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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그는 나만 믿었다

빈이는 계속 흐느끼며 울었다.

“마미가 나한테 잘해줘요. 나한테 잘못한 거 없어요. 할머니...”

아이의 순진한 말을 듣고 나와 김미애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둘 다 엄마였기에 자연스럽게 이해했다. 하지만 아이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빈이는 지금 무엇이 맞고 틀린 지 구분하지 못했다. 민설아가 빈이를 키웠기에 빈이는 민설아에게 가장 많이 의지했다. 빈이의 마음속에서 자기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었다.

“빈이야, 이제 크면 다 알게 될 거야. 지금은 일단 말 들어.”

김미애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빈이를 다독였다.

빈이는 또 배인호가 화를 낼까 봐 더 말썽을 피우지 않았다. 그저 한편에 앉아서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인호는 아마도 방금 자기가 너무 무섭게 한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빈이에게 다가가서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서 장난감 사줄게. 뭐든지 사도 돼. 갈 거야?”

유혹적인 조건에 빈이는 바로 기쁘게 일어서며 고개를 끄덕였다. 망설이지 않고 배인호의 손을 잡았다. 아빠와 아들은 그렇게 병실을 나가 장난감을 사러 갔다.

마침내 나와 김미애가 조용히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아주머니, 도대체 왜 그러신 거예요?”

나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지영아, 너도 우지훈을 아니? 그 애 아버지가 전에 우리 집안 기사였어. 내가 인호 아버지와 결혼했을 때 우지훈의 부모는 이미 결혼한 뒤 우지훈을 임신한 상태였어.”

김미애는 내게 아무 것도 숨기지 않고 자세히 말했다. 이것들을 얘기하고 나면 그녀의 마음도 한결 후련해질 것이다.

나는 옆에서 듣고 있었다.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것과 거의 비슷했다. 더 있다면 한 비취가 있었는데 그것은 배씨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이었다. 보통 다음 세대 며느리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배건호의 세대에서 그 비취가 보이지 않았다.

배건호도 화를 냈고 김미애도 별로 따지지 않았다.

“그 비취가 내 손에 있었다면 너한테 넘겨줬을 거야.”

김미애는 여기까지 말하고 한숨을 쉬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그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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