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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있어서는 안 되는 질투심

그의 눈동자가 움직이더니 이내 나를 발견했다. 잔잔하던 그의 눈빛이 살짝 변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시선을 거두고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했다.

“배 씨 그룹 대표 배인호 씨 아닌가요? 지영 씨 전남편?”

이모건이 물었다.

회사 관리에는 참여하지 않는 그가 이런 가십거리는 또 알고 있었다.

“네.”

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때 배인호 맞은편에 서 있던 여자가 화를 못 이겨 자리를 떠났다. 그는 그제야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티슈 한 장을 뽑아 얼굴에 묻은 와인을 닦아내고는 내 쪽으로 걸어왔다.

이모건이 나와 배인호를 번갈아 쳐다봤다.

“이모건 씨, 여기서 뭐 하는 거죠?”

배인호가 우리 테이블에 다가서며 이모건을 쳐다봤다.

재벌들은 서로 친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군지는 아는 사이였다.

이모건이 예의를 갖추며 답했다.

“선보는 중입니다.”

배인호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이씨 집안 도련님이 어쩌다 선을 보는 지경까지 된 거죠?”

이모건은 맞선 상대가 나는 아니라고 설명하지 않았고 나도 침묵을 지켰다. 배인호처럼 막무가내인 성격에 전처가 다른 남자랑 맞선을 보고 있으니, 그가 어떤 기분일지 예상이 되었다.

내가 아무런 대답도 없자 배인호의 표정은 점점 더 차가워졌고 온몸으로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러다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희가 돌아왔다. 세희는 예쁘고 세련되게 화장을 고쳤고 여성스러움 그 자체였다. 이모건은 그런 그녀를 보는 순간 눈빛이 밝아졌다. 잘 될 분위기라 나는 얼른 핑계를 대고 빠져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타려는데 배인호가 구석에서 걸어 나왔다.

나는 재빨리 차 문을 열고 차에 타려 했으나 배인호가 차 문을 손으로 막았다. 그의 표정은 아주 언짢아 보였다.

“맞선에 실패했나 봐? 이렇게 빨리 내려온 걸 보면?”

“인호 씨, 자꾸만 내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거 같은데, 그럴 필요 있을까요?”

나는 차에 타는 걸 포기하고 담담하게 물었다.

“당연하지. 전처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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