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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김미애가 자살하다

부모님의 변화에 나는 기뻤고 심리적인 부담감도 많이 사라졌다.

깨어보니 이미 화창한 오후였다. 오늘 엄마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으셨다. 엄마가 일찍 불렀는지 집에는 벌써 아주머니가 한 분 더 오셔서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정아네 도우미는 오늘 나와 함께 서울시로 돌아가야 했다.

“지영아, 무슨 일이 있던지 엄마하고 상의하는 거 잊지 말고. 혼자서 다 짊어지려고 하지 마. 알겠지?”

떠나기 전 엄마는 진지하게 내게 당부했다.

“알겠어요. 엄마 나 대신 로아하고 승현이 잘 돌봐 주세요.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돌아올게요.”

나는 흔들의자에 안에서 놀고 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이것이 아이들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엄마는 무거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당연하지, 걱정 하지 마.”

나는 다가가서 로아를 안고 뽀뽀를 한 다음에 승현이에게 뽀뽀했다. 그제야 아쉬움을 뒤로하고 차에 올랐다.

백미러로 보니 엄마는 승현이를 안고 문 앞에서 바를 지켜보고 계셨다. 엄마의 작은 몸을 보니 나는 그제야 엄마의 키가 많이 줄어 들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젊었을 때는 꽤 키가 크셨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맞는 것 같았다. 엄마도 이젠 나이가 드셨다. 그런데도 회사 일과 나 때문에 걱정이 많으셨다.

나는 조금 슬픈 기분이 들어 코가 시큰거렸다.

서울로 돌아오니 깊은 밤이었다.

정아는 이미 자고 있었지만 내가 돌아온 소리에 깨어나서 하품했다.

“지영아, 저녁은 먹었어?”

“먹었어. 너 어서 자!”

나는 신발을 벗으며 대답했다.

“그래, 너무 졸려서 먼저 잘게.”

정아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면서 굳이 방을 나와 내게 밥을 먹었는지 물었다. 정아가 나의 엄마도 아닌데 세심하게 나를 챙기는 모습에 나는 조금 감동했다.

사실 아무것도 먹지 못했지만 오늘은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샤워를 마친 뒤 바로 잠에 들었다.

로아와 승현이가 옆에 없으니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혼자서 조용히 핸드폰 사진첩을 열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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