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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1화

김시연은 그를 바라보더니 정색하며 물었다.

“남 보기 부끄러운 물건이 뭔데?”

“그건 네가 더 잘 알겠지.”

연도진은 안경을 벗으며 말을 이었다.

“정교하고 디자인이 예쁜 상자인 걸 보니까 결혼 축하 선물인 것 같은데 이것만 별장으로 옮기지 않은 게 이상하단 말이야. 설마...”

“설마 뭐?”

김시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다른 남자가 준 선물인데 내가 볼까 봐 숨겼던 거야?”

할 말을 잃은 김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도진을 째려봤다.

“맞아. 다른 남자가 준 거야. 우리 둘만의 비밀이라서 넌 절대 보면 안 되거든.”

연도진은 흥미롭다는 듯이 눈썹을 올렸다.

“편지에 뭐라고 적혔어? 결혼한 걸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연락하자는 그런 식상한 말이겠지? 그래도 눈치있는 남자네.”

김시연은 헛웃음이 나왔다.

“내 매력이 엄청난 걸 모르는구나? 결혼해도 연락 끊지 말자고 나한테 애원하는 편지야.”

김시연은 옷을 정리하면서 말을 이었다.

“평생 사람 눈에 띄지 않는 내연남으로 살아도 좋으니 한 달에 두 번만 만나달라고 하네? 그거면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다는데?”

연도진이 아무 말 하지 않자 김시연은 개어 놓은 옷들을 트렁크에 넣고선 캐비넷 앞에 서서 도발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연도진은 곧바로 다가와 그녀의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으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한달에 두번? 그럼 남편은 한 달에 몇 번씩 만족시켜 줄 거야?”

뼛속까지 파고드는 간지러움에 김시연은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뭐라는 거야...”

“한 달에 몇 번씩 할 거냐고 물어보잖아.”

“우리 각방 쓰기로 약속했잖아... 나한테 접근하지 마...”

김시연은 심장이 너무 뛰어 숨이 안 쉬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연도진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고 김시연의 손목을 꽉 잡고선 입술을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유혹했다.

“계약서에 관계를 가지면 안된다는 조건은 없었어.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함부로 방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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