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철은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왔다.“남용진 너 뭐하는 짓이야! 이게 남용걸의 땅이 아니면 네 땅이라도 된다는 거야?”진성철은 남용진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네!”남용진은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제 땅이에요! 그 뭐시기 팀장님, 제 명의로 적으세요. 907평!”“너…”진성철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진성철은 다급히 오 팀장에게 말했다.“오 팀장님. 이 땅은 남용진의 땅이 아니라 남용걸 땅이에요!”오 팀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논쟁이 있는 땅이니 잠시 측량을 취소할게요. 우선 저분의 땅부터 측량하죠. 이장님, 우선 남용걸 그분한테 소유증 재발급 받으라고 하세요. 저 며칠 뒤에 다시 올게요. 어쩔 수 없어요.”진성철은 화가 나서 떨리는 손가락으로 남용진을 가리켰다!“너 이 미꾸라지 같은 놈. 감히 우리 대호촌의 이미지를 말아먹어?!”하지만 남용진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남지훈 옆에 서있던 소연도 더는 참을 수 없어 한마디 했다.“네 작은아빠 원래 저렇게 나쁜 사람이야?”남지훈은 그저 한숨만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어찌 친형의 돈까지 빼돌릴까?남지훈은 그저 어른인 남용진에게 모진 말을 하기 싫을 뿐이다.이내 측량팀은 남용진의 땅에 도착했다. 남용진과 김계현은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측량팀이 측량을 하는 사이, 소연은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메시지를 몇 통 보냈다.남지훈은 소연의 휴대폰을 힐끗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뭐하는 거야?”“소유증 재발급 받게 해줄게. 오늘 해결 안되면 또 한번 와야 할 거 아니야.”남지훈은 믿을 수 없었다.소유증의 재발급이 그렇게 쉬운 일일까?이때, 소연이 갑자기 물었다.“아버님 신분증 번호 기억해? 나한테 보내줘.”마침 남지훈은 전에 찍어 두었던 남용걸의 신분증을 소연에게 전송했다.남지훈은 소연이 도대체 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기다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마침 이곳에도 소씨 가문의 부동산 산업이 있었고 토지국에도 지인이
김계현은 자기 집안의 땅이 줄어든 것을 발견하고 급해 어쩔 바를 몰라 했다. “토지소유증에서는 분명 685평이었는데 왜 당신들이 재니까 줄어드는 거예요!” “우리한텐 이것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라고요.” 김계현이 한마디하자 옆에 있던 놈들도 함께 떠들어댔다. 다들 오 팀장의 측정기가 정확하지 못하다고 말이다. 오 팀장은 어쩔 수 없이 해명했다. “토지 측정기가 얼마로 나오면 얼마죠. 저희도 다 올려보내서 저장해 둬야 하는데 어떻게 우리 마음대로 하겠냐고요!” 허나 마을주민들은 이러한 해명을 들을 리가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가장 근본적인 이익이 달린 일이었기 때문이다. 오 팀장은 할 수 없이 남용진에게 측정기 사용법을 알려준 후 직접 재보게 하였다. 사용법은 아주 간단했다. 버튼을 누르고 한 바퀴 돌면 되는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용진은 밖으로 크게 한 바퀴 걷고 돌아왔다. 측정 결과를 본 남용진은 넋이 나갔다. 여전히685평이였던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남용진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오 팀장이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당신 집에 땅이 또 있지 않나요? 그럼 그걸 먼저 재고 오는 건 어떤가요?” 오 팀장은 남용진 가족으로 인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싶지 않았다. 뒤에 아직도 열 몇 가구나 재야 하는데 말이다. 남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땅을 측정하자 20평이나 더 크게 나왔다. 남용진은 너무 기쁜 나머지 더는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는 지훈을 힐끗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아마 남지훈네 땅은 오늘 내로 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오늘 내로 토지소유증을 재발급받지 못한다면 이번 일은 망한 거와 다름없었다. 오 팀장은 다른 사람을 데리고 계속하여 측량했다. 다른 집이 얼마 나오든 남지훈은 관심이 없어 소연과 집에 돌아와 집을 정리했다. “내 생각엔 도둑도 일부러 한 짓인 것 같아.” 소연이 말했다. “저렇게
남지훈의 손에 들린 토지소유증을 본 남용진과 김계현 부부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 남용진은 김계현의 등을 떠밀며 “계현아, 얼른 가서 아직도 있는지 봐봐!” 김계현은 급히 달려갔다. 마지막 집을 측정한 오 팀장은 다시 돌아와 남지훈의 땅을 측정했다. 2200평, 남용진이 측정했을 때보다 한참이나 더 많이 나왔다. 결과를 본 남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돈을 누나인 가현과 나누고 난 뒤 나머지는 부모님의 노후에 쓰이기엔 충분했다. 이때 남용진과 김계현이 다가왔다. 남용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남지훈을 바라보았다. “어때? 무척이나 즐겁지?” 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 작은아빠의 행동으로 인해 남지훈은 무척이나 가증스러웠다. “몇천만 원이나 될 텐데!” 남용진은 구시렁댔다. “내 저 집도 그냥 몇천만 원이 들었을 뿐인데 뭐. 그런데 지훈아, 그 몇천만 원 넌 어차피 쓰지도 못할 텐데 그냥 이 작은아빠한테 주는 게 어떠냐. 그럼 내가 너희 엄마아빠가 죽으면 좋은 무덤 자리라도 알아봐 줄 텐데!” “남용진!” 진성철이 발끈 화를 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쓰지도 못하다니? 그리고 용걸네 노후는 지훈이가 끝까지 알아서 하는 것이지 자네랑 무슨 상관이야?” 남용진이 말했다. “이장님, 제가 틀린 말을 했나요? 지훈이는 제 형이 주워 온 아이라고요. 혹시 누가 아나요? 어디서 늑대 새끼라도 데려왔을지? 과연 이 돈을 우리 형한테 주기나 할까요?” “만약에 안 주면요? 우리 형이 죽으면 어차피 저와 용민이가 묻어야 할 텐데요?” “못된 놈!” 진성철은 외마디 욕을 내뱉고는 머리를 돌려 남지훈을 바라보았다. “지훈아, 네 작은아빠가 하는 얘기 듣지도 말거라. 정신이 제대로 나갔어! 아무 신경 쓰지 말아.” 남지훈은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소연이가 아무리 흔들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남지훈의 머릿속은 그저 백지장이었다. 내가 아버지가 주워 온 자식이라고? “이... 이장님
“누... 누가 그랬는데?” 가현은 넋이 나간 듯했다. 소연은 그제야 그 말이 진짜였음을 짐작했다. 소연이 대답했다. “지훈이 작은아빠요.” “하...” 가현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숨겨왔는데 알려지게 되다니... 지훈이가 자신이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렇게 된 거야?”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물었다. “왜 지훈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았어요? 만약 일찍 알려줬더라면 오늘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잖아요.” 가현도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대답했다. “그 해 부모님이 나를 데리고 J 도시에 갔다가 눈밭에서 동생을 발견했어. 그때 동생은 얼어서 새파랗게 질려있었고 바로 죽을 것만 같았어.” “부모님은 마지못해 동생을 데리고 집에 돌아왔고 오랫동안 지훈을 친아들처럼 키워왔어. 그 뒤 엄마는 여러번 임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부 포기했지. 그저 지훈이한테만 집중하고 싶으셨던 거야.” “그때 아빠는 지훈이를 데리고 오고 나서 모든 마을 사람과 얘기했었어. 평생 지훈이에게 이 사실을 숨기기로. 그런데 작은아빠가 어떻게......” “작은아빠는 정말 나쁜 사람인 것 같아요.” 소연이 말했다. “지훈이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언니네 소와 말을 팔고 받은 돈까지 탐하려 했다니까요? 전 지금 토지소유증도 그분이 훔쳐간거라 생각해요.” 소연은 남용진이 죽도록 미웠다. 그때 의사가 응급실에서 나왔다. “남지훈 님 가족 계시나요?” 소연과 가현이 급히 달려갔다. 의사가 말했다. “최근 환자분이 큰 충격을 받을 만하신 일이 있었나요?”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는 계속해서 말했다. “저희가 지금 할 방법이라곤 강제로 열을 내리는 방법밖에 없어요. 그리고 환자분 상처가 감염 우려도 있고요. 오늘 밤이 고비입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선생님!” 가현은 의사의 손을 붙들고 말했다. “제발 제 동생을 살려주세요!”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을 겁
“지훈아,” 소연이 돈을 꺼내자 가현이 말했다. “아빠가 어젯밤에 말씀하셨어. 이 돈은 네가 가지라고. 금방 회사 차렸을 때 돈 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남지훈은 머리를 저었다. “그래도 부모님 드려. 회사 쪽은 이젠 돈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아. 나한테 있는 돈도 아껴 쓰면 내년까지도 쓸 수 있어.” 사실 남지훈한테는 돈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남지훈은 퇴원하고 싶었으나 소연은 허락하지 않았다. 남지훈은 어쩔 수 없이 병상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지루했던 남지훈은 이현수에게 전화를 걸어 S그룹과 T그룹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개조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물어보기로 했다. 양쪽 기계실들은 인테리어를 하고 있고 장치들은 이미 설치 중이라고 했다. “이러실 필요 없다니까요.” 남지훈은 진성철이 직접 병문안을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진성철은 웃으며 말했다. “네가 어제 쓰러진 탓에 아직 채 말 못한 일들이 있어.” 그는 병실을 한번 훑더니 물었다. “어째 병실이 예전에 내가 보던 것과 많이 다른 것 같은데. 비싸지?”이 병실이 하루에 얼마인지 모르고 있었던 남지훈은 소연을 바라보았다.“아!”정신을 차린 소연이 대답했다. “하루에 180만 원 정도요.”“180만 원?”남지훈과 진성철은 동시에 큰소리로 되물었다. 아마도 두 사람 다 매우 놀란 듯했다.전에 아빠가 입원했을 때 남지훈은 2,000만 원 정도를 내고 더는 지불하지 않았었다. 심지어 퇴원할 때 몇십만 원을 돌려받기까지 했었다.그래서 남지훈은 이렇게나 비쌀 줄은 상상도 못 했다다.일반 병실은 하루에 기껏해야 삼만 원 정도나 하는데, 180만 원은 이미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비... 비싼거야?” 소연은 눈치를 보며 말했다.남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발끈했다. “그럼 안 비싸?”“딱히 비싸진 않은 것 같은데!” 소연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할 말을 잃어버린 남지훈은 진성철을 보면서 말했다. “이장님, 오늘 그저 저를 보기 위해 오
“지훈아,” 소연이 말했다. “전엔 네가 다른 사람 밑에서 일했었지만 지금은 달라. 네가 사장이야. 심지어 다른 사람과 함께 동업 중이고.” “네가 현수 씨와 사이가 좋은 건 알겠지만 함께 동업할 때 상대방의 이익을 서로 건드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 특히는 돈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많은 일들은 차차 깨닫게 될 거야. 이천사백만 원, 네가 내서는 안 돼.” 남지훈은 의아하다는 듯이 소연을 바라보았다. 그는 소연처럼 이렇게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았다. S그룹은 그렇다 치고, 대승 테크에서 T그룹과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었던 건 온전히 남지훈 덕분이었다. 남지훈이 고향에 이천사백만 원을 기부한다 해도 이현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연이 말한 것처럼 회사는 두 사람이 동업하여 운영해 나가는 것이고 이천사백만 원이나 기부해 버린다면 이현수의 이익을 건드리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렇게 보지 마.” 소연은 말했다. “네가 내키지 않는다면 우리 한 사람이 천만 원씩 내기로 해. 그리고 내가 먼저 너를 대신해서 돈을 내고 네가 돈이 생기면 다시 갚아. 대승 테크의 돈은 잠시 건드리지 않기로 해.” 그녀는 S 그룹의 명의로 할지도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았다. 고작 이천사백만 원 가지고 굳이 S그룹의 이름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이름과 남지훈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진성철은 잠시 황당해하더니 허허 웃었다. 그는 원래 남지훈이 조금 기부하고 남지훈이 또 친구들을 모아 기부하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금액은 상관없었지만 사람이 많다면 이천사백만 원은 충분히 모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어제 남지훈이 마을로 데리고 온 예쁜 아가씨가 한 번에 해결해 줄 줄은 생각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는 실실 웃으며 소연을 바라보았다. “아가씨는 지훈이 여자친구지? 이놈이 아가씨와 결혼한다면 전생에 분명 큰 공을 세웠을 거야!”
남지훈은 사람 간의 차이를 느꼈다. 이천사백만 원, 그가 김명덕 아래에서 이년 반을 일해야 벌 수 있던 돈이었다. 그가 계속하여 말했다. “우리 매형도 T그룹 팀장 정도 되는데 이렇게 돈이 많지 않았어!” 소연은 옅게 웃어 보였다. “첫째, 이천사백만 원은 좋은 일에 쓰이는 거잖아. 좋은 일에 쓰이는 거라면 더 고민할 필요가 없지.” “둘째, 중간 직급이라 해도 안에서 또 나뉘어. 어떤 팀에서는 높은 직급이라 해도 기본 월급만 있고 보너스가 적다면 수입도 낮은 편이야.” “셋째, 너희 매형이 일 년에 얼마를 버는지 너한테 알려준 적이 있기나 해?” 매형 신정우의 수입은 그저 누나인 가현한테서 한번 스쳐 들었을 뿐이었다. 듣고 보니 구체적인 수입은 누나도 모를게 뻔했다. 심지어 요즘 들어 매형네가 조금 여유로워진 것 같기도 했다. 남편인 신정우의 얘기가 들렸으나 가현은 하나도 개의치 않았다. “알 게 뭐야. 알아서 하겠지. 나한테 차려지는 것이 있으면 자기 부모한테도 차려지는 게 있을 텐데 뭐.” 신정우가 부모님 두 분을 도시에 데려오면서 모든 일을 가현이 전부 떠맡게 되었다. 가장 화나는 것은 신정우가 부모님을 데려온 후 며칠씩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오후가 되자 가현은 아이들을 데리러 병원을 떠났다. 남지훈은 소연을 힐끔 보았다. 무언가 통하기라도 했는지 소연이 말했다. “나는 그들이 스카이팰리스에 살아도 상관없어.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해. 우리 사이 절대 얘기해서는 안돼. 그냥 잠시 같이 사는 룸메이트 사이라고 하면 돼.” “내가 생각하기엔 언니는 반대할 게 분명해. 정우 씨가 부모님을 모셔 왔으니, 이미 둘 사이가 틀어진 거야.” “누가 이기는지를 떠나서 너희 누나는 절대 너희 부모님을 보내지 않으실 게 분명해.” 남지훈은 소연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 남지훈은 소연의 태도가 더는 그렇게 차갑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후 며칠 동안 남지훈은 건강
남지훈은 숨을 길게 들이마시고 소연의 행동을 따라 했다. 남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쉬운데?” 소연은 남지훈을 흘겨보며 말했다. “이미 여기서부터 틀렸거든.” 소연은 남지훈의 두 발을 차며 말했다. “발 더 벌리고, 어깨는 아래로 더 눌러야 해.” 몇 발짝 뒤로 물러서서 남지훈을 보던 소연은 만족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좀 괜찮네. 계속 해.” 그러고는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일단 아침밥을 시켜야겠어.” 남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아침을 왜 시켜? 이거 다 하고 내가 아침 준비 할게.” “나중에 다 알게 될 거야.” 소연은 남지훈을 힐끔 보고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소연은 남지훈의 아침을 시키고 말했다. “무술은 힘든 거야. 게다가 나이도 있으니까, 일단 기본적인 것부터 하기로 해.” “네가 기본적인 것들을 제대로 하면 다른 것도 가르쳐줄게. 네가 꾸준히 할 수 있냐 없냐에 달렸어. 꾸준히만 한다면 일 년 뒤에 두세 사람 정도는 거뜬히 제압할 수 있을걸?” “그리고, 이렇게 고생하는데 당연히 보상은 있어야지. 몸을 튼튼히 하는 외에 너의 그 연약한 마음도 변화가 있을 거야. 더욱 강해질 거라구!” 이 말을 들은 남지훈은 어이가 없었다. 연약하다고? 나를 너무 얕보는 거 아니야? 그러나 몇분이 지나자 남지훈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왜... 왜 이렇게 어려워?” 남지훈은 마른침을 삼켰다. 보기에는 너무나도 쉬워 보였으나 고작 몇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지훈은 힘들기 시작했다. “이젠 어려운 줄 알겠어?” 소연의 가벼운 웃음소리에 조롱도 곁들어 있었다. “난 다섯 살 때부터 무술을 배웠어. 그때는 나도 오 분밖에 못 했었어.” “그리고 열일곱 여덟 되는 애들도 금방 시작했을 때는 십 분 정도 밖에 못 버텨. 물론, 내가 얘기하는 건 정말 올바른 스쿼트 자세를 유지했을 때 한정이지.” “그런데 너를 봐선 정말 길게 쳐줘도 한 15분 정도 버틸 것 같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