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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하혈하다

세희와 민정이도 참지 못했다.

세희:「지영아 너 정말 이혼 잘한 거야. 배인호 정말 너무하다. 네가 민설아의 존재를 알고 결혼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너한테 복수하겠다는 거야?」

민정:「맞아, 너무 감정적이잖아. 너도 피해자야!」

정아:「그리고 민예솔도 미친 거 아니야?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 내가 거기 있었으면 그 여자 머리채를 잡았을 거야!」

나는 분노에 찬 문자들을 보며 마음이 더 불편했다. 애초에 배인호는 내게 민설아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그저 할아버님의 제안을 거절하라고만 했었다.

할아버님의 병세가 악화하며 더는 미룰 수가 없었고, 나도 거절하지 않았기에 이 결혼이 결국 성사된 것이다.

단톡방에서 정아와 애들이 열띠게 내 편을 들어 주고 있었다. 배인호에게 가서 따지겠다는 것을 내가 겨우 말렸다. 따지면 따질수록 계속 얽히게 되고 차릴 모르는 척하는 것이 더 나았다.

내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문제는 도대체 배인호가 싱가포르에서 얼마 동안 있냐는 것이다.

나는 그가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배도 점점 불러올 것이고 쉽게 들킬 것 같았다.

“퇴근하고 만나서 얘기 좀 해요.”

다음날 출근했을 때 나는 민예솔의 문자를 받았다.

“시간 없어요.”

나는 답장을 했다.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퇴근 시간에 민예솔이 회사 문 앞에서 나의 차를 막을 줄은 몰랐다.

나는 차를 세우고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나도 다른 뜻은 없어요. 그저 그쪽이 더는 서란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해요. 평소에 자주 부딪히지도 않는데 그렇게 미워할 필요 없잖아요.”

민예솔은 정의로운 척 얘기했다.

“그쪽은 무슨 신분으로 서란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나는 담담하게 물었다.

“내 친동생처럼 생각해요. 그거면 충분하죠.”

민예솔의 대답은 내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나는 그게 너무 웃겼다.

“그쪽 동생하고 닮았다는 이유로 배인호가 마음속으로 제일 사랑하는 게 그쪽 동생 같아요? 그래서 동생을 대신해서 서란이 배인호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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