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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이진이 다치다

이진과 이건이 함께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시혁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뜨고 주먹을 꽉 쥐었다. 심지어 손톱이 손바닥의 살을 스쳤는데도 시혁은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윤이건, 기다려!’

시혁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낮은 소리로 소리를 지르고는, 옆에 놓인 나무를 세게 걷어찼다.

“윤이건.”

한 쌍의 검은 눈동자는 이미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차서, 더 이상 다른 것을 담을 수 없었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자, 시혁은 옆에 놓인 유리컵을 닥치는 대로 힘껏 쥐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그대로 부딪혀 깨지자, 셀 수 없이 많은 유리 조각들이 날려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루트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라더니, 혹시라도 날아오는 유리 부스러기에 다치기라도 할까 봐 멀리 자리를 피했다.

주변이 곧 조용해지더니 유리 조각들은 빛에 반사되어 차가운 빛을 반짝였다. 또한 시혁의 마음도 유리조각들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루트는 겁에 질린 채 시혁을 멀리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자리를 떠났다.

‘혹시 머리에 문제 있는 사람 아니야?’

한편 이진은 이건의 손을 잡고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갔다.

제대로 서기도 전에 이건은 한눈에 이진의 손목에 새로운 상처가 생긴 것을 보았다.

이건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얼른 이진을 붙잡고는, 그녀의 손목을 가볍게 잡고 상처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 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어 이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어쩌다가 다친 거야?”

이건의 말을 듣고 나서야 이진은 자신의 손목에 상처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진은 한참을 생각한 후 에야 진지하게 대답했다.

“장작을 팰 때 살짝 그어진 걸 거예요.”

이건은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왜 말 안 했어? 아프진 않아? 상처를 싸매야 되는 거 아니야? 괜히 처리를 잘 못 다가 흉터가 생길지도 몰라.”

“작은 상처일 뿐이라 괜찮아요.”

이진의 눈에 이 정도 작은 상처는 정말 별것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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