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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인과응보

“라니야, 민설아는 누구야?”

서중석이 물었다.

“민설아는 지금 갖고 있는 심장의 주인이자 배인호가 좋아한 첫 번째 여자기도 하죠.”

내가 그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당신 딸은 이 일에 대해서 이미 다 알고 있었고 민설아 가족까지 만나봤는데, 모르고 있었어요?”

윤선이 막연하게 고개만 흔들었다.

“아니요. 지금 알았어요. 그냥 수술한 그해에 어떤 사람이 라니를 찾아왔었고 집에서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사진 한 장 같이 남기고 갔는데...”

“그 사람 아마 민설아 어머니일 거예요.”

나는 윤선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하나뿐인 딸이 이렇게 많은 일을 속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만 해요!!”

서란이 갑자기 귀를 틀어막으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죠? 좋아요! 지금 죽으면 되잖아요!”

이 말을 뒤로 서란은 핸드백에 들어있는 물건을 전부 바닥에 쏟았다. 그러고는 눈썹을 다듬는 칼을 집어 들어 자기 팔목에 갖다 댔다.

서란은 눈물을 흘리며 배인호를 바라봤다.

“인호 씨, 다들 지영 언니가 당신을 10년이나 일편단심으로 좋아했다고 하는데 설아 언니는요? 당신은 설아 언니를 저버린 거예요! 처음 당신 이름을 안 순간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에 합격해 서울에 악착같이 남으려고 애썼어요. 이 모든 건 다 우리 사이의 인연을 믿어서 그런 거라고요!”

나는 속으로 서란이 심장 이식을 받았을 때 나이를 계산해 봤다. 열다섯 열여섯쯤 되는 나이니, 사랑에 눈을 뜰 나이었다.

그녀가 눈물로 하소연하는 것을 들으며 내 마음속에 풀리지 않던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다.

민설아 어머니가 그해 서란에게 준 선물은 앨범과 일기장이었다. 안에는 민설아가 기록한 각종 메모와 언니 민예솔과의 사진이 들어있었고 그 사진으로 서란은 민예솔을 한눈에 알아봤을 것이다.

민예솔은 넋을 놓고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서란이 애초부터 이 모든 일들을 알고 있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민예솔은 줄곧 서란이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애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서란은 너무 울어서 탈진하기 일보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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