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청강은 양천엽이 준비한 밴에 올라타고 어딘가로 향했다. 가는 내내 그는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백 대표님, 이번에는 강운그룹을 어떻게 요리하실 생각인가요? 바로 인수에 들어가실 겁니까?”양천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백청강은 창밖을 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고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양 대표, 뭐가 그렇게 급해?”양천엽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다급히 해명했다.“오해세요. 저도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런 거죠. 성공적으로 강운을 인수한다면 강우연은 대표님 손바닥 안에 있는 거 아닙니까. 물론 차질이 생기더라도 제쪽에서 미리 대비해 두겠습니다.”백청강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말했다.“일단 강운그룹으로 가서 얘기하자고.”“네.”양천엽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백청강을 태운 차가 강운그룹 본사 건물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백청강은 건물을 바라보며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양천엽과 이현철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강운그룹 경비원들은 그 기세를 보고 다급히 달려와서 인사했다.양천엽이 앞장서서 백청강을 안내하며 건물로 들어갔다.안내데스크 직원은 양천엽과 백청강을 보자 곧바로 회장 비서실에 사실을 알렸다.잠시 후, 양천엽이 신비의 남자와 함께 그룹을 방문했다는 소식은 회사 전체에 퍼졌다.한편, 한지훈은 오늘 기분이 무척 좋았다. 아침에 강우연을 회사에 데려다주고 바로 떠나지 않고 그녀의 옆을 지켰다.결혼식이 곧 다가오는만큼, 업무는 용이에게 맡기고 강우연과 시간을 더 보내려고 내린 결정이었다.최근에 그가 자주 회사에 방문했기에 어느새 강운 직원들과도 많이 친해졌다.그가 몇몇 직원들과 함께 탕비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입구에 강문복과 강희연이 나타났다.“강 이사님이 급하게 어디를 가시는 걸까요?”한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그런데 이때, 무언가를 발견한 한지훈이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옆에 있던 직원은 그에게서 풍기는 살벌한 기운에 놀라서 급하게 입을 다물었다.한지훈이 지켜보
강운그룹 회의실.강우연은 오늘 검은 정장 치마에 흰 셔츠를 맞춰 입고 위에 베이지 톤의 정장 외투를 걸쳤다. 머리는 굵은 웨이브로 마무리하고 하얗고 투명한 피부를 강조한 메이크업에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며 회의실로 들어와서 앉았다.어떤 남자가 봐도 군침을 흘릴만한 외모를 그녀는 가지고 있었다.그녀의 맞은편에 앉은 백청강은 벌써 탐욕스러운 눈을 하고 그녀를 대놓고 관찰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이 여자를 가질 것이다!그의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상석에는 강문복이 앉고 강희연이 그의 옆에 앉았다. 물론 회사의 고위 임원들도 자리했다.“우연아, 네가 담당자니까 얘기는 너랑 백 대표님이 하고 있어. 우린 이만 나가볼게.”자리에서 일어선 강문복이 사람들에게 나가라는 눈짓을 보냈다.이곳으로 오기 전, 양천엽이 미리 언질을 해뒀기 때문이었다.조건이 좀 의아하긴 했지만 백영과 손을 잡을 수 있다면 강운그룹에는 큰 기회가 되는 셈이었다.강문복은 내키지 않았지만 약속했던 대로 사람들을 끌고 회의실을 나갔다.“백 대표님, 그래서 어떤 사업을 저희랑 하고 싶으시다는 거죠?”강우연이 커피잔을 입가로 가져가며 담담히 물었다.그녀는 눈앞의 이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탐욕을 숨기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저 눈빛만 봐도 소름이 돋았다. 그가 백영그룹의 황태자만 아니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지난번 요트에서 벌어진 일도 그렇고 그에게 좋은 기억은 없었다.그날 이후, 한지훈은 그녀에게 백청강과 양천엽을 경계하라고 말했었다.백청강도 커피를 한모금 마시더니 고개를 들고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우연 씨 미모는 여전하네요. 요트에서 그렇게 헤어지고 아쉬웠었거든요. 밤낮 가리지 않고 우연 씨가 떠올라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물론 오늘은 강운그룹이랑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온 거예요.”“그래요, 우연 씨. 백 대표님은 백영그룹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나온 거예요. 강운에 대해 잘 알아야 같이 사업도 하는 거죠. 이 사업이 성공하
강우연도 이것이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역시 우리 우연 씨는 얼굴도 예쁘고 시원시원하시네요.”백청강이 능글맞게 웃으며 양천엽에게 눈치를 주었다.그러자 양천엽이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우연 씨, 백 대표님의 뜻은 아주 간단해요. 강운그룹을 인수하는 겁니다. 우연 씨 생각은 어떠한가요?”대놓고 너희 회사를 삼키겠다고 선포한 것이었다.강우연은 입가에 희미한 조소를 머금고 둘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강운을 인수하고 싶다고요? 그건 백영의 뜻인가요?”“우연 씨, 생각해 봐요. 백영그룹은 H시에서도 손꼽히는 대기업이에요. 방대한 인맥과 자금력을 가졌죠. 백영이 강운을 인수하면 그때부터 강운은 든든한 후원자가 생기는 거예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양천엽이 능구렁이처럼 간사하게 웃었다.백청강은 상석에 앉아 강우연의 매끈한 다리를 감상했다.“강우연 씨, 가격은 만족스럽게 쳐드릴 거예요. 절대 가격으로 실망할 일 없다는 얘기예요.”“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네요. 강운은 인수 제안을 거절하겠습니다.”강우연이 대놓고 거절하자 순식간에 회의실 안에 냉기가 감돌았다.“가격만 합리적이면 성사 안 될 장사는 없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가격을 말해 보세요.”백청강이 탐욕스럽게 그녀의 가슴과 다리를 훑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같이 사업을 하는 거면 몰라도 인수는 절대 안 됩니다.”강우연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싸늘하게 말했다.“살펴 가세요.”백청강이 인상을 확 구기며 음침하게 물었다.“강우연 씨, 지금 나의 제안을 거절한 건가요?”“거절하면 안 되는 제안이었나요?”강우연이 냉소를 지으며 받차쳤다“나를 거절한 사람은 우연 씨가 처음이네요. 상황을 잘 분석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바랍니다. 나는 백영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왔어요. 백영이 강운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걸 영광으로 생각해야죠. 나를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적나라한 협박이 담긴 말이었다.강우연도 인상을 찌푸리고 차갑게 말했다.“누가 와도 답은 같아요. 인
“아이고, 우연 씨. 사실 백 대표님도 강운을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생각해 봐요. 인수 제안에 동의하면 백영그룹이 강운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업계 1위도 노려볼 수 있고 강우연 씨도 부장에서 승진도 해야죠.”옆에 있던 양천엽이 이때다 싶어 끼어들었다.그는 백청강의 강압적인 태도를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그가 계획했던 것과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이다.“아니요! 강운은 인수 제안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에요!”강우연이 분노한 얼굴로 목청을 높였다.“그럼 협상은 이로써 끝이로군요.”백청강은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거만하게 말했다.말을 마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옆에 있던 이현철에게 말했다.“아저씨, 저 여자 끌고 가세요.”이현철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우연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중년 남자에게서 커다란 위협을 느꼈다.“아가씨, 미안하게 됐어.”말을 마친 이현철이 강우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그런데 이때, 회의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지훈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그는 얼굴에 태연한 미소를 머금고 강우연에게 말을 걸었다.“여보, 나 찾았어?”모두가 당황한 표정으로 갑자기 나타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분노와 긴장, 당혹스러운 표정이 뒤섞였다.한지훈은 담담하게 안으로 들어오며 회의실 문을 잠갔다.“여보, 무슨 일 있어?”이미 밖에서 듣고 있던 한지훈이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강우연에게 물었다.“한지훈? 제 발로 찾아왔네.”백청강은 한지훈이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그는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한지훈을 가리켰다.반면 양천엽은 한지훈을 보고 저도 모르게 뒤로 두 발 물러섰다.이런 상황에서 그는 조용히 관망하는 것을 택했다.“뭐야? 백 대표가 여긴 어쩐 일이야? 올 때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어? 그럼 마중이라도 나갔을 텐데.”한지훈이 피식거리며 백청강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어깨를 꽉 껴안았다.백청강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이
위기에 처했던 강우연은 구명줄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는 한지훈에게 눈치를 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백영에서 우리 강운그룹을 인수하고 싶대요. 나는 안 된다고 거절했고요.”한지훈은 고개를 돌리고 백청강에게 물었다.“백 대표, 강운을 인수할 생각이야?”백청강은 가까이 다가온 한지훈의 얼굴을 보고 짜증스럽게 대꾸했다.“그래! 뭐 문제 있어? 네가 여기 책임자라도 돼?”“그래, 맞아.”한지훈이 말했다.“협상은 나랑 할까?”백청강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강우연을 바라봤다.“강우연 씨, 이건 무슨 상황입니까?”강우연은 팔짱을 끼고 소파에 앉으며 차갑게 말했다.“남편이랑 얘기해 보세요.”백청강도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어쩔 수 없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이현철이 움직일 기미가 안 보이자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갑자기 얘기하기가 싫어졌네.”“지금 장난해?”백청강이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나한테 장난친 놈들이 다 어떻게 됐는지 네가 봤어야 했는데!”한지훈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몰라. 알고 싶지도 않고. 지난번에 내가 누구를 개 패듯이 때렸던 것만 기억나. 그때도 얘기했을 텐데. 우리를 귀찮게 하지 말라고. 안 그러면 죽여버리겠다고.”백청강이 분노에 치를 떨며 고함쳤다.“좋아! 그렇게 나온다 그거지? 아저씨, 저 인간에게 나와 대적한 대가가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주세요!”옆에 있던 이현철이 그제야 앞으로 나섰다. 순식간에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압도적인 기운이 한지훈을 덮쳤다.이현철은 주먹이 강렬한 기를 담아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백청강은 피식피식 웃으며 구경하고 있었다.‘그러길래 얌전히 있었어야지!’그는 벌써 한지훈이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애원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양천엽도 속으로 냉소를 짓고 있었다. 이현철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이 되지는 않지만 백가의 가주 신변을 지키던 사람이라면 절세의 고수라는 건
백청강은 버럭 화를 내며 한지훈을 가리켰다.“아저씨, 당장 저 녀석의 사지를 찢어버리라니까요?”백청강은 이미 한지훈을 자신의 가장 큰 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지훈이 살아 있는 한, 이 분을 삭힐 수 없었다.이한철은 더 이상 공격을 시전하지 않고 백청강에게 다가가서 귓속말로 말했다.“도련님, 저 자는 일반인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싸워 봐야 득 될 게 없으니 돌아가서 다시 의논하는 게 좋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백청강은 인상을 잔뜩 구겼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강우연 씨, 3일 줄 테니 잘 고민하고 답을 주길 바랄게요. 3일 뒤에 다시 오죠.”백청강은 이 말을 남기고 씩씩거리며 회의실을 나갔다.모두가 떠난 뒤, 긴장이 풀린 강우연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온몸을 떨었다.한지훈은 다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당신 왜 그래?”“물 좀 줘요.”한지훈이 물컵을 건네자 그녀는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켰다.한편, 호텔로 돌아온 백청강은 눈에 보이는 물건은 죄다 집어던졌다.“왜 안 된다는 건데요! 대체 그놈이 뭐길래!”“도련님, 그자의 배경을 잘 조사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실력으로 치면 저와 대등하거나 더 강한 자예요. 어린 나이에 그 정도 실력을 가지고 오군에만 생활했을 수는 없습니다. 아마 숨겨진 세가의 후손이 수련을 하러 범부로 위장했을 수도 있어요.”백청강이 온갖 진상을 부리는 동안에도 이한철은 한치 동요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그 대단한 가문이 누군데요! 당장 조사하세요!”백청강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잠시 후,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비영, 사람 한 명 조사해 줘. 그리고 이쪽으로 암살자 몇 명도 보내줘!”전화를 끊은 백청강의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피어났다.“개 자식! 내가 이대로 포기할 것 같아? 넌 죽었어!”화가 나는 건 나는 거고 천사 같은 강우연의 얼굴만 생각하면 욕망이 불끈거렸다.‘그 여자는 내 거야! 내 거로 만들 거라고!’이한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살인이나 다름없는 속도라고 해도 전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어도 120마일은 되어 보인다.한지훈은 빠르게 몸을 옆으로 하여 보지도 않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펑!그중의 한 오토바이는 그대로 평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뒤로 향해 미끄러졌다.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복면 킬러도 연신 굴러가더니 피가 낭자한 모습으로 힘없이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푸!바람을 가로지르는 소리가 나더니 다른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킬러가 허리춤에 있던 칼을 휘두르며 빠르게 달려왔다.주저 없이 칼을 휘두르며 한지훈을 길거리에서 죽이려고 했다.그러나 한지훈이 손을 드는 순간에 침이 손가락 사이에서 쏘아 나왔다.간담이 서늘한 차가운 빛을 내며 킬러의 미간을 찌르며 침은 그대로 뒤통수로 관통해 버렸다.킬러는 상대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옆으로 쓰러지며 오토바이와 함께 수십 미터나 미끄러져 나갔다.노여움이 불길을 타라 훨훨 타오르는 한지훈은 먼 곳에 주차되어 있는 검은색 승합차를 바라보았다.총을 겨누며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는 마지막 킬러까지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킬러가 방아쇠를 당기자, 총구에 불꽃이 튀면서 금색의 총알이 한지훈이 심장을 향해 쏜살같이 쏘아 나갔다.두 눈에 노기가 등등한 한지훈은 총알이 다가오는 순간에 몸을 피했다.쏙!킬러는 한지훈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두려움이 밀려들었다.‘귀신이야?’영문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킬러는 몸 뒤에서 한기가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날카롭고 차가운 오릉군 가시가 그의 목을 관통해 버렸다.삽시간에 선혈이 뿜어져 나와 몇 미터 밖으로 쏘아 나갔다.한지훈은 숨이 멎은 킬러를 차에서 차버리고 오토바이에 번쩍 뛰어올라 속도를 높여 사라진 승합차를 쫓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무려 3명이나 되는 킬러를 일 분 안으로 해결해 버렸다.눈을 부릅뜨고 있는 가운데 눈앞에서 강우연을 납치해 갈 것으로 생각지도 못해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
길거리 중심에 한지훈을 에워싸고 있는 5대의 오토바이에는 5명의 검은색 옷을 차려입은 남성이 핸들을 돌리며 윙윙거리는 소리가 진동했다.한지훈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하늘을 뒤흔들 듯한 살기가 끓어 넘치고 있었다.헬멧을 뚫고 자기를 비웃고 있는 듯한 차가운 웃음을 보게 되었다.서로 10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이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이들에게는 숨 막히는 거리나 마찬가지이다.그중 두명의 킬러는 핸들을 확 돌리고 굉음을 내며 한지훈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해 왔는데, 품에서 날을 꺼내 휘두르며 한지훈의 머리를 자르려고 했다.이를 본 한지훈은 거의 순식간에 브레이크를 놓고 그들을 향해 핸들을 거침없이 돌렸다.두 사람이 칼을 휘두르는 찰나에 한지훈은 오토바이 앞부분을 번쩍 들어 전체를 위로 들며 날아올랐다.탕!칼은 오토바이로 내려쳐 불꽃이 사방으로 튕기는 광경이 펼쳐졌다.한지훈은 양손으로 오토바이 앞부분을 힘껏 누르며 하늘로 날아올라 옆으로 하이킥을 날리며 오른쪽에 있는 킬러를 차에서 걷어차 버렸다.그러고 나서 오토바이에 도로 앉아 차도 사람도 안정하게 착지했다.용이 꼬리를 흔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드리프트까지 선보였다.뒤쪽에 있던 세 명의 킬러 중에 두목인 남성은 한지훈의 비범한 몸놀림을 보고 입가에 음침한 미소가 떠올랐다.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순간에 품에서 총을 꺼내 한지훈의 등 뒤에 총구를 겨누며 방아쇠를 당겼다.펑!총소리에 따라 탄알은 허공을 가로지르며 한지훈의 등으로 빠르게 쏘아 갔다.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젖히자, 한지훈의 손에서 차가운 억새를 반짝이는 오릉군 가시가 등 뒤에 있는 세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한순간에 벌어진 일이고 세 사람은 한지훈에게 오릉군 가시가 있을 줄도 모른 채 넋을 놓고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피식!그 중 두 사람은 그대로 쓰러졌다.차가운 오릉군 가시는 그들의 심장 쪽에 있는 동맥을 뚫어버려 셔츠가 피에 물들어 버렸다.두목인 남성은 재빠르게 몸을 돌려 목숨은 보전했지만 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