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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궁금해하지 말고 얼른 가서 옷부터 갈아입어. 안 나갈 거야?”

김시연은 연도진의 등을 밀쳤고 어쩔 수 없이 침실로 들어간 그는 투덜거리며 옷을 갈아입었다.

“나한테 준 선물인데 그걸 못 보게 하는 게 말이 되냐?”

김시연은 선물 상자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쓰레기인 척 실수로 버리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티가 났다.

외출이 더 급급했던 김시연은 돌아와서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혹시라도 연도진이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을까 싶어 재빨리 선물 상자를 방에 숨겼고 기회를 엿봐서 저녁에 버리려고 했다.

연도진이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실에서 나왔을 땐 테이블에는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았고 김시연은 소파에 앉아 아무렇지 않게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연도진도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선 별다른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가자.”

“응.”

김시연은 핸드폰을 끄고 몸을 일으켰다.

이미 쌀쌀해진 강남과 달리 겨울의 휴양지라고 불리는 다움시는 여전히 봄처럼 따뜻했다.

두 사람은 계획대로 일단 자연 명소로 향했다. 도심에 위치한 곳인데도 작은 뜰과 건물이 매우 고풍스러웠고 옛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옥은 보기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왔다. 실제 그곳에 사는 사람도 있어서 길가 곳곳에 조용히 관광하라는 팻말로 놓여있었다.

연휴가 지나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고 다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이곳에서 웨딩촬영하는 커플도 만났다.

김시연은 핸드폰으로 수십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중에는 자연 풍경과 셀카도 있었는데 연도진이 찍어준 사진들도 꽤 있었다.

촬영 스폿에 도착하자 연도진은 길가는 아주머니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연도진의 손에서 반지를 포착한 아주머니는 너스레웃음을 지으며 칭찬을 퍼부었다.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플이네요. 자, 웃어볼까요?”

곧바로 미소를 짓는 연도진과 달리 김시연은 본능적으로 잘못된 말을 바로잡고 싶었다.

“저희는 그런 사이가...”

말하다가 문득 연도진과 ‘결혼’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가짜여서 그런지 아직 익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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