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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오상욱이 돌아서며 손으로 눈물을 거칠게 훔쳤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고여 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창밖에서 새들이 지저귀며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이 피어올랐다.

그때, 갑자기 비닐봉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며 내 생각을 끊었다.

“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지만, 그 자리에 선 사람을 보고 순간 말을 잃었다.

거기에는 당황한 표정의 송준기가 서 있었다. 준기의 발 앞에는 비닐봉지가 떨어져 있었고, 옆에는 권다연이 어색하게 서 있었다.

다연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미안한 듯 말했다.

“연주야, 먼저 말할게. 정말 일부러 데려온 건 아니야. 방금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나도 모르게 화를 내다가 그만 네 얘기를 해버렸어.”

나는 다연의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작게 웃었다.

“괜찮아. 와도 상관없어. 어차피 할 말은 해야 하니까.”

그렇게 말한 뒤, 나는 다연에게 밖에서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나는 불안해하는 준기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송준기, 우리 이혼하자.”

준기는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나는 동의할 수 없어!”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준기, 너 기억해? 내가 왜 너와 결혼했는지.”

준기는 내 질문에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고개를 떨구었고,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엄마가 나를 혼자 키웠어. 하지만 엄마는 늘 동생을 더 사랑했어.”

“그래서 난 항상 사랑에 목말랐고, 자존감이 낮았지. 그때 너는 정말 특별했어.”

“네가 매일 아침 내게 아침을 가져다주고, PPT 수정도 도와주고, 작은 선물들로 나를 기쁘게 해줬잖아.”

“너는 내 엄마와 동생에게까지 인정받았고, 네가 나를 많이 사랑해 줄 거라고 했어.”

준기는 내가 말을 이어가는 동안 조용히 듣고 있었고, 그의 눈가는 점점 더 붉어졌다. 결국 그는 얼굴을 감싸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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