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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허윤진도 입을 열었다.

“에이, 말도 안 돼. 도진 씨 엄청 신사적인 사람으로 보이던데?”

“밖에서는 다 그렇지. 시연이가 술에 취해 누워있는데 그걸 참을만한 남편이 어디 있냐.”

친구 한 명이 의미심장하게 웃더니 손목에 찬 시계를 벗어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난 두 사람이 오늘 관계를 가진다에 시계를 건다.”

유명 브랜드거나 한정판 시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1억의 가치는 있었다.

“난 오늘 밤 안한다에 가방을 걸게.”

허윤진은 오늘 들고온 아기자기한 핸드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난 잔다에 한 표.”

또 누군가는 목걸이와 시계를 함께 걸었다.

“난 안 잔다에 한 표.”

그렇게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내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시각 술 취한 척 소파에 누워있던 김시연은 모든 대화를 듣게 되었고 순간 귀를 의심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술이 먹이는 친구들의 모습에 차라리 취한척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지금껏 연기를 했던 것인데, 친구라는 인간들은 시답잖은 일로 내기를 하고 있으니 참 어이가 없었다.

허윤진은 김시연이 듣고 있는 줄도 모르고 신이 나서 수다 떨며 술을 마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연도진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네. 들어오세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연도진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허윤진은 피곤함에 찌든 연도진의 얼굴을 보고선 웃음이 나왔다.

“죄송해요. 오랜만에 시연이를 만났더니 다들 기분이 좋은지 술을 많이 마셨어요.”

“괜찮아요.”

연도진은 소파에 누워있는 김시연에게 다가가더니 단숨에 그녀를 번쩍 안았다.

“그럼 시연이랑 먼저 가보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그가 룸에 나서기 전에 두 사람이 오늘 밤 관계를 가진다에 한 표를 걸었던 친구가 입을 열었다.

“아참, 시연이가 실수로 옷에 술을 쏟았어요. 많이 끈적일 텐데 이제 꼭 갈아입혀 주세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도진이 답했다.

‘이것들이 다음에 걸리기만 해봐...’

김시연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친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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