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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의사와 약을 수소문하다

마음속으로 윤선과 서중석을 동정하긴 했지만 나는 서란이 저지른 일이 부모님에게로 돌아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한테서 돈을 빌리지 못한 서란이 이런 수작을 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자려고 누웠는데 기선우의 전화가 걸려 왔다.

“누나, 자요?”

그의 말투는 예전처럼 밝고 유쾌하진 않았고 오히려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나는 자기 전에 언제 네일아트 하러 갈지 고민하다가 잠에 들지 못했던 터라 물었다.

“아니, 왜?”

“서란이 요 며칠 계속 연락 와서 저도 방법이 없어서 그래요. 그래서 말인데...”

기선우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완전히 사라졌다.

“연락 와서 뭐라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기선우가 서란이 먼저 배인호에게 연락했다는 안 좋은 소식을 터트리긴 했지만, 궁지에 몰린 서란에게 착하고 정직했던 전 남친은 손을 내밀 수 있는 몇 없는 대상 중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기선우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을 더듬었다.

“그, 그러니까 서란이네 부모님 아직 ICU에 계시잖아요. 그래서 돈이 많이 들어가나 봐요. 근데 빌릴 데가 딱히 없다고 저한테 빌려달라고 하는데, 저, 저는...”

“그냥 네 생각을 얘기해. 괜찮아. 무슨 결정을 하던 널 탓하지 않아.”

내가 부드럽게 말했다.

“누나, 그래서 돈 빌려주기로 약속했어요. 근데 금액이 모자라서 누나한테 도움 요청하려고 했죠. 안 들어주셔도 돼요. 너무 여자처럼 군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애초에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것도 나고 전에 사귈 때 행복했던 것도 맞고, 서란이네 부모님이 잘해줬던 것도 있어서...”

기선우가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결국은 마음이 약해졌다는 거였다.

나와 서란 사이의 원한은 기선우와 별 관련이 없었다. 그는 단순히 내가 이 난장판에 끌어들인 거라 마음이 약해져도 이해는 갔다.

다른 사람이 돈을 빌리면 당연히 거절했겠지만 기선우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만약 내가 이 돈을 빌려줘서 그가 서란에 대한 죄책감을 최대한 줄일 수만 있다면 내가 그에게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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