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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민낯이 드러나다

윤선은 딸이 불쌍한지 황급히 달려가서 위로했다. 나는 차가운 눈길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서란아, 어떤 부분은 네가 잘못했다고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 아니면 사람들이 널 더 싫어하게 될 거야. 지금 가진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고.”

서란이 내 말에 놀란 듯 멈칫했다. 하지만 얼마 안 지나 다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언니, 난 언니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인호 씨 때문에 저 싫어하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훗날 돈 생기면 지금까지 썼던 비용은 다 돌려줄 거예요. 그 돈은 제가 빌렸다고 생각해 주세요.”

“필요 없어.”

배인호가 나보다 한발 빨리 대답했다.

서란의 눈빛이 잠깐 기쁨으로 반짝였다가 이내 다시 억울한 표정으로 가려졌다. 배인호가 이깟 돈을 아까워할 리가 없었다. 그러니 서란한테 돌려달라고 할 리도 더더욱 없었다. 하물며 지금 나와 이혼한 상태니 공동 재산이라는 것도 없고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되니 어디에 쓰든 어떻게 쓰던 그의 일이었다.

“인호 형!”

순간 노성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땀범벅이 된 걸 봐서는 이쪽으로 최대한 빨리 달려온 듯싶었다. 같이 서 있는 우리를 보고는 멈칫했다. 그의 뒤에는 정아와 세희, 민정도 있었다.

노성민을 본 서란이 웃으며 말했다.

“성민 오빠, 저 배웅하러 온 거예요?”

전에 서란을 대하는 노성민의 태도가 많이 변했었다. 오늘 독일로 수술하러 떠나는데 노성민이 급히 달려오니 자신을 배웅하러 온 거로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노성민이 정아를 데리고 서란 배웅을, 정아의 손에 죽고 싶지 않고서는 말이 안 되는 행동이었다.

“허허, 인호 형 찾아서 할 얘기가 있어서.”

노성민이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배인호 옆으로 신속하게 걸어가 귓속말로 몇 마디 했다. 뭐라고 말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귓속말이 끝나자 배인호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어떻게 된 일이건, 일단 독일에 도착해서 보자.”

배인호의 눈빛이 아래로 처졌다.

독일 쪽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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