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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유치하다

“안 돼.”

윤이건은 생각지도 않고 거절했다.

그의 낮은 목소리에는 어길 수 없는 단호함 배어 있었다.

“여자들은 찬 거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돼, 위가 상해.”

“그리고 아직 쌀쌀해, 조금 덥다고 해서 찬물을 막 마시고 그러면 병 나.”

윤이건은 손을 들어 이진의 머리를 가볍게 문지르며 말했다.

“말 잘 들어야지, 따뜻한 게 건강에도 좋아, 그러니까 따뜻한 물 마시자.”

이진은 약간 화내며 똥그란 두 눈을 뜨고 남자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그건 너무 오바예요, 책에는 가끔 얼음물을 마시면 체력이 단련된다고 했어요. 나 그리 허약한 거 아니예요!”

이때 집안의 두 사람은 얼음물을 마실 수 있는지 없는지를 놓고 다투고 있었지만 정희와 민시우 두 사람은 정원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민시우는 문득 그녀들이 방금 집안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었던 일을 물었다.

“이진 씨 피아노 실력에 대해서는 크게 놀라지 않았어요, 뭐든 다 잘하는 여자라 윤이건 곁에 있으면서 이미 익숙해졌거든요, 근데 정희 씨가 발레를 잘하는 거 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가 알고 있는 정희는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녀로 오늘 그가 직접 보지 않았다면 발레리나로서의 ‘숙녀성’ 과 전혀 연결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민시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희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자신의 숨겨진 장점이 갑자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들킨 것에 정희의 작은 얼굴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붉어지고 귀뿌리도 은근히 뜨거워졌다.

수줍음을 감추기 위해 정희는 화난 척하며 옆 남자를 노려보았다.

“만난지도 오래 됐는데 아직도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네요. 내 특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다니!”

그 말에 민시우는 급히 웃음을 짓고 용서를 빌었다.

“그건 정희 씨가 이진 씨처럼 비밀이 많다고 생각해서 조금 신비감을 남기려고 하는 거죠!”

정희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나 발레한지 오래 되었어요, 예전에 발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적도 있었고요!”

이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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