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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그 모습을 본 양천엽의 눈가에는 싸늘한 기운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요, 알겠어요. 들어가요. 제가 다른 친구들을 소개해 줄게요.”

말을 마친 양천엽은 강우연 부부를 이끌고 재벌가 자제들 앞으로 왔다.

“이 두 분은 지난번에 얘기했던 강우연 씨랑 한지훈 씨예요.”

양천엽이 덤덤한 얼굴로 그들을 소개했다.

재벌 자제들은 눈앞의 한지훈과 강우연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진 가운데, 재벌가 도련님들이 강우연에게 관심을 보였다.

“우연 씨, 안녕하세요. 한성우라고 합니다. 이화그룹 한국진 회장님이 저희 아버지세요.”

“황호명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스포츠카 정비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조준서입니다. 자그마한 증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너도나도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며 강우연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강우연의 미모에 반해 정신을 못 차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살면서 수많은 미녀들을 만나봤지만 강우연처럼 순수하게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이었다.

청순한 외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 그리고 단아한 분위기는 그들이 술집에서 만났던 여자들과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진한 화장에 온몸에 명품을 두른 재벌가 아가씨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미모였다.

오히려 그녀들이 강우연의 청순한 미모에 밀릴 정도였다.

강우연은 살짝 상기된 얼굴로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받아 챙겼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재벌가 공주님들이 불쾌한 기색을 지었다.

분명 오늘 밤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정성 들여 치장하고 왔는데 어디서 나타난 신분도 불분명한 여자가 남자들의 관심을 모두 앗아가니 기분이 좋을 리 만무했다.

입고 있는 옷을 보자 더 불쾌감이 치밀었다. 듣보잡 브랜드의 드레스에 들고 있는 핸드백도 동대문 제품이었다.

그들이 들고 있는 명품백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행색이었다.

“양천엽 씨, 친구를 데려온다고 하더니 어디서 서민을 데려왔어요?”

큰 키에 도도한 인상을 한 여자가 팔짱을 끼며 싸늘하게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미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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