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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왜? 각방 쓰기 싫어졌어?”

연도진이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

“자뻑.”

김시연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몸을 돌려 다이닝룸으로 향했다.

부엌 밖에 있는 다이닝룸은 정말 넓었다. 바닥에는 정교한 문양의 카펫이 깔려 있었고 가운데에는 거대하고 둥그런 식탁에 열 명도 넘게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지형 때문에 남쪽에서 들어오는 문은 1층에 위치해 있었고 거대한 유리창 너머로는 어두운 밤 경치가 보였다. 멀지 않은 곳에서 잔잔하게 흐르는 보일 듯 말 듯 한 강물의 물결이 고요한 달빛에 비쳐 반짝였다.

역시 돈 많은 사람이 뭘 좀 즐길 줄 아네.

저녁 메뉴는 죽과 반찬 고기 요리와 채소 요리 두 가지였다.

소고기 요리와 버섯요리였다.

소고기가 육질이 좋은 것이 신선한 게 느껴졌다. 청양고추와 함께 요리한 덕에 강렬한 고추 냄새와 매운맛이 김시연의 입맛을 확 자극했다.

그녀는 곧바로 젓가락을 옮겨 옆에 있는 버섯요리를 집어 들어 입안에 넣었다.

연도진이 물었다.

“맛있어?”

김시연이 오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안에 있던 음식물을 삼키고 말했다.

“괜찮네. 네 요리실력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

“맛있으면 됐어.”

김시연은 또 버섯 한 가닥을 집어 집 안에 넣었다.

그러다가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그녀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하더니 고개를 들어 맞은 편에 앉은 연도진을 노려보았다.

김시연은 연도진이 자신에게 다른 목적을 품고 있는 것이라 의심했지만 딱히 증거는 없었다.

“왜?”

연도진이 젓가락질을 멈추고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 아무것도 아니야.”

김시연은 평온한 연도진을 표정을 발견하고는 이를 악물었다.

식사를 마치자 연도진은 몸을 일으켜 젓가락과 그릇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김시연이 그 모습에 미안한 듯 말했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괜찮아, 내가 하면 돼. 넌 가서 쉬어.”

“그래, 그럼 부탁할게.”

“...”

주방 정리를 마친 연도진이 나와 김시연에게 물었다.

“밖에 나가서 산책이라도 할래?”

“좋아.”

김시연은 아직 이 동네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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