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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저한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시대요?”

온하랑은 미간을 찌푸린 채 주스를 마셨다.

“저 지금 시간 없어요.”

이때, 혼란을 틈타 전화기 너머에서 한 여자의 분노한 말투가 들려왔다.

“온하랑 씨 맞죠? 제 아이가 당신 때문에 천식이 발작해서 죽을 뻔했잖아요! 당장 병원으로 와서 사과하세요!”

아까 그 말이 안 통하는 아줌마와는 목소리가 달라 보였다.

‘하지만 싹수없는 걸 보니 딱 봐도 한집 식구네.’

온하랑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당신 아들 천식 발작한 것이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 제... 딸을... 밀치고도 사과 안했잖아요. 제가 병원까지 쫓아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상대방이 피식 웃었다.

“그러면 제가 고마워해야 하나요? 그쪽 따님은 그저 살짝 껍질이 까인 거로 알고 있는데. 아이들끼리 장난친 거 가지고 너무 꼬치꼬치 캐묻는 거 아니에요? 경찰을 이용해 우리 아들을 협박하기나 하고! 그러니까 우리 아들이 천식이 발작한 거죠! 이래도 할 말 있어요?”

“그러면 제가 뭐 없는 말 했어요? 제 딸을 밀쳤으면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천식이 있으면 뭐, 잘못해도 책임 안 져도 되나?”

진작에 사과했으면 경찰에 신고했을 일도 없었다.

“다시 한번 물을게요. 사과할 거예요 안 할 거예요? 다시 잘 생각해 보고 말씀하세요. 나중에 제가 기회를 안 줬다고 하지 마시고.”

온하랑은 아예 전화를 끊어버리고 핸드폰을 한쪽에 내팽개쳤다.

건방진 말투를 보니 신분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그렇다고 해서 온하랑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아는 온하랑의 말만 듣고도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녀석은 입을 삐쭉 내밀더니 말했다.

“숙모, 그 사람들 정말 너무해요. 삼촌한테 이를 거예요!”

온하랑이 피식 웃었다.

“시아야, 화내지 마. 이런 사람들 때문에 기분 상할 필요 없어.”

“숙모도 화내지 말고 얼른 고기나 드세요.”

부시아는 포크로 온하랑에게 스테이크 한 조각을 건넸다.

“고마워, 시아야.”

이제 막 숟가락을 들려던 참에 또 불쾌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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