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오전 미팅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들 먼저 식사하시고 오후에 계속합시다."임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소한진이 다가와 물었다."누구야? 무슨 일 있어?"소연이가 웃으며 말했다."지훈이 말고 또 누가 있겠어? 닭백숙을 끓여 와서는, 나보고 제 때 밥을 먹으라고 하잖아. 쯧쯧쯧! 귀여워서 못 살겠네."소한진이 부러운 눈빛으로 말했다."우리 여동생이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니, 나도 빨리 여자 친구를 찾아서 달콤함을 느껴야 하는데."소연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빨리 서둘러야겠어. 엄마랑 아빠는 손주 안기만을 기다리고 있던데."소연은 소한진의 등을 밀며 말을 이어갔다."오빠도 이제 빨리 밥 먹으러 가! 지훈이가 오빠가 내 옆에 있는 걸 보면 또 질투할지도 몰라.""그래, 그래, 알았어. 내가 갈게! 가면 되잖아! 매제가 만든 닭백숙 한 번 맛보고 싶은데."소한진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소연이가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남지훈은 이미 소파에 앉아서 그녀를 기다렸다."지훈아, 아직 12시도 안 됐는데, 밥은 조금 있다가 먹어도 되잖아. 방금 아주 중요한 미팅이었다는 거 몰라?" 소연이가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남지훈은 닭백숙을 꺼내면서 말했다."나는 미팅 보다 네 몸이 더 중요해. 퇴원할 때도 의사가 신신당부했어. 아직은 위장이 조금 안 좋으니, 밥을 제시간에 꼬박꼬박 챙겨 먹어야 된다고. 게다가 넌 중간 관리자 일뿐인데, 미팅에 네가 있든 없든 똑같은 거 아냐?"소연은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그녀는 닭백숙과 함께 큰 밥 세공기를 뚝딱 해치웠고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그러고는 볼이 빨개진 남지훈을 힐끗 쳐다보았다.'내가 너무 게걸스레 먹었나? 괜히 민망하네.'남지훈은 소연이가 어떤 반찬에도 밥 세 공기 정도는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다.물건을 다 챙기고 남지훈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아침에 그 차... 뭐야? 무슨 돈으로 그렇게 비싼 차를 샀어? 너 설마 부자 딸이라도 되는거야?"소
그 후 며칠 동안, 남지훈은 매일 점심시간이면 소연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해 노력했고, 오후 퇴근시간이면 어김없이 S 그룹에 나타나곤 했다."남지훈!"소연이가 남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매일 이러지는 않겠지?"S 그룹의 직원들이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그녀가 당당한 S 그룹 대표, 소씨 집안의 딸이라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통제되어 있었다.남지훈이 말했다."내가 시간이 남아 돌아서 삼시 세끼 챙겨주는 줄 알아? 그냥 네가 규칙적인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주려는 것뿐이야.""습관이 안 되면?" 소연이가 물었다."그럼 계속 반복해야지, 뭐가 대수야?" 남지훈이 대답했다.소연은 입술을 오므리며 남지훈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진짜 한진 오빠의 존재가 신경 쓰이지 않아? 네가 잘 생기고 돈도 많다고 그랬잖아. 여자들이 다가가고 싶어 하는 남자라고."남지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한진 형님이랑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건 인정해. 그런데 나도 한진 형님에게는 없는 장점이 있어.""예를 들어서?"소연이가 서둘러 물었다.'어떤 장점이 있다는 거지?'그녀는 남지훈이 큰 오빠에 비해 어떤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했다.남지훈이 멋 쩍게 웃으며 말했다."최소 두 가지는 있지. 첫째, 우리 둘은 혼인 신고서가 있는데 한진 형님은 없고, 둘째, 우리 둘은 같이 살지만 한진 형님은 그렇게 못하잖아."소연이가 상상도 못 했던 답변에 어안이 벙벙했다.하지만 적어도 남지훈이 마음속 장애물인 소한진의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에 그녀는 안심했다.다음 날 주말.남지훈과 소연은 아침부터 남가현의 가게를 찾았다.가게 문은 아직 열려 있지 않았고, 이현수가 휘발유로 셔터를 닦고 있는 모습만 보였다."현수 씨가 왜 여기에 있지?" 소연의 얼굴엔 호기심이 가득했다.남지훈도 어리둥절했다."그러게... 나도 궁금하네."남지훈이 다가오는 것을 본 이현수가 웃으며 반겼다."지훈 씨, 출근길에 여기 지나가다가 가현 씨가 문 닦
남지훈은 여전히 두 사람 사이의 이상한 관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소연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언니는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마주하려는 거야. 정우 씨는 이미 과거가 되었고 언니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어. 게다가 현수 씨도 아직 아내가 없잖아. 정말로 둘이 잘 되면, 동생으로서 네가 축복해 줘야지."남지훈은 반박하지 않았다.소연이의 말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는 누나와 이현수가 진짜로 어울리는지 의문이 갔다.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두 사람은 다시 돌아갔는데, 이상하게도 이현수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둘이 돌아왔을 때, 이현수는 명원이랑 명석이 데리고 슈퍼마켓에 가고 있었다.남지훈은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이현수를 보며 물었다."누나랑 현수 씨...""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남가현이 남지훈을 흘겨보면서 말했다."그냥 지나가다가 내가 문 닦는 걸 보고 도와주러 온 건데, 그게 뭐가 이상해?""아... 그렇구나."남지훈은 그래도 이현수가 돌아오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의 생각을 듣고 싶어 했다.그 순간, 두 명의 경찰이 다가왔고, 그들은 복사한 CCTV를 보여주었다."역시 신정우였어!"남가현은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연신 씩씩거렸다.영상 안에서 신정우는 스프레이 페인트를 들고 롤러 셔터 문에 뿌리고, 타이어 네 개에 펑크를 낸 것이 확인이 됐다.경찰은 이미 신정우가 남가현의 전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중 한 명이 말했다."그는 이미 법을 위반 한 혐의를 받고 있으니, 그의 소식이 있으면 저희에게 즉시 알려주세요. 저희가 처리할게요."두 사람 모두 신정우의 이러한 행동이 엄연한 불법이고, 그들을 기만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남가현은 이현수를 점심 식사에 초대했다.그녀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사이 남지훈이 이현수의 어깨를 톡톡 치며 말했다."현수 씨, 오늘 특근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여기에 왜 있죠?"남지훈은 아침에 이현수가 특근이 있다고 말한 것을 기억했다.이현수가 헤헤 웃으며 말했다.
남지훈은 양육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장진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예전에는 정우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했는데, 지금은 정우가 곤경에 처했으니, 자기가 알아서 다 줘야 되는 거 아냐? 안 주면 매일 여기로 와서, 장사를 못 하게 소란을 피우는 수도 있어."남지훈은 그들의 막무가내 태도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이현수도 그 말을 듣고 멍해 있다가 말을 꺼냈다."내가 지금 제대로 듣고 있는 게 맞지? 이미 이혼을 했는데 돈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네가 뭔데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어?"신정우가 이현수를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가현이랑 내가 이혼했는지 아닌지는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이현수가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나? 나는 가현 씨 남자 친구야."그 말을 듣자 남지훈은 당황하며,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졌다.반면, 신정우는 분노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그럴 줄 알았어! 그러면서 나한테 외도를 한다고 뭐라고 한 거야? 자기도 외도를 하고 있었으면서, 그래서 나랑 이혼하자고 한 거지! 이 천하고 나쁜 계집애야!"그는 분노하며 욕설을 연발했다.그때, 이현수는 단번에 주먹을 날려 신정우를 넘어뜨렸다."그 입 조심해!"이현수는 몹시 화가 났다.그가 신정우를 때리자, 신씨 집안의 가족들은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남지훈은 재빠르게 이현수의 앞을 막아섰다.바로 그때,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이들을 향해 달려왔다.신정우는 이미 분노로 가득 찬 얼굴로 이현수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일어났다."이 개자식! 죽여 버릴 거야!"그는 이를 갈면서 남지훈과 이현수를 향해 돌진했다.다만 그가 손을 쓰기도 전에 제복을 입은 두 경찰이 그를 제압해서 바닥에 눕혔다."이거 놔!" 신정우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경찰은 그가 발버둥 치는 것을 보고 수갑을 바로 채웠고, 그중 한 명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면서 그를 연행했다."신정우, 당신은 고의로 다른 사람의 재물을 훼손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
그는 단지 남지훈을 도우려고 나섰을 뿐인데, 의도치 않게 자신이 휘말리게 되었다.남지훈은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애를 썼다.이현수는 억울한 표정으로 신혁준 그들을 바라보았다."당신들은 거기 서서 뭐해요? 좀 데려가시지."신씨 집안 가족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오늘 그들이 온 목적이 소란을 피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돈을 받을 때까지 한 발짝도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이현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후회하지 마! 다 당신들이 자초한 거야!"그는 장진희의 어깨에 발을 올리고 힘껏 걷어찼다."감히 사람을 때려?"장진희의 사위가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말했다.이현수가 그를 쳐다보며 길 건너편 카메라를 가리켰다."살다 살다 당신들처럼 뻔뻔스러운 사람들은 처음 보네요. 저기 CCTV 보여요? 저 여자가 갑자기 달려와서 먼저 내 다리를 잡았거든요. 이건 정당방위라고요. 됐어, 계속 말해봤자 내 입만 아프지."이 말을 듣고 신씨 가족들은 이현수가 남가현에게 돈을 돌려주라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얼굴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들 생각과는 달리 이현수는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여보세요, 경찰서죠? 여기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있어서요."이현수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보고, 신혁준의 목이 움츠러들었다.그는 장진희를 잡아당겼다."여보, 빨리 가자! 이러다가 우리도 잡히게 생겼어!"장진희가 신혁준을 밀치며 말했다."안 가! "오늘 가현이가 돈을 안 주면 아무 데도 못 가!"그녀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몇 초 후, 두 명의 경찰이 다시 돌아왔고, 그중 한 명이 힐끗 쳐다보면서 물었다."여기에 신정우 가족분 계신가요?"신정우의 누나와 그의 매형은 모르는 척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신혁준이 서둘러 말했다."제가 정우의 아버지가 되는 사람입니다."그는 바닥에 앉아있는 장진희를 가리키며 말했다."이쪽은 정우의 어머니예요."그 경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랑 같이 가셔서 돈을 좀 내셔야 될
남가현이 대장에게 메이크업을 해준 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디. 신정우가 공식적으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이었다.한참 후, 다른 경찰관이 찾아와서 그녀에게 35만 원을 건네면서 타이어 4대에 대한 배상금이라고 했다.이 돈을 배상하지 않으면 신정우는 더 오랜 기간 구속될 것이었다.남가현은 한동안 조용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신정우가 다시는 가게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대장은 약속대로 부하 두 명을 남가현의 가게 앞에 세웠다.다음 주 월요일 점심.남지훈은 평소와 같이 소연에게 줄 점심 도시락을 싸서 S 그룹으로 향했다.대승 테크의 몇몇 기술 핵심 인력은 어느 정도 교육을 거쳤기 때문에 기계조작에 능수능란해졌고, 남지훈없이도 많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다."이제 그만하지?"소연은 한 쪽으로 먹으면서 남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는 회사에서 매일 제때 밥 먹고 퇴근시간 맞춰서 퇴근할게. 네가 하는 일에 방해되어서는 안 되잖아."그녀는 직원들의 이상한 시선에 이런 지극정성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그녀의 위신도 떨어질 지경까지 이르렀다.남지훈은 다행히도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부터는 아침에 S 그룹으로 왔다가 오후에 T 그룹으로 출근할게. 이것까지만 양보할 수 있어."소연의 몸이 이미 회복된 상태였기 때문에 남지훈은 이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때, 이현수로부터 메시지 한 통을 받았고, 내용을 본 남지훈이 이마를 찌푸렸다."무슨 일이야?"소연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남지훈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효진 씨가 또 나를 찾으러 왔대.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리겠다네."소연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들 진짜 웃긴다. 예전에 네가 돈이 없을 때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회사 차리고 돈이 좀 많아지니까 이제 와서 붙잡고 난리야! 하긴 그게 인간의 본성이지! 신정우도 똑같잖아. 예전에 연봉 많이 받을 때, 언니를 그렇게 무시하더니. 지금 봐봐, 완전 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 사람 귀찮게 하고, 생각
남지훈은 정말 토하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고 있었다."잠깐만."그는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뛰어갔고 이현수가 그 뒤를 따랐다.화장실에서 남지훈은 점심에 먹었던 걸 그대로 토해냈다."왜 그래?"이효진이 남지훈의 등을 두드려 주려고 다가갔지만 남지훈은 있는 힘껏 이효진을 밀쳐냈다."나한테서 떨어져!"그는 구토를 한 후 수돗물로 입을 헹구고 얼굴을 씻었다.뒤돌아 보니, 이효진이 아직 그 자리에 서 있었다."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그는 몹시 화가 났다.이효진은 포기하지 않고 그를 귀찮게 했다.짧은 스커트에 망사 스타킹을 신은 그녀의 모습이 매우 유혹적이었다.'오늘 나한테 안 넘어오고 못 배길걸.'그녀는 갑자기 남지훈에게 허벅지를 쭉 뻗으며 요염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래도 당신이 나한테 관심이 없다고? 안 믿어!"전혀 관심도 없다는 건 거짓이었고, 망사 스타킹이 너무 치명적이어서 남지훈의 시선을 훔치긴 했었다.그러나 그건 단지 한 번에 불과했다.'우리 소연이 다리가 훨씬 예뻐.'그는 이효진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더 이상 나를 귀찮게 하지 마. 우린 두 달 전에 이미 끝났어. 그리고 난 지금 유부남이야. 내 말 알아듣겠어?"그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지훈아~~." 이효진은 교태를 부리며 남지훈의 손을 잡았고,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을 남지훈의 어깨에 닿았다."뭐 하는 짓이야?" 그는 재빠르게 몸을 피했다.그는 매우 당황했고, 그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이효진이 다시 그에게 다가왔지만, 그는 손을 뻗어 이효진을 내팽개쳤다."지훈아."이효진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남지훈에게 더 바짝 달라붙어서 말했다."그래, 나 속물이야. 근데 그게 왜? 돈을 사랑하는 건 죄는 아니잖아? 우리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아직 날 사랑한다는 거 알아.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남지훈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거의 폭발할 뻔했다.그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이현수의 표정은 꽤 흥미로워
"정말요? 참 대단해!"이현수가 존경의 눈빛으로 남지훈을 바라보았다.'1800원짜리 카드 한 장으로 이효진을 해결하다니, 카드에 돈이 없는걸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일지 궁금하네.'남지훈은 갑자기 세상을 잃은 표정으로 이현수에게 물었다."현수 씨, 회사 공금에서 돈을 좀 빌려도 될까요?"거짓말이 아니라 그에겐 진짜 돈이 없었다.고향 토지 보상금이 든 은행 카드는 남가현에게 있었고, 소연이와 결혼했을 당시 그녀가 준 은행 카드를 그는 받지 않았다.나중에 대승 테크가 설립되면서 2000만 원을 자본금으로 투자를 했었다.남은 돈은 이번달 용돈으로 소비해서 잔고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다.이현수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잘못 들은 거 아니죠? 1억이 넘는 벤츠를 몰고 다니면서, 회사에서 돈을 빌린다고요?"'새로 바꾼 벤츠는 아직 번호판도 없는 새 차인데,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돼?'이현수는 깜짝 놀랐다.남지훈이 사뭇 진지해진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네, 진심이에요. 차는 소연이가 산 거예요. 현수 씨도 내 사정 잘 알잖아요. 올해 연말 보너스로도 1억짜리 차를 못 사요."이현수는 부러운 눈빛으로 남지훈을 바라보았다."형수 진짜 대단하네요! 부럽다! 능력 있는 아내 덕분에 이제 걱정 없이 살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남지훈이 회사 공금을 빌리는 것을 보고 이현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아내가 돈이 그렇게나 많은데도, 이런 거지꼴로 산다니.'남지훈은 조금 일찍 퇴근해서 소연이를 데리러 갔다.멀리서 보나 가까이에서 보나 소연은 여전히 아름답고, 화사했다.'소 대표님이 남자 친구 생기고 나서 더 친근해진 거 같지 않아?'S 그룹 직원들은 아직도 소연이의 남자 친구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소연은 차에 타자마자 메이크업을 수정하면서 남지훈에게 물었다."효진일은 잘 해결됐어?"남지훈은 이효진과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1800원으로 이효진을 쫓아냈다는 말을 듣고 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싱글벙글했다.이효진은 남지훈이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