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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부승민이 입을 열려던 참에 부시아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째려봤다.

“아빠도 나빠요. 어떻게 숙모랑 시연 이모를 속일 수 있죠?”

“그래서 지금 시아한테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잖아.”

부승민은 웃으며 답했다.

“그럼 제가 숙모랑 시연 이모한테 얘기할까요?”

한참을 생각하던 부시아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괜히 제가 얘기해서 두 사람이 이혼하면 어떡해요?”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아빠, 그럼 전 어떻게 해야 하죠?”

부시아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외삼촌을 자주 만난 건 아니지만 부드럽고 상냥한 모습에서 좋은 사람일 거란 확신이 있었다.

이상한 이엘리아와 달리 부시아는 김시연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시연 이모랑 찍은 중학교 때 사진을 지금까지 배경 화면으로 했다는 건 이모를 엄청 좋아하고 있다는 뜻인데... 잘못은 이엘리아 아줌마가 했잖아. 그런데 왜 외삼촌이 벌을 받는 거지?’

부시아는 김시연도 이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진실을 알게 될 텐데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을 해쳤던 사람의 오빠라는 걸 알게 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난 이제 어떡해야 하지?’

부승민은 입꼬리를 올리며 놀렸다.

“아빠를 나쁘다고 하던 게 누구였지?”

부시아는 눈치를 살피더니 손가락을 들어 자신을 가리켰다.

부승민은 이 일에 부시아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졌다면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릴 게 분명하니까.

이걸 감당해야 할 사람은 부시아가 아닌 어른들이다.

“시아는 착한 어린이니까 아무한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거지?”

부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는 외삼촌이랑 시연 이모 사이에 시한폭탄이 놓여있다고 생각해. 그 폭탄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야. 하지만 시연 이모가 다른 사람을 통해서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면 더 괴롭지 않을까?”

부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시연 이모가 스스로 모든 걸 알게 도와주는 거야.”

“어떻게요?”

부시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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