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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온하랑의 귀가 빨개졌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부승민을 흘긋 쳐다보더니 곧바로 거절했다.

“무슨 헛소리야?! 더 빨리 운전할 테니까 집에 가서 직접 해결해!”

어떻게... 이렇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청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게 어떤 도움인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단 말이지?

호흡이 거칠어진 부승민은 목울대가 위아래로 오르내리더니 힘겹게 말했다.

“집에 갈 때까지 못 버틸 것 같아... 앞 교차로에서 우회전해 중앙공원으로 가.”

잠깐 망설이던 온하랑은 핸들을 꺾어 우회전 차선으로 들어갔다. 3분 후, 차가 공원에 들어섰다.

중앙공원은 지금 개방되어 있었다. 아직 날도 춥고 밤이라서 한 사람도 없었다. 온하랑은 차를 길가에 주차하고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었다.

“밖에 나가 있을게. 알아서 해결해.”

그녀가 정말 차 문을 밀려고 하자 부승민이 뒤에서 그녀의 손목을 그러쥐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하랑아, 제발 부탁이야. 좀 도와주면 안 돼? 너무 힘들어...”

부승민은 온몸이 불덩이었고 커다란 손도 엄청 뜨거웠다. 그가 온하랑의 손목을 잡았을 때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의 불타오르는 시선을 마주한 온하랑은 온몸이 나른해지며 아랫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피했다.

“...안 돼. 혼자 해결해...”

부승민은 온하랑의 손바닥을 지그시 눌렀다. 가늘게 뜬 눈에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널 어떻게 안 할게.”

온하랑은 반사적으로 다섯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알고 싶지 않았지만 부승민이 손바닥을 누르는 순간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부끄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했다. 왜 하필 이런 엉뚱한 타이밍에 알아차린 것인지!

입술을 감쳐문 온하랑은 아무 말도 없이 부승민에게서 손을 빼내고 차에서 내렸다. 부승민은 가슴이 조여오며 눈빛에 실망감이 드러났다. 그러나 뒷좌석 문이 열리더니 온하랑이 옆에 앉아서 문을 닫았다.

괜한 걱정을 한 부승민은 안색이 밝아지며 불꽃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온하랑을 응시했다.

“고마워, 하랑아.”

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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