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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아이를 지키다

병원에 도착한 후, 나는 산부인과 검사실로 들어갔고 배인호는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의사 선생님에게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유산기가 있어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서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다. 나는 정신도 없었고 기분도 안 좋았다.

“밖에 있는 분이 남편분이 신가요? 상황을 알려 드릴까요? 환자분을 간호해 줄 분도 계셔야 합니다.”

“아니요. 그냥 친구예요. 필요하면 제가 얘기할게요. 감사합니다.”

나는 힘이 하나도 없어서 겨우 대답했다.

병동으로 옮겨진 후 배인호는 내 침대로 와서 물었다.

“무슨 일이냐? 방금 의사에게 물어봤는데 의사가 말을 안 해 줬어.”

의사에게 비밀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더니 당연히 배인호에게 말하지 않았다.. 이것은 환자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이다.

배인호의 얼굴에 나타난 걱정은 가짜가 아닌 것 같았다. 그가 방금 서란을 제쳐두고 나를 먼저 병원에 데려온 것 또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나는 그에게 사실을 말하고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할지 고민했다.

아이를 지킬 수 있다면 적어도 앞으로 배인호가 아이를 보러 오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인호 씨, 나...”

내가 말하려던 순간, 배인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몇 마디로 전화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 민예솔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심각할 수 있지?”

“내가 바로 갈게.”

“그래, 알겠어.”

방금 흔들렸던 내 마음이 금세 확고해졌다. 배인호는 단지 양심의 가책으로 나를 먼저 병원에 데려온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 쉽게 흔들릴 수 있지?

다행스럽게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배 속의 자식을 이용해 왕의 마음을 잡으려 한다.’라는 악명을 얻었을 것이다.

배인호는 전화를 끊은 후 머뭇거리며 나를 바라보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나는 웃으며 말했다.

“어서 가봐요. 나를 병원에 데려다준 것만으로 충분해요.”

“뼈가 부러졌는데 심각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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