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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이우범의 고백

꽃다발을 맞은 서란은 고개가 돌아갔다. 얼굴에는 미세하게 한 줄이 긁혀 상처가 났다. 그녀는 얼굴을 감싸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전에는 그저 말로만 그녀를 조롱하고 비난했지만, 이번이 내가 처음으로 그녀를 때린 것이다.

“지영 언니, 전 그저 언니 건강이 걱정돼서 보러온 건데... 전 이 꽃의 꽃말이 안 좋다는 것도 몰랐어요!”

서란은 울먹거렸다. 그녀가 몰랐다면 꽃집 사장님이 모르고 준 것일까? 항상 쓸데없는 짓으로 나를 짜증 나게 했다.

“여기까지 와서 연기 따윈 집어치우고 빨리 내 눈앞에서 사라지기나 해!”

나는 차갑게 경고했다.

“아니면 사람 불러서 쫓아낼 거야!”

서란은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듯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

그저 그런 헤프닝이었는데 그날 밤 민정이가 나에게 영상을 하나 보내 주었다. 영상의 내용은 내 병실에서 내가 꽃다발을 서란에게 던지며 그녀를 보고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하는 것이었다.

영상은 앞뒤를 다 자르고 몇 초밖에 되지 않았다. 대사라고는 한 줄밖에 없었다.

“빨리 내 눈앞에서 사라져!”

서란의 불쌍해 보이는 모양새는 적지 않은 그녀의 얼굴을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동기들도 나와서 그녀를 대신해 목소리를 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서란은 예전의 그 단순하고 착한 여자아이였고 세컨드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서란이 이 영상을 배인호에게 보여주며 위로를 받든지 신세 한탄을 하든지 나는 관심이 없었다.

예상 밖으로 배인호는 쭉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영상에서 내가 서란에게 꽃다발을 던져도 그는 서란을 대신해 와서 따지지 않았다.

나는 여유롭게 병원에서 하혈이 멈출 때까지 아이를 지키고 일련의 검사들을 다시 받고 퇴원했다. 퇴원할 때 의사 선생님이 내게 당부했다.

“지영 씨, 몸 상태가 좋진 않습니다. 퇴원하고 나서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충분히 휴식하고 균일한 영향을 섭취하고 무리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꼭 정서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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