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18화 모두 나 때문이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인상 속에 배건호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품은 서로 오랜 시간 지내면서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다. 배건호와 김미애는 항상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배건호에게 숨겨둔 자식이가 있다니. 그것도 배씨 집안에서 배인호와 함께 자랐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놀라운 일이었다.

“누가 너한테 알려준 거야?”

내가 물었다.

“있어 넌 모르는 친구야. 어떻게 해?”

정아는 조금 난감해하며 말했다.

“지영아, 배인호 어머니 전에 너한테 잘해주셨잖아. 너 그래도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 병원에 입원하셨대.”

“어느 병원인지 알아?”

나는 물었다. 김미애에게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당연히 내가 가 봐야 했다.

정아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병원을 물어보았다.

2분 뒤 정아는 병원 주소를 내게 보내주었다. 그녀는 나와 함께 가려고 했지만 세종시가 조금 멀었기에 아이들을 집에 두고 갈 수가 없었다. 베이비시터가 있긴 했지만 하루 종일 집을 비우기엔 걱정이 되었다. 결국 나 혼자 떠났다.

나는 차를 몰고 세종시로 달려갔다. 마음이 무거웠다. 동시에 배인호가 떠올랐다. 지금 그의 상황은 전에 나의 상황과 너무 비슷했다. 하지만 그때 배인호가 나를 많이 도와주었다.

세종시로 가는 길에 전에 서란이 살던 집이 보였다. 절반 정도 지어져 있었지만 배씨 가문의 영향 때문인지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었다.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환생하기 전의 일을 생각해 보면 서란의 일부터 얘기해야 했다. 하지만 서란의 문제도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처리하고 선택해야 할 더 복잡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었다.

갑자기 뒤에서 날카로운 경적이 들려왔다. 너무 거친 운전에 백미러를 보니 배인호의 차였다.

그러나 그는 정아의 차를 알아보지 못했기에 당연히 내가 차를 운전하고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설마 그도 어제 소식을 듣지 못한 것일까? 나는 먼지를 날리며 달려가는 배인호의 차를 보고 속도를 높여 따라갔다.

저녁쯤 되었을 때 나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