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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하룻밤

시우는 화를 내는 정희를 보더니 덩달아 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아, 정희 씨. 이거 놓아주세요, 너무 아파요!”

정희는 손에 전혀 힘을 주지 않았기에, 시우가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우의 높아진 목소리를 들은 후 자기도 모르게 손을 놓아버렸다.

정희는 화가 난 듯이 비꼬며 말했다.

“장난도 적당히 치셔야죠!”

시우는 이 말을 듣자 다소 불쾌해하며 반박했다.

“정희 씨는 손이 이렇게 험하셔서, 시집 못 가시기라도 어떡해요?”

정희는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그럼 시우 씨는 왜 자꾸 절 괴롭히시는 거예요. 솔직히 말해 봐요, 저 좋아하죠? 시우 씨가 솔직히 말한다면, 저도 시우 씨랑 사귈지 말지 고민해 볼게요.”

정희가 이 말을 마치자,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제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한편 정희는 몰래 방금 꺼낸 말을 후회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생각했던 말들을 입 밖에 꺼낸 거지? 시우 씨가 날 가벼운 여자로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시진 않겠지?’

이런 생각에 정희는 얼른 고개를 숙여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커피를 마시면서, 몰래 시우의 대답을 기다리기만 했다.

결국 정희는 시우의 깊은 눈동자 속에 반짝이는 눈빛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어버리자, 시우도 이 기회를 통해 정희의 생각을 묻고 싶었다.

정희가 정말 자신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괜히 정희를 놀라게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한참 동안 망설였지만 시우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우의 반응을 본 정희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난 줄곧 시우 씨가 날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내 착각이었나 보네.’

이런 생각에 정희는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지만, 이런 마음을 숨기기 위해 입꼬리를 올리며 억지로 웃었다.

“그저 장난일 뿐인데, 그렇게 놀라실 것 까진 없잖아요!”

정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화제를 돌렸다.

“지금 기분이 좀 안 좋은데, 같이 술이라도 마시러 갈래요?”

정희가 갑자기 우울해 보이자, 시우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정희를 위로해 주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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