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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이우범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욱!”

속이 타는 듯한 느낌에 참지 못하고 토하고 싶었는데, 어느새 비닐 주머니가 나의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우범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차에 토하지 마요.”

나는 비닐 주머니를 들고 망설임 없이 토했다. 공기 중에 형용할 수 없는 냄새가 났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불편했던 속이 편안해졌고 나는 비닐 주머니를 묶고 티슈를 한 장 뽑아 입 주위를 닦았다. 고개를 돌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우범을 바라보았다.

“내가 왜 당신 차에 있어요?”

“세희 씨가 나한테 전화했어요. 지영 씨 데리러 와 달라고.”

이우범은 차를 운전하며 천천히 말했다.

“이렇게 술을 마시면서 건강 생각은 안 해요?”

“우범 씨 몰라요? 나는 아이도 낳지 못해요. 이런 몸을 어디에 쓰겠어요?”

나는 웃었지만, 너무 비참했다.

“이우범 씨, 말해봐요. 이런 나는 완벽한 여자도 아니죠?”

“왜 아니에요? 아이를 가져야만 완벽한 건가요? 누가 그렇게 가르쳤어요?”

앞에 빨간 신호등이 걸리고 차는 멈췄다. 이우범은 고개를 돌려 검은 눈동자를 빛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당신의 그런 점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남자를 만나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남자가 이런 걸 신경 안 쓰겠어요. 근데 우범 씨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나랑 약속했어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술을 많이 마셨더니 말투가 거칠어졌다. 이우범이 유일하게 무엇이든지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위협했다.

나는 이것을 ‘술주정’이라고 불렀다.

“어떻게 가만두지 않을 건데요?”

이우범이 또 물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다정한 것 같았다.

“몰라요, 아무튼 처참하게 죽을 거예요!”

나는 무심코 대답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해 눈을 감았다.

이우범이 우리 집 주소를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을 깜빡했다. 깨어나 보니 나는 그의 집에 있었다.

싱글에 자기 관리에 철저한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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