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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남자들이 한지훈을 에워싼 틈을 타서 여자들이 강우연을 구석으로 끌고 가서 말을 걸었다.

한지훈은 분위기를 슥 훑어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양천엽이 그에게 술잔을 건네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다 같이 요트 위에서 노는 건데 무슨 일 있겠어요? 우린 술이나 마셔요.”

잠시 고민한 한지훈은 호기롭게 그들이 주는 술을 받아서 마셨다.

“우연 씨한테 들었는데 도영그룹에서 경호원 일을 한다면서요?”

양천엽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재벌가 도련님들이 비웃음을 지었다.

“뭐라고요? 지훈 씨 경호원이었어요?”

“도영그룹은 들어봤어요. 거기 대표가 도설현이었나? 얼굴이 꽤 예뻤던 걸로 기억해요.”

“지훈 씨, 여자 복 터졌네요. 도설현이랑 친해요? 연락처 좀 줄 수 있어요?”

몇몇이 한지훈에게 농담을 건네는 사이, 하얀색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한지훈에게 곧장 다가가더니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한지훈 씨, 난 말을 돌려서 말하는 법을 몰라요. 난 한지훈 씨가 강우연 씨랑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강우연 씨한테 반했으니까요.”

주변에 순식간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양천엽과 다른 재벌가 자제들은 흥미롭다는 듯이 피식피식 웃고 있었다.

그는 H시 백영그룹 오너 일가의 셋째 백청강이었는데 가장 예쁨 받는 도련님이었다.

그리고 거만하고 폭력을 좋아하기로 악명 높은 인간이기도 했다.

백청강의 눈에 난 사람들은 그의 일방적인 폭력을 피해가지 못하고 병원신세를 졌다고 한다.

게다가 H시에서 백영그룹은 4대 기업 중 하나였는데 시가 총액 수조를 자랑하는 대기업이었다.

약재 사업을 주로 하는 백영그룹은 H시의 절반 가량 되는 약재 시장을 독식하고 있었다.

현재는 인근 도시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그만큼 세력이 방대한 가문이라는 의미였다.

백청강은 한지훈을 망신 주기 위해 양천엽이 일부러 불러온 인물이었다.

부잣집 아가씨들에게 이끌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강우연의 얼굴에도 걱정이 가득했다. 잠시 고민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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