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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나는 미소 지으며 다연을 달랬다.

“난 이제 그 사람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어. 행복하든, 불행하든, 이제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생의 끝자락에 도달했다. 내 마지막 순간, 내 곁에는 오직 오상욱만 남아 있었다.

“상욱아, 너 나 좋아하니?”

병원 침대에 누워, 힘없이 묻자, 상욱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누가 널 좋아한대? 너무 자만하지 마.”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행이야. 상욱아, 넌 나 좋아하지 마. 나 이제 곧 죽을 거야.”

상욱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다그치듯 말했다.

“치, 그런 말 하지 마, 연주야. 입 밖에 꺼내지도 마.”

상욱의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옆으로 늘어뜨린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상욱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알았어, 더는 그런 말 안 할게. 하지만 제발, 정말 날 좋아하지 마.”

나는 눈을 깜빡이지 않고 상욱을 바라봤고, 그의 눈가는 더 붉어져 있었다. 눈 속에는 맑은 눈물이 맺혀 있었다. 상욱이는 나를 더 이상 바라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렸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상욱의 억눌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내 몸을 조심스레 흔들었지만, 내 눈꺼풀은 너무 무거워져 더 이상 뜰 수 없었다. 의식도 점점 흐려져 갔다.

...

나는 죽었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 주마등처럼 생전의 모든 일들을 본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준기와의 추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본 것은 상욱이 온 얼굴에 눈물을 가득 흘리며 내 몸을 흔드는 모습이었다. 그는 다급하게 침대 옆에 있는 호출 벨을 눌렀다. 의사를 부르며 절박하게 외치고, 그의 눈물은 하나하나 내 머리 위로 떨어졌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와, 나는 그들이 제세동기로 나를 살리려 하는 모습을 보았다.

조금 후, 그들이 수술실에서 나와 마스크를 벗고 상욱에게 고개를 저었다. 상욱은 190cm나 되는 큰 키였지만, 그 순간 그의 어깨는 구부러져, 허리를 굽히고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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