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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지금 기분은 어때?”

부승민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직도 안 좋아?”

온하랑은 뒤늦게 부승민이 자신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나온 이유가 자신이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순식간에 마음이 따뜻해진 온하랑이 고개를 돌려 부승민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 고마워.”

같이 드라이브를 나왔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지만 오늘 오후 부시아를 위해, 또 온하랑을 위해 제때 등장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다.

부승민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하랑을 빤히 바라보았다.

강 건너편은 밝은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 부승민의 매력적인 안광이 어린 눈동자는 물속에 숨겨진 보석처럼 맑고 반짝거렸다.

옆에서 비쳐오는 불빛이 그의 옆모습을 비추며 짙은 이목구비와 얼굴선을 더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온하랑은 그 모습에 순간적으로 넋을 잃은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민이 낮게 속삭인 한 마디는 온하랑에게 당장이라도 그를 죽여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진짜 그렇게 고마우면, 뽀뽀해줘.”

“…”

모든 아름다웠던 감정과 감동들이 순식간에 파사 삭 깨져버렸다.

바로 정신을 차린 온하랑은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고는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부승민을 흘겨보며 말했다.

“꿈 깨.”

온하랑은 고개를 홱 돌려 강변을 따라 산책을 시작했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승민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큰 보폭으로 온하랑을 단숨에 따라잡더니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앞으로 걸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쭉 걸었다.

바람 소리와 물소리만이 두 사람의 산책길을 함께 해주고 있었고 가끔 먼 곳에서 자동차 경적이 들려왔다.

온하랑의 마음도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두 사람과 조금 떨어진 텅 빈 길거리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다.

발소리를 들리더니 그 인영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발견했다. 그 인영은 두 사람을 확인하는 순간 온몸에 굳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레 긴가민가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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