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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부시아의 언성이 살짝 높아졌다.

“그러니까 제 말은, 아저씨가 제 외삼촌이라고요!”

아이의 말에 김시연과 온하랑의 시선이 모두 부시아에게 향했다.

온하랑이 놀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시아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두 사람을 바라보던 부시아의 목소리가 어딘가 약해졌다.

“아저씨가 외삼촌이고 외삼촌이 아저씨라고요.”

김시연이 대꾸했다.

“그게 말이 돼? 내가 분명 너희 외삼촌 목소리를 들어봤는데...”

“그건 진짜 저희 외삼촌 목소리가 아니에요. 연도진이 진짜 제 외삼촌이라고요... 결혼식 날부터 의심스러웠는데 확신은 못 했어요. 그래서 직접 와서 보고 싶었던 거예요.”

부시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시연 아줌마, 아저씨 여권 본 적 있어요? 여권 본명 보면 카이사르 윌슨이라고 돼 있을 거예요.”

연도진은 강남으로 올 때 국적을 바꿔버렸다. 그렇게 지금 그에게는 M 국의 여권과 Z 국의 임시 거주증만 갖고 있었다.

아이의 말에 온하랑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김시연을 바라보았다.

연도진의 영어 이름이 카이사르인 것쯤은 온하랑도 진작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연도진이 자신처럼 그저 해외 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가명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 그 뒤에 윌슨이라는 성까지 함께 붙어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김시연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고 그저 입만 떡 벌리고 있었다. 그녀도 연도진에게 주민등록증이 없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였다.

신혼집 계약을 할 때도 김시연의 주민등록증을 사용했고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김시연은 연도진의 여권도 본 적이 없었다.

이것저것 떠올려보던 김시연은 점점 부시아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도진은 이미 모든 것에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예를 들어 김시연의 앞에서 이엘리아의 친오빠를 칭찬한다든가 하던 것도 사실은 본인 칭찬을 늘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엘리아가 김시연을 납치했다가 경찰서에 잡혀들어갔을 때도 연도진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었다.

“연도진, 내가 이런 수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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