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주저앉은 용이를 땅에서 끌어당겨 그의 팔을 자기 어깨에 걸쳤다.“너 괜찮겠어?”용이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 괜찮습니다.”두 사람은 서로 의지한 채 빠르게 도관을 벗어났다.문 앞까지 열심히 달려왔지만, 장미나는 결국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곧 이곳을 떠나려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그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파이터 킹, 혹시 3년 전에 당신 손에 죽은 환희라고 기억하십니까?”장미나의 소리에 한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잇따라 입을 열었다.“기억나지 않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걸음을 재촉하며 지프차로 향했다.쿵!순간 장미나는 끝없는 절망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지금껏 오빠를 위해 복수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장미나는 원수가 눈앞에 버젓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그뿐만 아니라 오빠를 죽인 장본인은 그의 이름은 커녕 닉네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파이터 킹 손에 죽은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힘없이 눈물만 주르륵 흘리며 한지훈이 지프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그러나 바로 이때 산 주위에 수십 대의 지프차와 장갑차가 쳐들어왔다.차에 타고 있는 완전 무정한 수백 명의 병사는 지금 지프차에 타고 있는 한지훈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갑작스러운 광경에 한지훈은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곧이어 차태현 장군이 병사들 속에서 걸어 나오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그는 허리춤에 총을 차고 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지피고 두 모금 빨더니 입을 열었다.“파이터 킹, 오랜만이다! 오래 살다 보니 나한테 걸리는 날도 있네? 그렇지?”이 말을 뱉고 있는 차태현의 험상궂은 얼굴에는 칼바람이 일어나는 듯했다.용국에서 최고로 강한 오성 용수를 포위하고 있는 자기가 대단했다.한지훈은 덤덤하게 차에서 내려와 자기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수백 명의 병사들을 둘러보며 웃었다.“겨우 이 정도로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덤덤하기 그지없는 그의 모습을
피식!목에 차가운 느낌이 들더니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듯했다.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차태현의 시선은 옆으로 기울이면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쿵쿵쿵……몸과 떨어진 그의 머리는 그렇게 섬뜩한 모습으로 십여 미터나 굴러떨어졌다.장군이 숨짐으로 이 부대는 피동적인 상황에 부닥치게 되며 그들을 향한 무섭고 일방적인 살육이 펼쳐지게 된다.무서운 속도로 병사들이 줄줄이 쓰러지며 총소리도 끊이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 명의 시체가 사방에 널브러지고 공기 중에는 피비린내가 진동했다.한지훈은 이곳에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도관 뒤쪽의 벼락 끝을 따라 떠났다.그들이 떠나고 나서 1분도 되지 않은 사이에 또다시 병사들이 우르르 모여왔다.병사들은 사방에 널려있는 시체를 보고 저도 모르게 들숨을 내쉬게 되었다.심지어 잔혹한 광경에 토하는 병사도 있었다.데굴데굴 굴러떨어진 차태현의 머리를 보게 된 부사관은 두 눈에 핏발까지 서리게 되었다.그는 히스테리를 부리며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즉시 용문산 전체를 봉쇄한다! 파이터 킹은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다. 장갑차 백 대와 드론중대를 소집하여 샅샅이 수색하도록 한다. 그리고 즉시 포화 부대와 연락해서 융단 폭격을 진행하도록 한다. 개미 한 마리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말을 마치고 부 장군은 차태현 장군의 시체를 향해 군례를 올렸다.뒤에 있던 병사들도 동시에 그의 시체를 향해 정중하게 군례를 올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용문산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수만 명의 병력과 수없이 많은 드론이 총출동하여 물틈없는 수색이 시작되었고 조금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 구역은 잿더미로 변하게 된다.산밑에 있는 포화 부대에서 그 구역을 상대로 거침없이 폭격하기 때문이다.쿵쿵쿵!용문산은 전쟁의 불길 속에 파묻히게 된다.끊이지 않은 포화 소리가 수십리로 퍼져나가 하늘까지 진동하고 있다.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예서 마을의 주민들도 용문산에서 울리는 포화 소리를 듣게 되었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바라보면
용이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웃더니 한지훈은 몸을 돌려 벼락에서 뛰어내렸다.그는 마치 민첩한 원숭이처럼 벼락에 튀어나온 돌을 디디며 막힘없이 아래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포화 부대 근거지에 이르게 되었다.천천히 몸을 숙여 돌 뒤에 몸을 숨긴 채 포화 부대의 방어진을 관찰하기 시작했다.지금 포화 부대는 한차례의 폭격을 끝내고 마침 탄알을 보충하고 휴식하는 시간을 보냈다.공중에는 아직도 드론이 떠 있으며 포화 부대의 근거지를 밀접하게 감시하고 있다.아마 한지훈이 근거지를 습격할 것이라고 예상했을지도 모른다.한지훈은 그렇게 가장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뒤덮을 때까지 기다렸다.정오가 되자 밀림은 무덥고 습하기 그지없었다.포화 부대의 병사들도 고강도의 경계와 공격에 무척이나 지친 상태로 보였다.바로 이때 한지훈은 공중의 드론을 주시하며 허리춤에서 침을 꺼내 들었다.손을 휘두르는 순간 침은 그대로 드론을 향해 쏘아갔다.땡땡땡!침은 그대로 드론 내부로 날아가 핵심 운동 에너지를 파괴해 버렸다.순식간에 드론에서 불꽃이 튕기면서 좌우로 흔들리다가 쿵 하고 땅에 그대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드론 작전 지휘부에서 이를 지켜보던 병사는 즉시 일어서서 보고했다.“보고드립니다! 포화 부대 078번 드론이 파괴되었습니다!”“즉시 포화 부대 봉쇄한다! 어서! 절대 파이터 킹에게 당해서는 안 된다!”순식간에 수천 명에 가까운 병사들이 포화 부대 주위를 포위해 버렸다.한편, 한지훈은 이미 훌쩍 뛰어넘어 시간을 확인하고 나서 근거지로 쳐들어갔다.그는 빠른 속도로 뒤로 떨어져 구르더니 땅에 납작 엎드려 앞으로 거침없이 기어갔다.그리고 폭탄을 가득 심은 중갑차 뒤에 몸을 숨겼다.탁탁탁!마침 순찰하고 있던 5인으로 조성된 소대가 앞을 지나가고 있다.소대의 팀장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드론을 줍고 훑어보더니 근거지로 보도를 올렸다.“보고드립니다. 드론은 찾았는데, 적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한지훈은 지금 중갑차 밑에 납작 엎드려 입에 비수의 칼
탕!수백 미터나 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총알은 무섭게 쏘아 나가 한 병사의 허리춤을 가로질러 병사 뒤에 있는 탄약 상자를 명중했다.쿵!순간 하늘을 뒤흔드는 듯한 굉음이 천지에 울리면서 불꽃이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쿵쿵쿵!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포화 근거지 전체에 연쇄 반응이 무서운 속도로 일어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근거지는 불바다로 변해 훨훨 타오르며 수많은 병사가 불바다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볼 수 있다.이미 숨진 병사도 부지기수이지만 겨우 도망 나왔다고 하더라도 얼마 가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만다.한지훈은 지금 나무 위에 우뚝 서 있다.하늘까지 벌겋게 물들인 불바다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다.잠시 지켜보더니 그는 곧 훌쩍 뛰어내려 밀림 속으로 습격해 갔다.처참한 비명은 아직도 천지가 뒤흔들릴 정도로 끊이지 않고 있다.서예 마을에서도 폭발이 안겨다 준 크나큰 충격을 느꼈고 마을 주민들은 지금 불길이 솟아오르는 용문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한편, 다른 작전부에 있는 부 사관은 포화 근거지가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해 마지 못했다.그는 위성 전화를 땅에 집어 던지며 히스테리를 부렸다.“파이터 킹! 반드시 내 손으로 잡아서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말 거야!”“즉시 모든 부대를 소집한다! 용문산 전체를 샅샅이 뒤져 반드시 파이터 킹을 찾아내야만 한다. 변방 지역의 부대와 연락을 취해 무장 헬기를 동원하여 용문산 공중 구역을 포위하도록 한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다! 파이터 킹이 용문산에서 살아 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부 사관은 일단 파이터 킹이 살아서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용구의 수십 만 명에 이르는 파용군이 복수하러 오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때가 되어 수십 만 명의 파용군과 대면하게 되면 오국은 극심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그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일련의 연쇄 반응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그러므로 모든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파이터 킹은 반드시 이곳에서 죽어야만 한다.한지훈은 포화 근거지를 떠나
수뢰탄 하나가 입구에서 데굴데굴 굴러들어 왔다.“폭탄이다!”부사관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마디만 남긴 채 뒤로 물러나며 땅에 바짝 엎드렸다.쿵!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불꽃이 하늘을 찌르며 작전부 전체가 날아가 버렸다.순간 이곳은 초토화가 되어버리고 병사들은 피범벅이 되어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다.부사관도 팔다리가 끊어지고 온몸에 피가 낭자했다.그는 피 바닥에 힘없이 쓰러진 채 기관 단총을 들고 서서히 다가오는 낯선 얼굴을 보게 된다.“파, 파이터 킹……”부사관의 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모습으로 그의 앞에 우뚝 서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여유롭게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천천히 몸을 숙여 앉아 담배를 부사관의 입에 넣었다.그러고 나서 그는 부사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며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작전부는 그렇게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전멸되었다.한지훈은 이곳에 머물지 않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난 지 5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주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그들도 작전부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는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다.다들 비할 데 없는 두려움을 견디며 모든 과정을 주시했다.그들은 파이터 킹이 진정 인간인지 아니면 귀신인지 판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적지 않은 연합군은 두려움에 벌벌 떨며 물러서기 시작했다.이러다가 그들 또한 똑같은 죽임을 당할 것만 같았다.총이 무서워서 물러나가는 것이 아니라 적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주위를 물들이고 있는 공포감이 두려운 것이다.바로 이때 용문산 위에 헬기 한 대가 공중에 선회하고 있다.그들 또한 용문산의 처참하기 그지없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헬기에는 군복을 안에 입고 겉에는 검은색 두루마기를 두른 중년 남자의 얼굴빛이 어둡기 짝이 없다.“다들 철수시켜. 이대로라면 그들도 쓸모없는 희생 품이 될 거야.”“총사령관님, 정말 이대로 그만두실 겁니까?”어깨에 별이 세 개나
순간 300명의 신룡전 고수들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절벽 아래로 줄줄이 떨어져 검은색 그림자로 변하더니 밀림 속을 누비며 다녔다.그들은 마치 산에서 내려온 맹호처럼 파죽지세로 수백 명이 넘은 완전 무장한 병사를 죽였다.쿵쿵쿵!폭발음이 밀림 속에서 끊임없이 울려오고 있다.용문산 전체는 수백 개의 작은 전쟁터로 나뉘어졌다.선진적인 무기를 갖춘 병사들은 지금 천룡전 고수들의 눈에 개미처럼 보인인다.밀림 곳곳에서 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지고 총소리 폭탄 소리 게다가 장갑차가 폭파되는 소리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쓱!그림자는 밀림을 가로지르며 병사들의 목숨을 앗아가도 푸른 숲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다.그는 칼끝에 묻은 피를 핥고 나서 몸을 돌려 다른 전쟁터로 쏜살같이 날아갔다.우르릉!우람하기 그지없는 한 장한은 정교한 방탄복을 입고 양손에 무게가 백 근에 가까운 기관총을 들고 나타났다.그는 탄약을 몸에 업고 수천 명에 달하는 병사들을 향해 미친 듯이 발사했다.“따따따따!”기관총은 쉴 새 없이 탄알을 분사하며 염라대왕의 가장 예리한 무기로 변해버렸다.총알이 닿는 곳마다 수백 명의 병사가 폭파하여 피 안개로 변해 버리곤 했다.밀림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 벼락 끝에 이기적인 몸매를 지닌 여인은 검은색 작전 옷을 입고 이어폰을 끼고 있다.몸에 딱 붙은 옷은 여인의 아리따움을 그대로 드러내고 깔끔하게 머리까지 묶으니, 절세미인이 따로 없다.여인은 지금 왼쪽 발을 큰 돌 위에 놓고 손에 저격총을 들고 있다.그리고 한쪽 눈을 감은 채 렌즈로 병사들을 가득 실은 장갑차를 주시하고 있다.제대로 조종하고 나서 여인은 씩 하고 차갑게 웃더니 방아쇠를 당겼다.펑!저격총에서 탄알이 쏘아 나가며 천 미터 밖에 있는 장갑차의 오일 탱크를 명중했다.우르릉!장갑차는 그대로 폭파해 버리고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병사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그들은 불바다에 힘없이 삼켜버린 채 처참하게 울부짖으며 몸에 불을 달고 닥치는 대로 날뛰고 있다.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조금 전 용문산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그들은 5만 명에 가까운 병력을 잃게 되었다.각자 자기 국가로 보고를 올릴 수밖에 없게 되었고 고위층의 토론을 거쳐 용국에게 상담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용국 측에 간절하게 부탁한 덕분에 살육을 비로소 멈출 수 있었다.아니면 10만 대군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멸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용국은 나서서 이번 위기를 막았지만, 오국에게 손실을 돌이킬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았다.왜냐하면 변방 지역의 모든 일은 파이터 킹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파이터 킹의 뜻은 아주 분명한데, 그것은 바로 한 명도 빠짐없이 죽이는 것이다.10만 대군 중의 그 누구도 숨이 붙어있게 해서는 안 된다.그리하여 오국은 어쩔 수 없이 항복하게 되었고 지금과 같은 육방 회의가 개최된 것이다.그들은 앞으로 배상에 관해 의논을 진행하게 된다.하지만 지금까지 파이터 킹은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의 졸병마저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타국 인물들은 모두 자기 나라에서 위엄이 있고 존경을 받는다.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리며 이러한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싸움 소리는 점점 커지며 회의실 전체가 떠내려갈 지경이다.떠들썩한 가운데 총사령관인 테이와 차태현은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쿵!갑자기 누군가가 회의실의 문을 거칠게 차버렸다.한지훈은 미처 피로 물든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드디어 나타났다.뒤에 신룡전의 군신급 강자 4명도 함께 회의실로 걸어 들어왔다.한지훈이 나타나는 순간 떠내려 가든 회의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그의 기세에 다들 억눌려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지금 한지훈의 몸에는 전의와 살의가 폭발하듯이 넘쳐흐르고 있다.특히 온몸에 물들어 버린 피를 바라보며 타국의 군관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이 사람이 바로 파이터 킹이야?’‘엄청 젊은 것 같은데?’“파이터 킹! 당시 도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 당신이 우리 측 병사를 2만 명이나 죽였습니다! 저는 이대로 눈 감
회의실은 또다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사람들은 숨도 크게 쉴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에 벌벌 떨렸다.한지훈의 몸에서 풍겨 나오고 있는 살기가 너무 둔탁하고 무거웠기 때문이다.특히 몸에 물들어 있는 피는 조금 전에 처참한 전쟁을 겪었음을 시시각각 알려주고 있다.기선 제압하려고 했던 이들은 파이터 킹의 기운에 억눌려 감히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되었다.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자, 한지훈이 냉랭하게 입을 뗐다.“다들 할 말이 없으시면, 우리 측 요구를 제기하겠습니다.”“첫째, 즉시 변방 20리 밖으로 철군하시기 바랍니다. 1 미터라도 적을 시에는 30만 파용군을 거느리고 당신네 나라로 쳐들어갈 것입니다.”“쓰읍!”각국의 군관들은 표정이 굳어져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제일 앞쪽에 앉아 있는 테이와 차태현 총사령관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지금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받아들이겠습니다.”한지훈은 씩 웃더니 이어서 요구를 제기했다.“둘째, 배상금으로 각국에서 500억씩 내주시기를 바랍니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 달러로 지급합니다.”그러자 각국의 군관들은 동시에 발끈했다.“말도 안 됩니다! 500억 달러라니 절대 불가능합니다!”“우리는 담판하러 온 것이지, 이러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배상금은 절대 줄 수 없습니다! 절대! 차라리 다시 전쟁을 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한지훈은 흥분해 마지 못한 군관을 상대로 덤덤하게 테이블 위에 던졌던 은총을 들어 허공에 대고 연속 세 발 쏘았다.총 소리와 함께 회의실도 다시 정숙해졌다.조용해지자, 한지훈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싫으시면 전쟁을 발발해도 된다는 뜻으로 간주하고 준비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군관들은 그제야 황당해 마지못하며 갈팡질팡하기 시작했다.용국과의 전쟁이 발발 된다면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점은 단 하나도 없다.지금의 용국은 백 년 전에 나약했던 그 용국이 아니다. 이제는 국제적으
과거 한지훈과의 대결에서 처참한 패배를 경험한 유회원은 당시 체념하고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그는 한지훈과의 대결에서, 본인이 가장 아끼던 천도 무영권조차 잃어버리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의 뒤에는 같은 4성 천왕계인 광명 좌우사 두 명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한꺼번에 몰려들어 한지훈을 포위 공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천신계의 강자인 우천존 또한 이 자리에서 대기를 하며, 얼마든지 한지훈을 처단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은 그 누가 보기에도 한지훈에게 있어 필사의 판국이었다. 한편, 금방 막 태양 광장에 도착한 진강은 죽어라 주먹을 불끈 쥔 채 두 눈에서는 거의 불이 뿜어져 나올 기세였다. 그는 실력이 약한 자신이, 사령관을 도울 자격조차 전혀 안된다는 사실에 매우 한스러워하며, 한지훈이 점점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양령아도 잔뜩 화가 난 채 눈에 눈물을 머금고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비록 그녀는 삼성 지급 사령관의 실력을 지니고 있긴 했지만, 상대 중 가장 약한 실력이 무려 4성 천급 천왕계였기에 그녀 또한 무력감을 느끼게 됐다. 설마 그동안 백전백승하며 용국을 수년간 호위했던 전신 한지훈이 정말 이곳에서 운명하기라도 하겠어? “흥, 이 모든 게 한지훈이 건방지게 군 탓이야. 감히 천신계의 고수에게 이렇게 불경스럽게 대하다니. 당장 죽어도 싸!”“그가 제 아무리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더라도, 오늘은 반드시 죽게 될 거야!”“정 억울하면 한지훈이 여태 멍청하게 군걸 탓해. 광명존은 이미 그한테 살 길을 줬었고, 그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따금 수군대기 시작했고, 다들 예외 없이 모두 광명존의 편에 서 있었다. 이게 바로 세상의 현실이었다. 어느 한쪽의 실력이 더욱 강하면 군중들은 흔히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결국 강자를 도와 말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있을 테니까. 약자는 이 세상으로부터 잊히는 것 외에 굴욕밖
이 틈을 타, 나국화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비꼬았다. “만약 그때 네가 나한테 조금이라도 더 체면을 세워주었더라면, 지금 난 이렇게까지 방관하지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 됐네, 이 모든 건 네가 자초한 거야!”당시 데클라 호텔에서 한지훈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후로부터, 나국화는 줄곧 원한을 품고 있었다. 심지어 한지훈과 양령아는 그 후 멤비스로 향하면서도 나국화에게 알리지 않았고, 더욱이는 그를 죽는 것보다 더 괴롭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나국화는, 지금 궁지에 몰린 한지훈의 모습에 기뻐났다. “사실 난 정말 네가 천왕계의 강자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하지만, 천왕계 강자면 뭐 어때? 비록 네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쉽게 억누르고 고개를 못 들게 할 수 있지만, 유 선생은?”“그리고 이 어르신은?” “네가 과연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무너뜨릴 수 있을까?”“실력은 중요한 요소일 뿐, 때로는 숲 전체를 바라볼 줄 아는 시야가 필요해!”나국화는 어깨를 높이 쳐들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비꼬았다. “그래도 넌 여전히 나한테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그러자 한지훈이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 “뭐라고?”그 말에 화가 난 나국화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손으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좋아, 좋아! 오늘 내가 똑똑히 지켜봐야겠어. 네가 어떻게 처참하게 이곳에서 피를 뿌리게 되는지!”“한지훈, 한용의 체면을 봐서라도 만약 네가 정말 꼼짝없이 잡히게 된다면, 내가 오늘 네 시체를 아주 깔끔하게 남겨둘게!”우천존은 한지훈을 흘겨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허허, 내 시체를 남겨 두겠다고? 천신계의 강자를 확실히 감당할 수 없긴 하지만, 너네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뭐가 됐든 난 네 제자가 아니니, 네가 한 모든 말은 나에게 있어서 아무런 소용도 없어!”한지훈은 차갑게 맞받아쳤다. “한지훈, 너 정말 겁도 없구나! 네가 감히 천신계의 강자한테 도발을 하다니!”
곧이어 한줄기의 노을빛이 유회원의 몸을 뒤덮었다. 이내 방금 그가 입은 부상은 눈에 띄는 속도로 호전되었고, 심지어 뼈가 부러진 팔까지도 다시 멀쩡히 회복되었다. 그제야 유회원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한지훈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우린 천신계 강자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어. 영원히 거역할 수가 없거든!”유회원은 차가운 웃음을 보였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강력한 용병을 손에 넣게 됐다. 한지훈이 아무리 강해도 뭐 어떠한가? 방금 한지훈으로부터 주먹 세 방이나 맞아도 뭐 어떠한가? 오늘의 일이 만약 세상에 퍼지게 된다면, 그의 명성은 오히려 한 단계 더 올라갈 거라 믿었다. 왜냐하면 그의 뒤에는 천신계의 강자가 서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질 수밖에 없고, 이길 수도 없다고?”하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우천존을 바라보았다. 한편으론 그의 온몸은 우천존의 위압을 받아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다. “난 너랑 상의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너한테 이미 정해진 결말을 알려주려는 거야!”우천존의 목소리에는 끝없는 위엄이 배어 있었다. 마치.. 신이 땅강아지에게 명령을 내리듯이. “한지훈, 나도 너의 실력을 보고 매우 놀라긴 했어. 그러나, 운명이라는 건 종종 네가 장악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광명파의 실력은 네가 감히 가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광명파에 맞서는 모든 자들의 운명은 단 하나뿐이다. 그건 바로 죽음이다!”“네가 죽기 전에 너한테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당장 천생 서문을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기 직전까지 널 고통스럽게 괴롭힐 거야!”유회원의 두 눈에서는 두 줄기의 정광이 뿜어 나왔고, 이따금 다시 위용을 회복한 듯했다. “흥! 내가 진작에 너한테 말했었잖아. 여기는 용국이 아니니 모든 일을 조용히 처리해야 한다고! 그런데 지금 결과가 어떻게 됐지? 너는 너의 신룡전이 하늘을 찌를 듯이 위용이 넘친다고 생각해? 내가 이곳에서 20년이란 오랜 시간을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거든!
그가 바로 진정한 천신계의 강자라고 할 수 있다. 한지훈은 한껏 경계하며 그를 흘겨보았다. 방금 한지훈이 유회원을 처단할 수 있었던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그는 그저 천생서문의 해독법에 따라 했을 뿐이다. 그러나 천신계의 강자를 상대로, 한지훈은 반격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것은 마치 개미와 코끼리의 승부처럼 느껴졌다. 개미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떼를 지어 몰려들더라도, 자신의 체중의 10배나 넘는 코끼리가 발을 살짝 들기만 하면 얼마든지 짓밟힐 수 있으니까. “우천존님! 제가... 창피하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유회원은 두 눈에 원한을 가득 품은 채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역시! 한지훈의 예상대로, 호천 6 존 중 한 명인 우천존이 직접 나타난 것이었다. 설마 광명존과 우천존 사이에, 정말 숨겨진 관계가 있기라도 한 건가? 방금 우천존이 나타났을 때의 온 하늘에 가득했던 노을빛, 그리고 다시 광명존의 존호를 다시 되새겨보던 한지훈은 문득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사실 그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다. 광명존이 용심을 찾으려는 건 어쩌면 우천존을 위해서일 수도 있었다. “역시 호천 육존은 명불허전이시네요. 저 한지훈, 인사드립니다!”한지훈은 우천존을 향해 공손히 손을 내밀었지만 절대 몸은 숙이지 않았다. 우천존은 그런 한지훈을 살기 어린 눈동자로 흘겨보았다. 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 빌어먹을 놈!”“신분이 천신계 강자시니 세상의 불문율의 규칙을 절대 잊지는 마십시오! 천신계는 결코 멋대로 세속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한지훈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지훈! 네가 감히 우천존님께...”유회원이 나서려 하자, 우천존은 손을 살짝 흔들며 광명존의 말을 직접 끊었다. “좋아. 네가 처음이야. 감히 이런 말투로 나를 상대하는 사람은!”“한용은 정말 좋은 손자를 뒀네. 하지만, 오늘 이 싸움에서 너는 반드시 져야 돼!”우천존의 목소리에는 위엄이 넘쳤고,
유회원은 입으로 끊임없이 피를 토해내는 한편, 방금 맞은 그 주먹으로 인해 온몸이 마치 부서진 것처럼 계속하여 아파났다. 이럴 수가?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한지훈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이긴 하지만 결국 기껏해야 유회원과 동급일 뿐이었다. 반면 유회원은 일부러 자신의 실력을 조절하며 줄곧 4성 천 급 천왕계에 머물러 있던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진작에 천신계을 돌파할 수도 있었다. 힘이나 경험이나, 그는 어느 하나 한지훈한테 지는 게 없었다. 그런데... 한지훈의 그 주먹이 뜻밖에도 쉽게 자신을 깔아뭉갤 줄이야? 마치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차원의 수준인 것처럼. 악에 받친 유회원은 주먹을 꽉 쥐었다. 비록 그의 손에는 아직 네 병의 용혈이 있긴 했지만, 두 병을 마신 것만으로도 이미 한계였다. 여기서 더 마시면 그는 정말 연소하여 죽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유회원에게 천천히 다가가, 다시 주먹 한 방을 날렸다. 유회원이 만약 다시 한번 주먹을 맞게 된다면, 그는 아마도 그 자리에서 즉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 갑자기 엄습해 오는 강력한 기운이 한지훈의 주먹을 직접 막았다. “쿵!”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한지훈은 급히 발을 구르며 뒤로 몸을 굴렀다. 곧이어 저 멀리서 위엄 넘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지훈, 네가 여태 저지른 죄행이 얼마나 많은데, 음양존을 죽인 것도 모자랄 판에 이젠 광명존까지 죽이려 해?” 한 줄기 그림자가 유유히 나타났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사람의 두 발은 허공에 머무른 채, 인간 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의 등장과 함께 하늘은 순식간에 만 갈래의 노을빛이 물들게 되었다. 심지어 멀리 천리 밖에서도 똑똑히 그 모습을 보아낼 수 있었고, 태양 광장 사방 10리 안의 하늘은 그렇게 모두 색이 변하게 되었다. 이내 광장에 있던 사람들은 정체 모를 그림자를 쳐다보며 무릎을 꿇고는 절을 하기
“역시! 한지훈, 이건 정말 예상 밖이야!”유회원은 가슴을 움켜쥔 채, 입에서는 끊임없이 피를 뿜어냈다. 만약 그의 몸에 용혈이 배겨 있었다면, 그는 진작에 이보다도 더욱 많은 출혈이 있었을 것이다. “설령 같은 용인이라 할지라도 너는 오늘 죽어야 돼!”이내 유회원은 갑자기 고함을 지르면서 알 수 없는 작은 병 하나를 꺼내 용혈 한 모금을 마셨다. 용혈을 막 마시자마자 유회원의 기세는 다시 강해졌다. 원래도 천신에 가늠 가는 위세를 지니고 있었던 그는, 지금은 더더욱 무서운 신위를 품게 되었다. 심지어 일반인들은 그를 감히 마주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대제사장님, 저... 저 놈이 용혈을 한 모금 마신 것 같은데요? 설마 한지훈을 대적하려 하는 걸 가요?”한 제사장이 다소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이전에 광명존 또한 용혈을 한 번 복용한 적이 있었는데, 만약 단 시간 내에 거듭하여 용혈을 복용한다면 자신의 생명에게도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용혈이 인체의 잠재력을 무한히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끊임없이 잠재력을 자극시키다가는, 인간의 몸은 자연 연소하게 된다.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저 또한 한지훈이 광명존을 이 지경까지 몰아넣을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제가 보기에 오늘 일전은 결과가 어떻든, 한지훈의 이름이 아마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될 것 같아요!”산토스는 굳어진 안색을 한 채 말했다. 어느새 유회원은 기세가 이전과는 정말 다를 뿐만 아니라, 그의 피부에는 적색의 붉은빛까지 감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근육도 변화하고 있었다. 절대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 지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그가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더라도, 태양 광장 전체는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모두들 한지훈이 광명존을 이 지경까지 몰아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도 한지훈에게 있어 이미 한계일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만민이 주목하는 가운데 유회원은 움직이기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평범한 한 방이었지만, 유회원은 전혀 그 일격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그 주먹은 그의 가슴을 강하게 가격했고, 강력한 힘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유회원의 몸은 미세하게 떨며 뒤로 물러섰고, 가슴에서 기혈이 뒤섞여 거의 피를 토할 뻔했다.“너는 정말 네 한 방이 나를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이 세상에 절대는 없다! 천생서문에 기록이 있는 걸 알았으면, 이런 식으로 나와 결전을 벌이면 안 되지!”한지훈은 냉소적으로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이 권법에 대한 이해라면, 유회원은 한지훈의 적수도 되지 않았다.천생서문은 오직 한씨 가문 사람들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외부인이 아무리 일부 기록을 전수받았다고 해도 그 깊이를 완전히 깨달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전투 경험에 있어서도 유회원은 한지훈과 비교할 수 없었다!한지훈은 이 길을 걸어온 동안 경험을 수없이 쌓았고, 그는 수차례의 위험한 상황에서 홀로 싸워 나오며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다!그가 이룬 것은 단순한 전투 경험이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투의 대가였다!매번 열국의 결투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적들과 싸워야 하는 대전이었고, 한지훈의 일격에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땅에 떨어졌다. 이런 경험은 유회원이 상상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험악한 전장이었다!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들 모두는 전투 경험과 실력에서 유회원이 한지훈보다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결국 그는 20대 초반의 젊은이에 불과한 한지훈을 이길 수밖에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회원이 아무리 고도의 권법을 구사하고, 아무리 전투 경험으로 꾀를 부려도 결국 한지훈은 평범해 보이는 한 방으로 유회원의 치명적인 공격을 뚫고 이겨냈다!“불가능해! 이건 절대 있을 수 없어!”유회원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같은 기술로 그는 오륙의 첫 번째 천왕을 처치한 경험이 있었고, 그 누구도 그의 주먹 앞에서 3번 넘게 버
광명좌사는 방금 전의 장면을 이미 열 번도 넘게 되새겨 보았다.그가 보기에, 광명존이 두 주먹을 꽉 쥐는 순간 마치 엄청난 틈이 생긴 듯 보였고, 이때 한지훈이 그 틈을 노려 반격할 기회가 온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사실, 그것은 한지훈을 유인하려는 함정이었다!수많은 강자들이 이 한 방에 죽어갔으니, 한지훈도 예외가 될 리가 없었다.광명좌사의 말이 떨어지자, 산토스는 잠시 눈을 감고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한지훈은 경험이 너무 부족해. 방금 전 살기가 완성된 순간, 유회원이 그렇게 큰 틈을 보일 리가 없지!”“이는 한지훈에게 함정을 던져준 거다! 안타깝군...”이때, 한지훈 역시 광명좌사와 산토스의 말대로 순식간에 반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반격 역시 함정에 걸려든 것이었다!“정말 실망이군. 조금만 속임수를 써서 널 이길 수 있는 걸 알았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싸우지도 않았어!”유회원은 냉소를 띤 채 말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한지훈의 실력을 과대평가했다고 생각했다. 한지훈의 지금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 같았고,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부족했다.그렇게 명백한 틈을 자신의 실수라고 착각할 정도라니, 웃을 수밖에 없었다.외부에서 떠도는 한지훈에 대한 소문들이 지나치게 과장되었음을 깨달았다.그저 한지훈보다 훨씬 더 수준 미달인 사람들이 떠든 말일 뿐이었다. 이 순간, 유회원 또한 속으로 자신을 비웃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도 한지훈을 높이 평가했던 이유가 천생서문 때문이지 않은가! 이를 손에 쥔 사람은 결코 경시할 수는 없지만, 한지훈의 식견과 경험, 그리고 수단이 어찌 자신과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그때, 한지훈이 벌인 반격은 유회원이 너무나도 쉽게 피할 수 있었다.유회원은 옆으로 비껴가며,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일격을 날렸다!이 한 방은 필살의 일격이었고, 이는 살기의 마지막 일격이기도 했다!만약 한지훈이 맞게 된다면, 그는 즉시 죽음에 이를 것이다!유회원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한지훈이 반드시 죽게 될 거라고
유회원은 천천히 두 눈을 뜨며, 마치 신령처럼 내려다보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이미 눈치챘구나! 하지만, 늦었다!”진정한 천위가 형성되며, 이는 필살의 일격이었다!상대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전혀 막을 수 없었고, 이 권법이 천도무영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사실, 그것은 그림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무형이었으며, 그 무형 속에서 필살의 기세가 형성되어 주먹의 그림자 속에 갇힌 사람은 마치 온수에 데쳐진 개구리처럼, 자기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유회원은 마치 천신이 강림한 듯, 주위에 바람 하나 없이 몸이 춤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태양 광장 전체에서 수많은 모래와 돌들이 휘날리며, 마치 이 세상에 무형의 거대한 손이 내려와서 광장을 완전히 감싸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에휴, 사실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의미 없었어.”“한지훈은 뛰어난 인물이지만, 결국 너무 젊다. 그의 경험 부족이 바로 가장 큰 단점이지. 평범한 강자들과 싸우면 이길 수도 있겠지만...”말을 이어가는 산토스의 얼굴에는 안타까운 표정이 떠올랐다.“그렇지만, 결국 상대는 광명존이다! 처음부터 한지훈은 불리했고, 그것이 바로 그의 비극의 시작이다!”산토스는 한지훈이 이길 수 있기를 바랐지만, 세상의 일은 사람의 의지로 바꿀 수 없는 법이었다.결국 산토스의 말이 끝난 직후, 한지훈은 유회원의 엄청난 공격 속에 몰리게 되었다.폭풍처럼 몰려오는 주먹 그림자들이 한지훈을 포위했다.“네가 적용용심과 금용용심을 융합했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줄 알았나? 넌 단지 너무 어리고 자만할 뿐이다!”“용심을 융합한다고 해서 그 힘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힘을 진정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용심의 진정한 힘은 바로 그 융합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너와 나는 경험의 차이만이 아니다! 용족의 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너는 나와 비교할 수 없지!”“한지훈, 내가 평생을 용족의 비밀을 추적해 왔다는 것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