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미친놈 아닌가?감히 백청강을 상대로 저런 불손한 말이나 내뱉다니!백청강이 똥 씹은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너 지금 뭐라고 했어?”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을 유지한 채, 상대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말했다.“다시 말해줘? 그 더러운 손가락으로 다시 한번 내 몸에 손을 대면 그 망할 손가락 부러뜨린다고 했어!”“하하!”그 말을 들은 백청강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했다.“한지훈, 아주 거만한 녀석이네? 하지만 나한테 그런 말할 자격이나 돼? 나 백영그룹 셋째라니까? 너 같은 경호원이랑은 비교도 안 되는 신분이라고!”“내가 너 하나 죽이는 건 벌레를 죽이는 것보다 더 쉬워! 이제 조금 전 했던 네 말에 대해 사과해야겠지? 당장 꿇어!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백청강 추종자들이 입을 모아 소리쳤다.“맞아! 당장 사과해!”“어디 주제도 모르고 감히 백영그룹 황태자한테 그 따위 말을 지껄여?”“우리 도련님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넌 오늘 죽었어!”사람들의 질책과 비난에도 한지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느긋하게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고 싸늘한 눈빛으로 백청강을 쏘아보며 말했다.“백영그룹 셋째라고 했나?”백청강이 피식 웃더니 거만한 얼굴로 말했다.“그래. 이제 너와 나의 신분 차이를 알겠어? 하지만 이미 늦었어! 조금 전 네가 뱉었던 말에 대해 무릎 꿇고 사과하고 강우연 씨한테서 멀리 떨어져!”말을 마친 백청강은 다시 손가락으로 한지훈의 가슴을 밀쳤다.그 순간!우드득!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소름 끼치게 들렸다.한지훈은 그대로 손을 뻗어 백청강의 손가락을 뒤로 꺾어버렸다.“악!”백청강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손가락을 감쌌다. 90도로 꺾인 손가락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해지면서 이마에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감히 내 손가락을!”백청강의 두 눈이 시뻘겋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당황한 그의 추종자들도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게 됐잖아?"백영그룹 황태자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으니 한지훈은 오늘 제 무덤을 판 것이다.“백 대표, 괜찮아요?”그는 앞으로 나서서 백청강의 상처를 살피고는 뒤돌아서 한지훈을 비난했다.“한지훈 씨!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어떻게 이런 짓을…. 백 대표가 얼마나 귀한 손님인지 몰라요? 좋은 마음에 초대했더니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거예요!”한지훈은 냉랭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난 이미 경고했고 저쪽에서 먼저 경고를 무시한 겁니다. 와이프 체면을 생각해서 봐준 거예요. 아니었으면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북양 총사령관의 존엄을 건드린 자의 말로는 죽음뿐이었다.고작 대기업 후계자 주제에 감히 북양 총사령관의 위엄에 도전하다니!예전이었다면 지금쯤 백영그룹은 지구 상에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주변인들은 모두가 합세해서 한지훈의 오만함을 비난했다.백청강은 얼굴이 푸르뎅뎅해서 한지훈 노려보며 고함쳤다.“한지훈! 넌 죽었어! 절대 용서 못해! 다들 뭐 하고 있어? 당장 달려가서 저 놈의 손모가지를 부러뜨리지 않고!”지시를 들은 그의 추종자들이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그들은 한지훈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들이 힘없이 갑판에 쓰러져 신음을 흘렸다.다른 사람들은 한지훈의 거친 행동을 보고 겁에 질려 구석으로 도망쳤다.그 시각, 여자들과 같이 있던 강우연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다 같이 이쪽으로 다가왔다.“백 대표님, 손 왜 그래요?”“어떻게 된 거예요? 어쩌다가 싸움이 났어요?”“한지훈, 당신이 그런 거야?”여자들의 추궁에도 한지훈은 담담하게 강우연의 앞으로 다가가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지훈 씨, 어떻게 된 거예요? 사람들이랑 왜 싸웠어요?”겁에 질린 강우연이 작은 소리로 그에게 물었다.한지훈은 단답형으로 대꾸했다.“맞을 짓을 해서 좀 때렸어.”두 눈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백청강이 한지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한지훈이 다시 움직이려는 기미가 보이자 백청강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뭘 어쩌려는 거야? 나 잘못 건들면 네 마누라, 그리고 네 가족들 모두 좋은 꼴 못본다니까?”다른 재벌가 자제들도 한지훈이 싸늘한 얼굴을 하고 다가가자 모두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며 백청강의 뒤로 숨었다.당황한 백청강은 떨고 있는 친구들을 보고 욕을 한바가지 퍼붓고 싶었지만 한지훈이 다가가서 그의 멱살을 잡아 공중으로 들어올렸다.“이… 이거 놔!”목이 졸린 느낌에 백청강이 쿨럭거리며 발버둥질쳤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도 경악했다.저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자였나?“경고하는데 선 넘지 마. 그리고 내 아내와 가족들 건드릴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안 그러면 죽여 버릴 테니까. 너 말고 네 뒤에 있는 백영그룹도 너 때문에 망하게 될 거야.”한지훈은 한마디 한마디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했다.그의 살벌한 눈빛을 마주한 백청강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만큼 한지훈이 그에게 주는 압박감은 상당했다.백청강은 살아오면서 이렇게까지 압박감을 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한지훈은 피식 비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바닥에 던졌다. 바닥에 쓰러진 백청강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는 주먹을 불끈 쥐고 한지훈을 노려보았다.양천엽이 다가와서 그를 부축해서 일으켰다.“백 대표님, 화 풀어요.”짝!백청강은 짜증스럽게 양천엽의 귀뺨을 때리고는 얼 빠진 양천엽을 남겨두고 홀로 선실로 들어갔다.양천엽은 다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다행히 요트에는 의료진까지 대기하고 있어서 신속히 백청강에게 기본적인 처치를 해주었다. 남은 건 요트가 부두로 돌아가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로 했다.백청강은 씩씩거리며 소파에 앉아 연거푸 위스키를 들이켰다. 그의 주변으로 술잔이 나뒹굴었고 겁에 질린 서비스 직원은 그의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양천엽이 다가와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
갑판에 있던 재벌가 자제들과 직원들이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선장이 다급히 소리쳤다.“해적입니다! 일단은 반항하지 말고 그들의 말을 들으세요!”“뭐? 해적?”“세상에! 살면서 해적을 만나는 날이 오다니!”“우리 여기서 죽는 건가? 난 아직 젋어! 죽고 싶지 않다고!”일부 재벌가 자제들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강우연도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한지훈의 팔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지훈 씨, 우리 어떡하죠? 어쩌다가 해적들이….”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을 빛내며 그녀에게 말했다.“걱정 마. 아무 일 없을 거야.”그 시각, 총을 든 해적들이 요트에 오르기 시작했다.그들은 검은 피부에 알아듣지 못할 말을 지껄이며 선장과 직원들, 그리고 재벌가 자제들을 갑판 위로 몰았다.우두머리로 보이는 30대 사내가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안녕, 머저리들? 만나서 반가워.”사내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의 부하들이 허공에 대고 총질을 해댔다.갑판 위의 사람들은 겁에 질려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질러댔다.해적들은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돈 되는 거 다 내와!”우두머리가 유창한 한국어로 그들에게 말했다.그 뒤로 부하로 보이는 총을 든 해적이 큰 가마니를 가지고 오더니 물건을 쓸어담기 시작했다.일부는 내놓기 싫어 꼼수를 부리다가 해적의 주먹질에 피투성이가 되었다.그들은 예쁘장한 여자를 보면 끌고 한쪽으로 갔다.현장에 비명이 자자했다.강우연은 한지훈의 옆에 웅크리고 앉아 귀를 틀어막고 온몸을 떨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해적무리를 유심히 관찰했다. 총 열네 명에 총을 든 놈 여섯 명, 나머지는 칼을 들고 있었다.하지만 놀랍게도 갑판 위에는 양천엽과 백청강이 보이지 않았다.한지훈은 바로 영문을 알아차렸다.그 시각, 한 해적이 그의 앞으로 다가와서 욕설을 퍼부었다.“야, 돈 내놔!”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나 돈 없어.”말을 마친 그는 양팔을 벌리고 몸 수색을 허락했다.“이런,
한지훈은 한숨에 총을 든 해적들을 전부 쓰러뜨렸다.그들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몸에 총을 맞고 피를 뿜으며 갑판에 쓰러졌다.남은 해적들은 손에 든 칼을 내려놓고 바닥에 주저앉아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순식간에 반전된 상황에 모두가 놀랐다.한지훈은 날렵하게 몸을 날려 놈들의 무기를 전부 수거한 뒤, 선장에게 던졌다.그가 말했다.“다들 꼼짝 말고 여기 있어. 이따가 너희를 데리러 올 거야.”말을 마친 한지훈은 곧장 선실로 뛰어들어갔다.그 시각, 선실 내부에서 양천엽과 백청강은 음침한 미소를 띤 채, 상황이 정리되기를 기다렸다.“밖에 시끄러운 걸 보니 내 사람들이 벌써 도착했나 보군요.”양천엽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따가 애들이 강우연 데리고 이쪽으로 들어올 거예요. 즐거운 밤 보내세요.”백청강은 술기운에 취해 강우연을 품에 안는 상상을 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그때, 사신을 닮은 싸늘한 목소리가 입구에서 전해졌다.“누구랑 즐거운 밤을 보낸다고?”손에 총을 든 한지훈이 한발 한발 계단을 내려왔다. 그의 주변으로 진한 살기가 흩어지고 있었다.고개를 돌린 양천엽과 백청강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 어떻게 내려왔어? 애들이 널….”당황한 양천엽이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횡설수설했다.“바깥에 있는 해적들이 날 꼼짝도 못하게 만들고 너희는 이 기회에 밖에 있는 여자들한테 몹쓸 짓을 하려고 한 거야?”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며 그들의 가까이로 다가갔다.양천엽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설마 네가 밖에 있는 해적들 해치웠어?”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총구로 양천엽의 머리를 쳐서 쓰러뜨렸다.“쓰레기 같은 놈.”그가 차갑게 욕설을 내뱉었다.양천엽은 피가 흐르는 머리를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진 채,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정녕 한지훈 혼자서 밖에 있는 해적들을 전부 해치웠단 말인가!반면 이미 취기가 오른 백청강은 상황 파악이 덜 된 건지, 자리에서 일어서서 한지훈에게 욕
양천엽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한지훈,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감히 내 요트에서 사람을 때리다니! 게다가 상대는 백영그룹 황태자라고!”짝!한지훈은 다가가서 놈의 귀뺨을 날렸다. 강력한 한방에 양천엽은 그 자리에서 이빨이 부러지며 피를 토했다.“다시 한번 묻는다. 네가 했어?”한지훈이 싸늘하게 물었다.“아니야!”양천엽은 지금 잘못을 인정하면 끝장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한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밖에서 해적 한 명을 끌고 들어왔다. 그리고 놈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물었다.“누가 보내서 왔어?”겁에 질린 해적이 울먹이며 말했다.“해성 형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형님,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저도 돈을 받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절대 사람을 해칠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머릿수만 채우려고 온 거라고요….”“해성 형님이 누구지? 이 요트에 있어?”한지훈이 물었다.해적이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있긴 한데 형님이 죽여버렸잖아요…..”한지훈은 처음으로 당황했다.일이 이렇게 흘러간다고?그 시각,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던 양천엽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와 거래를 한 자가 죽었으니 증거는 사라진 셈이었다.다행인 건 아직 돈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하마터면 이대로 꼬리가 밟힐 뻔했다.한지훈도 더 이상 증거를 캐낼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한지훈! 어떻게 날 의심할 수가 있어? 내가 그런 비겁한 사람으로 보여?”양천엽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리쳤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고 양천엽을 노려보며 말했다.“적당히 해.”말을 마친 그는 다시 갑판으로 나갔다.그 시각 요트 주변에는 이미 경찰을 태운 보트가 배회하고 있었다.보트에서 무장 해경들이 요트로 올라왔다.그들은 신속하게 현장을 정리했다.한지훈을 발견한 강우연이 울먹이며 달려와서 그의 품에 안겼다.“지훈 씨, 정말 무서웠어요….”한지훈은 웃으며 그녀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괜찮아
며칠 뒤, 정오.오군 부두에 호화 요트 한척이 상륙했다.그것은 백영그룹에서 보낸 요트였다.갑판의 최전방에 하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싸늘한 풍채를 자랑하며 서 있었다.그는 다름 아닌 이틀 전 요트에서 한지훈에게 먼지 나도록 맞았던 백청강이었다.이틀이 지나 상처를 회복한 그에게서는 전에 없던 살기가 풍기고 있었다.“한지훈, 내가 돌아왔어. 누가 이길지 두고 보자고.”남자는 살기가 뚝뚝 흐르는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그의 뒤로 짙은 회색의 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따르고 있었다. 깡마른 체형에 얼핏 보면 인자해 보이지만 주변으로 강압적인 기운이 풍기고 있었다.“셋째 도련님, 부친께서는 오군에서 크게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일을 해결하라고 하셨습니다.”“알아요. 하지만 화가 나는 걸 어떡해요.”백청강은 망원경으로 전방에 있는 고층건물을 노려보며 분개해서 말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다친 자존심은 회복해야겠어요. 백영그룹의 권위에 도전한 자는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죠! 걱정 마세요. 백 명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중년 남자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당부했다.“도련님의 뜻이 정 그렇다면야 따를 수밖에 없지요.”백청강은 눈앞의 고층건물을 노려보며 살기를 번뜩였다.지난번 사건이 있은 뒤, 양천엽은 회사에 틀어박혀 회사 업무에 몰두했다. 그가 창립한 천용그룹은 심기일전으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이날 아침, 양천엽은 부하직원들을 데리고 부두로 가서 백청강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그는 멀리서 갑판 위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온몸에 긴장을 곤두세웠다.지난번에 일이 실패로 돌아간 뒤로 백청강이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성공시켜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는 완전히 백청강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고 백영그룹과의 인연도 여기서 끝이 나는 것이다.양천엽은 오늘을 위해 이틀 동안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이번에 백영에서 오군에 상업 회담을 오는 일을 빌미
백청강은 양천엽이 준비한 밴에 올라타고 어딘가로 향했다. 가는 내내 그는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백 대표님, 이번에는 강운그룹을 어떻게 요리하실 생각인가요? 바로 인수에 들어가실 겁니까?”양천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백청강은 창밖을 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고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양 대표, 뭐가 그렇게 급해?”양천엽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다급히 해명했다.“오해세요. 저도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런 거죠. 성공적으로 강운을 인수한다면 강우연은 대표님 손바닥 안에 있는 거 아닙니까. 물론 차질이 생기더라도 제쪽에서 미리 대비해 두겠습니다.”백청강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말했다.“일단 강운그룹으로 가서 얘기하자고.”“네.”양천엽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백청강을 태운 차가 강운그룹 본사 건물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백청강은 건물을 바라보며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양천엽과 이현철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강운그룹 경비원들은 그 기세를 보고 다급히 달려와서 인사했다.양천엽이 앞장서서 백청강을 안내하며 건물로 들어갔다.안내데스크 직원은 양천엽과 백청강을 보자 곧바로 회장 비서실에 사실을 알렸다.잠시 후, 양천엽이 신비의 남자와 함께 그룹을 방문했다는 소식은 회사 전체에 퍼졌다.한편, 한지훈은 오늘 기분이 무척 좋았다. 아침에 강우연을 회사에 데려다주고 바로 떠나지 않고 그녀의 옆을 지켰다.결혼식이 곧 다가오는만큼, 업무는 용이에게 맡기고 강우연과 시간을 더 보내려고 내린 결정이었다.최근에 그가 자주 회사에 방문했기에 어느새 강운 직원들과도 많이 친해졌다.그가 몇몇 직원들과 함께 탕비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입구에 강문복과 강희연이 나타났다.“강 이사님이 급하게 어디를 가시는 걸까요?”한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그런데 이때, 무언가를 발견한 한지훈이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옆에 있던 직원은 그에게서 풍기는 살벌한 기운에 놀라서 급하게 입을 다물었다.한지훈이 지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