AMC는 이진의 인솔하에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가끔 피곤하긴 하지만, 이런 바쁜 상황이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이진은 비행기를 타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조용히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하는 건, 그녀를 평소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게 만들어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는 L 시의 공항에 착륙했다.이진은 빠르게 컨디션을 조절하고는 호텔로 달려갔다. 그녀의 모습만 본다면 이틀 동안 자지 않았다는 것을 보아낼 수 없을 정도다.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이건이 전화를 걸어왔다.“이 껌딱지.”비록 입으로는 원망하였지만 이진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이건 씨.”이건이 전화 너머로 물었다.“지금 L 시에 있는 거야?”“네, 최근에 AMC에서 새로운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금디 쪽인데 꽤 적합한 것 같아서 입찰하기로 결정했어요.”그러자 이건이 말했다.“그럼 나도 갈게. 마침 근처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어.”“됐어요. 이쪽에 볼 업무가 뭐가 있어요? 방금까지 주주총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 아니에요?”이진은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 이건이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이건이 자신과 함께 있어주려는 걸 잘 알 수 있었다.평소라면 동의했을 지도 모르지만, 코앞에 닥친 주주총회를 지체할 수는 없다.“나.”이건이 뭐라 말하려던 참에 이진이 말을 이어갔다.“어차피 곧 일을 마치고 돌아갈 테니, 하던 일을 마저 하세요. 집으로 돌아가면 제가 맛있는 요리를 해드릴
“정말 잘못을 알고 뉘우치셨다면, 이만 용서해 드릴게요.”연서가 10분 동안 쉴 새 없이 지껄이자, 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껴안으며 말했다.“연서 씨도 사정이 있다는 걸 알아요. 이 일은 이쯤에서 그만 넘어가죠.”이 포옹이 너무 빨랐기에, 연서는 이진이 떠난 후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방금 연서는 이진의 용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안기기까지 했다.연서는 순식간에 눈시울을 밝히더니 말했다.“고마워요, 이진 씨.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또 한바탕 이야기를 나눈 후, 이진은 연서와 작별 인사를 하고 그녀를 문밖으로 내보냈다.“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서 쉬어요.”이진의 말투는 좀 부드러웠고 눈가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그래요! 이번 입찰을 성공하시길 바랄게요!”연서는 진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감사합니다.”이진은 따뜻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문을 닫은 후, 이진은 차가운 표정을 보이더니 거실 책상 위의 화분 앞에 멈춰 서더니, 은밀한 곳에서 작은 도청기를 찾아냈다.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도청기를 보았다.‘역시 도청기였네, 정말 재미없고 뻔하네.”이진은 재빨리 컴퓨터를 열어 자신의 해커 계정에 올라,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5분 후, 이진의 굳게 다문 입꼬리가 풀어졌다.“잡았다.”한편 연서는 이진이 문을 닫는 순간, 성공하였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멍청한 년.”이진은 간단히 휴식한 후 컴퓨터로 화상 회의를 열었는데, 이 회의를 통해 내일의 입찰에 관한 여러 가지 기획안을 제정하였다. 족히 두 시간을 토론하고 나서야 이진은 최종 기획안을 결정 내렸다.“그럼 plan B, plan A를 후보로 채택하도록 하죠. 별일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고 방에서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가 다른 룸에 들어섰다.“루트 씨, 먼저 하던 일을 희준 씨에게 맡기세요. 제가 이따가 ip 주소를 하나 보낼 것이니, 내일 입찰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