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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강우연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죄송하지만 저랑 남편은 사랑해서 한 결혼이에요. 우리 사이 좋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양천엽에게 말했다.

“우린 그만 돌아갈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표정이 음침하게 굳은 한지훈의 팔을 잡아끌었다.

조급해진 양천엽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우연 씨, 저 친구들 그냥 농담한 거예요. 오랜만에 나온 건데 이렇게 가면 내가 뭐가 돼요.”

“하지만 저 사람들이 저랑 제 남편한테 심한 말을 했잖아요.”

강우연이 불쾌한 기색으로 말했다.

그녀는 대놓고 한지훈을 무시하는 그들의 언행이 아주 불편했다.

양천엽이 다급히 사과했다.

“미안해요. 내가 대신 사과할게요. 평소에도 저러고 놀아요. 내가 잘 얘기할 테니까 걱정 말아요.”

강우연이 굳은 얼굴로 눈치를 살피자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는데 좀만 더 놀다 가자.”

그렇게 그들은 양천엽과 다른 재벌가 자제들을 따라 호화 요트에 올라갔다.

그들이 배에 오르자 양천엽의 얼굴이 음산하게 빛났다.

그는 이 틈을 타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요트에 올랐으니까 다들 준비하세요.”

“걱정 마세요, 양 대표님. 우리 애들 일 하나는 기가 막혀요. 바다로 나가면 애들 시켜서 보트로 요트에 접근할게요. 그리고 대표님은 적당한 때에 나서서 미인을 구한 영웅이 되는 거죠.”

수화기 너머로 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양천엽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이 성사되면 바로 돈을 입금하죠.”

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고 길게 심호흡한 뒤, 사람들의 뒤를 따라갔다.

그런데 등 뒤에서 갑자기 싸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온 건지, 한지훈이 팔짱을 끼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지훈 씨? 왜 여기 있어요?”

당황한 양천엽이 시선을 회피하며 물었다.

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다가 서서히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양 대표님, 조금 전에 누구랑 통화했어요?”

“아, 회사 일 때문에 전화한 거예요.”

양천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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