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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악!”

임연희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고, 눈물이 순식간에 연희의 얼굴을 뒤덮었다. 그녀는 한쪽으로 뛰어가 얼굴을 감싸 쥔 채, 서럽게 울며 송준기를 향해 눈물을 흘렸다.

준기는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나를 강하게 밀쳐냈다. 이에 나는 몇 걸음 뒤로 비틀거리다가 겨우 벽에 몸을 기대어 균형을 잡았다.

준기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호통쳤다.

“그만해, 이연주, 네 꼴이 지금 무슨 꼴인지 봐, 꼭 막무가내로 구는 사람 같잖아!”

나는 준기의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먼저 내 사진을 밟고 놓아주지 않은 사람은 바로 얘잖아. 송준기, 너 참 편파적인 것도 정도가 있지 않냐?”

준기는 말문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제야 내가 병원에 온 이유를 알아차린 듯했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눈 속에 약간의 걱정이 스쳤다.

“너, 병이라도 걸린 거야?”

나는 허리를 숙여 떨어진 접수증을 주우며,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술을 달싹였지만 연희가 먼저 말을 가로챘다.

“감기 좀 걸렸다고 이렇게 호들갑 떠는 거 아니에요, 언니?”

준기는 연희의 말을 듣고 크게 안도하며 말했다.

“겨우 감기 때문에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 거야? 연희는 임신 중이잖아.”

나는 비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저 여자가 임신한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그 애가 내 애라도 돼?”

말을 마친 나는 그에게 더 이상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뒤돌아 위층으로 걸어갔다.

...

진료실에 도착하자, 의사는 컴퓨터로 전송된 CT 사진을 들여다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사진을 몇 번이나 더 확인한 뒤, 안경을 고쳐 쓰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환자분, 뇌암 말기입니다. 몇 개월 못 버티실 것 같습니다. 뇌 속에 종양이 있는데, 신경을 압박하고 있어요. 수술해도 성공 확률은 삼십 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의사는 보존 치료를 권하며,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동시에 연희가 왜 아까 나를 감기 환자라고 말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연희는 의대생이었고, 내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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