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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며칠 뒤, 정오.

오군 부두에 호화 요트 한척이 상륙했다.

그것은 백영그룹에서 보낸 요트였다.

갑판의 최전방에 하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싸늘한 풍채를 자랑하며 서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이틀 전 요트에서 한지훈에게 먼지 나도록 맞았던 백청강이었다.

이틀이 지나 상처를 회복한 그에게서는 전에 없던 살기가 풍기고 있었다.

“한지훈, 내가 돌아왔어. 누가 이길지 두고 보자고.”

남자는 살기가 뚝뚝 흐르는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그의 뒤로 짙은 회색의 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따르고 있었다. 깡마른 체형에 얼핏 보면 인자해 보이지만 주변으로 강압적인 기운이 풍기고 있었다.

“셋째 도련님, 부친께서는 오군에서 크게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일을 해결하라고 하셨습니다.”

“알아요. 하지만 화가 나는 걸 어떡해요.”

백청강은 망원경으로 전방에 있는 고층건물을 노려보며 분개해서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친 자존심은 회복해야겠어요. 백영그룹의 권위에 도전한 자는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죠! 걱정 마세요. 백 명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

중년 남자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당부했다.

“도련님의 뜻이 정 그렇다면야 따를 수밖에 없지요.”

백청강은 눈앞의 고층건물을 노려보며 살기를 번뜩였다.

지난번 사건이 있은 뒤, 양천엽은 회사에 틀어박혀 회사 업무에 몰두했다. 그가 창립한 천용그룹은 심기일전으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아침, 양천엽은 부하직원들을 데리고 부두로 가서 백청강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그는 멀리서 갑판 위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온몸에 긴장을 곤두세웠다.

지난번에 일이 실패로 돌아간 뒤로 백청강이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성공시켜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는 완전히 백청강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고 백영그룹과의 인연도 여기서 끝이 나는 것이다.

양천엽은 오늘을 위해 이틀 동안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이번에 백영에서 오군에 상업 회담을 오는 일을 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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