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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배인호가 약에 취하다

서란의 눈빛은 나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 주위에는 누구도 없었고 그녀도 본 모습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당신 때문에 우리 부모님도 돌아가셨잖아요. 그걸로도 부족해요? 난 당신한테 아직 그 일은 따지지도 않았어요.”

서란은 부모님 얘기를 꺼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나도 상태가 그렇게 심각해지진 않았을 거예요. 부모님도 나 간호하러 병원에 오시지 않았으면 차 사고도 나지 않았을 거고요.”

서란은 늘 그랬던 것처럼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렸다. 자기가 저지른 모든 나쁜 짓은 모두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 그런 것이고 모두 내가 자기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우겼다.

나의 정상적인 반격은 모두 악랄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서란의 가치관은 점점 더 이상해졌다. 내가 싫어져 더 이상해진 것일까?

“너희 부모님은 네가 죽인 거야. 남 탓하지 마! 문 앞에서 비켜, 나도 너한테 좋은 추억 없으니까!”

나는 아무런 정서적인 동요도 없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나는 마음속에 하나도 켕기는 것이 없었다. 윤선과 서중석은 모두 자기들의 딸 때문에 죽은 것이다.

만약 그때 서란이 질투심과 허영심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면, 그저 배인호의 뒤에 숨어 순진한 소녀로 남았다면 배인호도 그녀에게 모질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민설아의 심장 때문에라도 배인호는 서란을 잘 챙겼을 것이다.

“허지영, 당신도 배인호가 당신한테 미련은 남아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서란은 비키지 않고 생기 있는 얼굴에 괴이한 미소를 지으며 오만한 느낌으로 말했다.

“마음속으로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그래도 나야. 나는 증명할 수 있어. 단지 당신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을 뿐이야.”

나는 서란의 끈질김에 짜증이 나서 다시 물었다.

“서란아, 사람은 뭐가 부족하면, 그걸 더 자랑하고 싶어진대. 배인호가 진짜 사랑하는 게 너라면, 네가 이렇게 내 앞에서 존재감을 티 낼 필요도 없겠지. 안 그러니?”

나의 말이 서란의 정곡을 찔렀는지 그녀의 표정이 혼란스러워지며 입술을 깨물며 나를 째려보며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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