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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한지훈은 주저앉은 용이를 땅에서 끌어당겨 그의 팔을 자기 어깨에 걸쳤다.

“너 괜찮겠어?”

용이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 괜찮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한 채 빠르게 도관을 벗어났다.

문 앞까지 열심히 달려왔지만, 장미나는 결국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

곧 이곳을 떠나려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그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파이터 킹, 혹시 3년 전에 당신 손에 죽은 환희라고 기억하십니까?”

장미나의 소리에 한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잇따라 입을 열었다.

“기억나지 않습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걸음을 재촉하며 지프차로 향했다.

쿵!

순간 장미나는 끝없는 절망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지금껏 오빠를 위해 복수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장미나는 원수가 눈앞에 버젓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오빠를 죽인 장본인은 그의 이름은 커녕 닉네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파이터 킹 손에 죽은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힘없이 눈물만 주르륵 흘리며 한지훈이 지프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바로 이때 산 주위에 수십 대의 지프차와 장갑차가 쳐들어왔다.

차에 타고 있는 완전 무정한 수백 명의 병사는 지금 지프차에 타고 있는 한지훈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

갑작스러운 광경에 한지훈은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

곧이어 차태현 장군이 병사들 속에서 걸어 나오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허리춤에 총을 차고 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지피고 두 모금 빨더니 입을 열었다.

“파이터 킹, 오랜만이다! 오래 살다 보니 나한테 걸리는 날도 있네? 그렇지?”

이 말을 뱉고 있는 차태현의 험상궂은 얼굴에는 칼바람이 일어나는 듯했다.

용국에서 최고로 강한 오성 용수를 포위하고 있는 자기가 대단했다.

한지훈은 덤덤하게 차에서 내려와 자기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수백 명의 병사들을 둘러보며 웃었다.

“겨우 이 정도로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덤덤하기 그지없는 그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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