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지프차가 바닥에 떨어지며, 순간적으로 날아와, 바닥에 긴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그와 동시에, 차 문은 발길에 차여 날아갔고, 쾅 소리와 함께 돌벽 한 군데를 부쉈다!그리고 운전석에서, 한지훈이 담담히 걸어 내려왔다. 그는 얼굴에 하늘을 찌르는 듯한 살기를 담고, 앞에서 기세등등해 있는 아홉 개의 그림자를 응시했다!아홉 명의 전신!역시 통이 크다!한지훈이 눈앞에 나타나자, 9인의 얼굴엔 전부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백리현검은 주도자가 된 느낌이 들어, 나서서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싸늘하게 그를 끊고 말했다."용일은 어디에 있지?"백리현검은 눈살을 찌푸리며, 다소 불쾌한 듯 입을 열었다."북양 왕, 여기까지 왔으니, 당신의 생사는 이젠 당신과 상관없지! 우리를 이겨야만, 부하를 만날 자격이 있어! 그렇지 않다면, 오늘, 자네와 자네 부하는, 전부 이 용문산에서 죽어, 묻는 이가 없는 백골이 될 것이야!""누구야?"한지훈은 곁눈질을 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백리현검은 순간 피를 토할 것 같은 충동이 일었다. 그는 입가를 살짝 떨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누군지 모른다고?"젠장!내가 누군지 모르다니?!자신은 북월국의 제3전신 강자다!백리현검!과거, 홀로 5만 대군의 적진에 침입해, 적장의 머리를 취했다!"곧 죽을 사람인데, 알 필요 있나?"한지훈이 말했다.그의 한마디로, 허름한 도관 앞에서 거칠고 사나운 파도와 같은 한기가 솟구쳤다!너무 열받는다!백리현검의 마음속에선 이미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의 앞에는 아홉 명의 전신급의 강자들이다. 각국에 속하는 최고의 존재들이다!하지만 그의 눈에는, 이리도 보잘것없다니!젠장!"죽고 싶은가 보군!"백리현검은 분노에 차 소리쳤다. 그가 손을 쓰려는 순간, 뒤에서 날카로운 그림자 하나가 튕겨나갔다!동시에, 뼈를 찌르는 한기가 담겨있는 여러 개의 다트가 한지훈을 향해 쏘아갔다!세 개의 원호 모양 다트는, 허공에서 고속으로 회전하며, ‘챙챙챙’하고
그는 전신급에서 막힌지, 이미 몇 년이 되었고, 시종 돌파할 수가 없었다!반드시 참혹한 전쟁을 거쳐야만 돌파할 수 있다!그리고 지금, 열 명의 전신급 강자가 한 명의 사령관급 최고 강자를 죽이려 하고 있다. 이것이 그의 돌파에는 절호의 기회다!이 북양 왕만 죽인다면, 그도 사령관 급으로 돌파할 수 있다!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봐선, 어렵다!백리현검이 사색에 빠졌을 때, 한지훈과 장미나는 이미 여러 수를 겨뤘다!장미나는 세게 회전하며 옆차기를 했고, 길고 곧은 예쁜 다리를 들어 올려, 쇠 채찍처럼 한지훈의 머리를 세게 내려쳤다!하지만, 한지훈은 피하지 않고, 손을 들어, 장미나의 발목을 단번에 잡아챘다!장미나가 아무리 힘을 써도, 다리는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갑자기!그녀는 왼 다리로 세게 바닥을 치고, 온몸을 날아올려 허공에서 회전한 뒤, 왼쪽 다리의 무릎으로 한지훈의 턱을 세게 올려쳤다!하지만, 한지훈은 그녀의 동작을 꿰뚫어 본듯했다. 그는 다른 한쪽을 빠르게 뻗어, 장미나의 왼쪽 무릎을 세게 눌렀다. 그녀를 아래로 누른 뒤, 발을 들어 힘껏 올려쳤고, 장미나의 뒤 허리를 거세게 들이박았다!‘쿵’소리가 났다!장미나는 아픔을 느끼자마자, 한지훈에 의해 멀리 던져졌다. 그녀는 한편의 돌덩어리에 거세게 부딪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고, 여러 번의 피를 쏟아냈다!하지만 그녀는 붉어진 눈시울에 싸늘한 한기를 담고, 재빨리 일어나 입가의 핏자국을 닦았다. 그녀는 비수를 손에 쥐고, 다시금 한지훈을 향해 돌진하려 했다!그 시각, 백리현검이 나서, 차가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나머지 7인도 잇달아 나서서 일렬로 서있었다. 그들은 온몸에서 하늘을 찌를듯한 살기가 솟아나고 있었다!이 8명의 전신급 강자는 시선을 마주친 뒤, 눈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를 뿜어냈다!그들은 모두 방금 전 한지훈의 실력에 억눌렸다!이런 강자는, 그들이 연합하지 않는다면, 절대 이길 수 없다!비록, 그들은 각국의 전신급 최고 강자지만, 사령관 급의 최고
사샥!절체절명의 순간, 백리현검은 몸을 옆으로 돌렸고, 오릉군 가시는 바로 그의 어깨뼈를 관통하며 다량의 피를 뿜어냈다!격전은 계속되었다!도관 앞, 사람들의 그림자가 날아올랐다.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사람의 그림자가 쓰러져갔다.한참 후, 용문산 정산, 도관 앞.바닥에는 여덟 구의 시체가 어지럽게 누워있다!단 두 사람만 서있었다!한지훈은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입고 있던 위장복은 찢어져있었다. 얼굴은 검붉어졌고, 몸에도 상처가 났다. 하지만, 모두 치명적이진 않았다.그리고 8명의 전신급 강자는, 모두 도관 앞에 죽어나갔다!한지훈의 시선은 날카로웠고, 서늘한 살기를 띠고 마지막 사람인 장미나를 향해 걸어갔다!장미나는 이미 두려움으로 인해 공포에 질려있었고, 바닥에 털썩 주저 않아, 아무런 반항의 힘도 끌어올릴 수 없었다!너무... 너무 강하다!이것이 사령관 급의 강자의 실력인가?8명의 4성천급 전신이, 모두 여기서 목숨을 잃었다니!한지훈이 조금씩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며, 장미나는 온몸이 벌벌 떨려오기 시작했다!강하디 강한 기세, 차가운 살기!산 정상에 가득 찬 한기로 인해, 장미나는 영혼부터 떨려오기 시작했다!그녀는 4성 전신급의 강자다. 하지만 이 시각, 여린 여자처럼 바닥에 주저 않아, 온몸을 떨고 있다!이건 공포의 표현이고, 본능적인 반응이다!8명의 전신이, 모두 죽었다!탁탁탁. 한지훈의 가죽 장화가 바닥을 밟으며, 강인하고 힘찬 소리를 냈다. 그리고 장미나의 앞에 서,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용일은 어디 있어?"그 시각, 장미나는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한지훈에게서 느껴지는 기세가, 너무 강해, 그녀가 죽음을 느끼고, 질식감을 느끼게 압박해왔다!그녀는 바들바들 거리며 손을 뻗어, 도관 내부를 가리켰다.한지훈은 바로 발을 들어 돌진했다. 그리고 바닥에 누워있는 용일을 발견했다.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쓰러져 일어나질 않았다!"용일!"한지훈은 노호하며 빠르게 달려가 용일의 상처를
한지훈은 주저앉은 용이를 땅에서 끌어당겨 그의 팔을 자기 어깨에 걸쳤다.“너 괜찮겠어?”용이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 괜찮습니다.”두 사람은 서로 의지한 채 빠르게 도관을 벗어났다.문 앞까지 열심히 달려왔지만, 장미나는 결국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곧 이곳을 떠나려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그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파이터 킹, 혹시 3년 전에 당신 손에 죽은 환희라고 기억하십니까?”장미나의 소리에 한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잇따라 입을 열었다.“기억나지 않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걸음을 재촉하며 지프차로 향했다.쿵!순간 장미나는 끝없는 절망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지금껏 오빠를 위해 복수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장미나는 원수가 눈앞에 버젓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그뿐만 아니라 오빠를 죽인 장본인은 그의 이름은 커녕 닉네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파이터 킹 손에 죽은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힘없이 눈물만 주르륵 흘리며 한지훈이 지프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그러나 바로 이때 산 주위에 수십 대의 지프차와 장갑차가 쳐들어왔다.차에 타고 있는 완전 무정한 수백 명의 병사는 지금 지프차에 타고 있는 한지훈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갑작스러운 광경에 한지훈은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곧이어 차태현 장군이 병사들 속에서 걸어 나오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그는 허리춤에 총을 차고 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지피고 두 모금 빨더니 입을 열었다.“파이터 킹, 오랜만이다! 오래 살다 보니 나한테 걸리는 날도 있네? 그렇지?”이 말을 뱉고 있는 차태현의 험상궂은 얼굴에는 칼바람이 일어나는 듯했다.용국에서 최고로 강한 오성 용수를 포위하고 있는 자기가 대단했다.한지훈은 덤덤하게 차에서 내려와 자기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수백 명의 병사들을 둘러보며 웃었다.“겨우 이 정도로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덤덤하기 그지없는 그의 모습을
피식!목에 차가운 느낌이 들더니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듯했다.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차태현의 시선은 옆으로 기울이면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쿵쿵쿵……몸과 떨어진 그의 머리는 그렇게 섬뜩한 모습으로 십여 미터나 굴러떨어졌다.장군이 숨짐으로 이 부대는 피동적인 상황에 부닥치게 되며 그들을 향한 무섭고 일방적인 살육이 펼쳐지게 된다.무서운 속도로 병사들이 줄줄이 쓰러지며 총소리도 끊이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 명의 시체가 사방에 널브러지고 공기 중에는 피비린내가 진동했다.한지훈은 이곳에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도관 뒤쪽의 벼락 끝을 따라 떠났다.그들이 떠나고 나서 1분도 되지 않은 사이에 또다시 병사들이 우르르 모여왔다.병사들은 사방에 널려있는 시체를 보고 저도 모르게 들숨을 내쉬게 되었다.심지어 잔혹한 광경에 토하는 병사도 있었다.데굴데굴 굴러떨어진 차태현의 머리를 보게 된 부사관은 두 눈에 핏발까지 서리게 되었다.그는 히스테리를 부리며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즉시 용문산 전체를 봉쇄한다! 파이터 킹은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다. 장갑차 백 대와 드론중대를 소집하여 샅샅이 수색하도록 한다. 그리고 즉시 포화 부대와 연락해서 융단 폭격을 진행하도록 한다. 개미 한 마리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말을 마치고 부 장군은 차태현 장군의 시체를 향해 군례를 올렸다.뒤에 있던 병사들도 동시에 그의 시체를 향해 정중하게 군례를 올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용문산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수만 명의 병력과 수없이 많은 드론이 총출동하여 물틈없는 수색이 시작되었고 조금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 구역은 잿더미로 변하게 된다.산밑에 있는 포화 부대에서 그 구역을 상대로 거침없이 폭격하기 때문이다.쿵쿵쿵!용문산은 전쟁의 불길 속에 파묻히게 된다.끊이지 않은 포화 소리가 수십리로 퍼져나가 하늘까지 진동하고 있다.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예서 마을의 주민들도 용문산에서 울리는 포화 소리를 듣게 되었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바라보면
용이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웃더니 한지훈은 몸을 돌려 벼락에서 뛰어내렸다.그는 마치 민첩한 원숭이처럼 벼락에 튀어나온 돌을 디디며 막힘없이 아래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포화 부대 근거지에 이르게 되었다.천천히 몸을 숙여 돌 뒤에 몸을 숨긴 채 포화 부대의 방어진을 관찰하기 시작했다.지금 포화 부대는 한차례의 폭격을 끝내고 마침 탄알을 보충하고 휴식하는 시간을 보냈다.공중에는 아직도 드론이 떠 있으며 포화 부대의 근거지를 밀접하게 감시하고 있다.아마 한지훈이 근거지를 습격할 것이라고 예상했을지도 모른다.한지훈은 그렇게 가장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뒤덮을 때까지 기다렸다.정오가 되자 밀림은 무덥고 습하기 그지없었다.포화 부대의 병사들도 고강도의 경계와 공격에 무척이나 지친 상태로 보였다.바로 이때 한지훈은 공중의 드론을 주시하며 허리춤에서 침을 꺼내 들었다.손을 휘두르는 순간 침은 그대로 드론을 향해 쏘아갔다.땡땡땡!침은 그대로 드론 내부로 날아가 핵심 운동 에너지를 파괴해 버렸다.순식간에 드론에서 불꽃이 튕기면서 좌우로 흔들리다가 쿵 하고 땅에 그대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드론 작전 지휘부에서 이를 지켜보던 병사는 즉시 일어서서 보고했다.“보고드립니다! 포화 부대 078번 드론이 파괴되었습니다!”“즉시 포화 부대 봉쇄한다! 어서! 절대 파이터 킹에게 당해서는 안 된다!”순식간에 수천 명에 가까운 병사들이 포화 부대 주위를 포위해 버렸다.한편, 한지훈은 이미 훌쩍 뛰어넘어 시간을 확인하고 나서 근거지로 쳐들어갔다.그는 빠른 속도로 뒤로 떨어져 구르더니 땅에 납작 엎드려 앞으로 거침없이 기어갔다.그리고 폭탄을 가득 심은 중갑차 뒤에 몸을 숨겼다.탁탁탁!마침 순찰하고 있던 5인으로 조성된 소대가 앞을 지나가고 있다.소대의 팀장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드론을 줍고 훑어보더니 근거지로 보도를 올렸다.“보고드립니다. 드론은 찾았는데, 적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한지훈은 지금 중갑차 밑에 납작 엎드려 입에 비수의 칼
탕!수백 미터나 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총알은 무섭게 쏘아 나가 한 병사의 허리춤을 가로질러 병사 뒤에 있는 탄약 상자를 명중했다.쿵!순간 하늘을 뒤흔드는 듯한 굉음이 천지에 울리면서 불꽃이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쿵쿵쿵!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포화 근거지 전체에 연쇄 반응이 무서운 속도로 일어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근거지는 불바다로 변해 훨훨 타오르며 수많은 병사가 불바다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볼 수 있다.이미 숨진 병사도 부지기수이지만 겨우 도망 나왔다고 하더라도 얼마 가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만다.한지훈은 지금 나무 위에 우뚝 서 있다.하늘까지 벌겋게 물들인 불바다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다.잠시 지켜보더니 그는 곧 훌쩍 뛰어내려 밀림 속으로 습격해 갔다.처참한 비명은 아직도 천지가 뒤흔들릴 정도로 끊이지 않고 있다.서예 마을에서도 폭발이 안겨다 준 크나큰 충격을 느꼈고 마을 주민들은 지금 불길이 솟아오르는 용문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한편, 다른 작전부에 있는 부 사관은 포화 근거지가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해 마지 못했다.그는 위성 전화를 땅에 집어 던지며 히스테리를 부렸다.“파이터 킹! 반드시 내 손으로 잡아서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말 거야!”“즉시 모든 부대를 소집한다! 용문산 전체를 샅샅이 뒤져 반드시 파이터 킹을 찾아내야만 한다. 변방 지역의 부대와 연락을 취해 무장 헬기를 동원하여 용문산 공중 구역을 포위하도록 한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다! 파이터 킹이 용문산에서 살아 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부 사관은 일단 파이터 킹이 살아서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용구의 수십 만 명에 이르는 파용군이 복수하러 오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때가 되어 수십 만 명의 파용군과 대면하게 되면 오국은 극심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그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일련의 연쇄 반응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그러므로 모든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파이터 킹은 반드시 이곳에서 죽어야만 한다.한지훈은 포화 근거지를 떠나
수뢰탄 하나가 입구에서 데굴데굴 굴러들어 왔다.“폭탄이다!”부사관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마디만 남긴 채 뒤로 물러나며 땅에 바짝 엎드렸다.쿵!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불꽃이 하늘을 찌르며 작전부 전체가 날아가 버렸다.순간 이곳은 초토화가 되어버리고 병사들은 피범벅이 되어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다.부사관도 팔다리가 끊어지고 온몸에 피가 낭자했다.그는 피 바닥에 힘없이 쓰러진 채 기관 단총을 들고 서서히 다가오는 낯선 얼굴을 보게 된다.“파, 파이터 킹……”부사관의 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모습으로 그의 앞에 우뚝 서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여유롭게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천천히 몸을 숙여 앉아 담배를 부사관의 입에 넣었다.그러고 나서 그는 부사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며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작전부는 그렇게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전멸되었다.한지훈은 이곳에 머물지 않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난 지 5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주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그들도 작전부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는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다.다들 비할 데 없는 두려움을 견디며 모든 과정을 주시했다.그들은 파이터 킹이 진정 인간인지 아니면 귀신인지 판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적지 않은 연합군은 두려움에 벌벌 떨며 물러서기 시작했다.이러다가 그들 또한 똑같은 죽임을 당할 것만 같았다.총이 무서워서 물러나가는 것이 아니라 적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주위를 물들이고 있는 공포감이 두려운 것이다.바로 이때 용문산 위에 헬기 한 대가 공중에 선회하고 있다.그들 또한 용문산의 처참하기 그지없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헬기에는 군복을 안에 입고 겉에는 검은색 두루마기를 두른 중년 남자의 얼굴빛이 어둡기 짝이 없다.“다들 철수시켜. 이대로라면 그들도 쓸모없는 희생 품이 될 거야.”“총사령관님, 정말 이대로 그만두실 겁니까?”어깨에 별이 세 개나
“찌익! 쾅!”한지훈의 오릉군 가시가 구만리의 검신에 닿는 순간, 연이어 두 번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특히 두 번째 폭음이 끝난 후, 구만리의 검을 중심으로 강렬한 빛이 사방으로 퍼졌다.구만리는 손바닥이 저릿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이럴 수가?!방금 전의 그 강렬한 빛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한지훈은 지금 진법도 사용할 수 없고, 천성대진에 의해 모든 힘이 봉인된 상태였기에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이어야 했다.설마...아니, 말도 안 돼!천성대진은 단해룡의 절기로, 천신계 강자라 해도 천성대진에 들어가면 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하물며 한지훈은 겨우 오성 용급 천왕계일 뿐인데, 진법이 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그 순간, 구만리의 머릿속에 한 단어가 번뜩였다.자기장!“네... 네놈이 설마 인체 내 자기장을 사용할 수 있다니?!”구만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말을 더듬었다.자신뿐만 아니라, 조룡의 비술을 전수받은 장씨 집안이라 해도 이런 경지는 불가능했다!비록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방법은 자기장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구만리가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도 전에, 한지훈은 이미 몸을 날려 그의 앞에 다가갔다!오릉군 가시는 허공에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구만리의 등 뒤로 돌아가 다시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이 모든 과정은 겉보기에는 간단해 보였지만, 실상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현재 한지훈은 물체를 조종하는 것은 커녕, 병왕급의 실력조차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구 씨 형님! 등 뒤를 조심하십시오!”단해룡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외쳤지만, 모든 것이 이미 늦어버렸다. 오릉군 가시는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구만리의 어깨를 강타했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구만리는 강한 충격에 의해 앞으로 튕겨 나갔고, 그의 어깨에는 달걀만 한 크기의 혈흔이 생겨났다.“쿵!”구만리는 바위 위로 거칠게 떨어졌다가 다시 한번 튕겨 오른 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단 한
검의를 깨달은 자만이 비로소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아무리 강력한 검경이라 해도 검의 앞에서는 정오의 태양 아래 녹아내리는 얼음과 같았고, 모든 살기는 즉시 소멸하고 만다.“큰소리를 잘도 치는구나? 구만리, 네가 방금 뱉은 말로도 이미 죽어 마땅하다! 검의라 한들 어떠하냐? 하늘의 도리를 거스르는 자를 하늘이 돕겠느냐!”한지훈은 차분한 표정으로 손을 늘어뜨린 채 서 있었고, 그의 손에 쥔 오릉군 가시에서는 희미한 백색의 광채가 번져 나오고 있었다.“흥, 말이 많구나. 네놈에게 이 검의의 위력을 보여주마! 내 검의 아래 죽는 것이라면, 너도 죽어서 영광스러운 줄 알아라!”구만리는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날려 화살처럼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이 순간, 한지훈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보통 사람의 몸으로는 구만리의 살수를 피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죽어라!”구만리가 포효하며 외치자, 사람들은 눈앞에 번쩍이는 흰빛을 보았다.구만리의 몸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검으로 변한 듯, 한지훈을 향해 똑바로 찔러 들어갔다!그와 동시에 공기 중에서는 휘몰아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검기는 해일처럼 밀려왔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파도처럼 한지훈에게 몰아쳤다.이것이 바로 검의의 위력이었고, 주변의 모든 것을 찢어버릴 수 있는 검기로 변화시키는 능력이었다.그러나 한지훈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구만리의 위력에 놀란 듯 다가오는 그의 모습만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한지훈이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하는 건가?”“흥, 겁먹지 않았다 한들 무슨 소용이냐? 주변의 공기마저 검기로 바뀌었으니, 그가 피할 수나 있을까?”“그가 아직도 오성 용급 천왕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절대 불가능해!”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차가운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구만리의 검 끝이 한지훈의 목에 불과 한 치도 못 미치는 순간, 한지훈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발뒤꿈치를
구만리는 뒷짐을 진 채 곧장 한지훈을 공격하지 않았고, 대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한지훈, 네가 정말 대단한 인물임은 인정하겠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을 보면, 나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구나!”“용국 백전명장이라 불릴 만하다만, 유감스럽게도 너의 용맹함은 내 앞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단 말이다! 지금의 너는 그저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 나의 충고를 듣거라.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길일 테니!”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구만리의 손에 삼척 길이의 장검이 나타났다.검날은 차가운 빛을 반짝이며 마치 검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 보였다.구만리가 손목을 살짝 돌리자 은백색의 검화가 번뜩였고, 공중에는 허공을 찢는 듯한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순식간에 검광이 번쩍이더니, 주변에 서 있던 몇 그루의 소나무가 허리 높이에서 단숨에 잘려 나갔다!이 검술은 단순해 보였으나, 검기를 외부로 뻗어나가 주변의 몇십 그루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를 자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게다가 나무가 잘려 나갔음에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점은 검기가 얼마나 정밀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구만리의 검술은 역시 절묘하군! 검기를 몇 미터 밖으로 뻗어나가면서도 이렇게 순수하게 유지할 수 있다니, 우리가 평생을 바친다 해도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일세!”주변에서 지켜보던 이들이 감탄하며 말했다.그들이 감탄의 말을 마치기도 전에, “까직!”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구만리의 발아래 바위로 된 지면이 마치 머리카락처럼 가늘게 몇 미터 깊이로 갈라졌다!습!이곳 창릉산의 제단은 만 년 전 화산암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으로, 그 단단함은 말할 것도 없었다.검은커녕 포탄을 쏘아도 하얀 자국 정도만 남길 수 있을 뿐이었다.“이것이야말로 현세 제일의 검경 대사이군!”“그렇소. 구만리의 검경은 장도령을 훨씬 능가한다고 들었는데, 그 소문이 사실이었네!”“한지훈이 천성대진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구만리의 상대가 될 수 없겠지!”구만리의 절기를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내심 놀랐다. 이 천성대진은 정말 대처하기 만만치 않았다. 비록 그 또한 미리 대처할 준비를 하긴 했지만, 역시나 상대방의 수에 걸려들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의 온몸을 감싸던 기운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일반인이랑 별다를 바 없게 되었다. 축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대장로 또한 한지훈의 변화를 알아채게 됐고, 이내 앞으로 나아가 도와주려 하자 동방소가 손을 내밀어 그를 가로막았다. “대장로, 이제 너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멀쩡히 돌아갈 수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 또 맹주의 따귀를 한 대 더 때리려는 거야?”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몸을 살짝 떨게 됐다. 처음 날린 따귀는 단지 단해룡의 경고일 뿐이었고, 만약 그가 다시 손을 대게 된다면 무맹과 무종은 관계는 철저히 끊어지게 된다. 때가 되면 용국의 종무는 필연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대장로님, 사실 저희 또한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희 원 씨 집안 또한 북양 왕이 이대로 죽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필경 인원이 적고 발언권이 별로 없으니 멋대로 상황을 좌우할 수는 없습니다!”이때 원상용이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대장로를 향해 말했다. “너희들...”답답한 이 상황에 대장로는 발만 동동 구를뿐이었다. 사실 그들이 말한 대로, 설사 대장로가 목숨 바쳐 나선다 하더라도 이 결말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내가...”순간 그는 과거의 자신을 회상하게 되었다. 한 씨 별장을 떠나게 될 당시, 대장로는 무종 장로의 인부를 꺼내고는 바로 깨뜨려 버렸었다. 자신은 더 이상 무종 장로가 아니라고, 무종과는 이젠 무관하다고 밝힌 것이었다. 무종 대장로의 신분을 벗게 됐지만, 그는 언제나 한지훈과 함께 생사를 같이할 것이라고 뒷말을 덧붙였다. “죽고 싶어?”그의 단호한 태도에, 단해룡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대장로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대장로가 입을 떼려는 순간, 한지훈이 고개를 들어 대장로를 향해
대장로가 이렇게까지 날뛰는 이유는, 그는 방금 단해룡과 구만리가 주고받는 눈빛을 통해 이미 낌새를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나 악랄한 사람들이 어떻게 선배라는 이유로 존경심을 받고 있는 건지 이해가 안 됐다. 특히나 단해룡은 무맹의 맹주라는 신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런 수단으로 사람을 해치려는 건 정말 납득이 안 됐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한지훈 한 사람을 겨냥하는 것 자체가 기가 찼다. 게다가 무맹 맹주와 구만리뿐만 아니라 십여 명의 5대 명산 고수들도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기선제압에 그치지 않고, 천성대진으로 한지훈의 모든 실력까지 빼앗아내 일반인으로 만들 작정이었다. 심지어 마지막엔 구만리가 깨끗이 한지훈을 처단하게 만들려는, 그야말로 염치없는 발상들이었다. “뭐라고? 그럼 대장로 말은, 나더러 이 대결에서 져주라는 거야?”단해룡는 마냥 차가운 눈빛으로 대장로를 바라보았다. “단해룡, 넌 엄연히 무맹 맹주야. 신분과 지위가 다 어느 정도 높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한지훈 한 사람을 포위 공격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파렴치하기 짝이 없어서 그래. 게다가 천성대진까지 이용하여...”대장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단해룡은 갑자기 손을 들어 강하게 뺨을 내려쳤다. “팍!”대장로는 단해룡이 감히 자신의 따귀를 때릴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전혀 무방비하고 있었던 그는 그 따귀에 몸이 5~6 미터 밖으로 밀려났다. 대장로 또한 삼성 지급 천왕계의 실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결코 단해룡의 상대는 아니었다. 설사 그가 단해룡과 같은 급수에 있다 하더라도 진법 면에서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 무섭도록 강력한 따귀에 대장로는 멍해졌을 뿐만 아니라, 축대 아랫사람들마저도 이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래전부터 무맹과 무종은 비등한 실력을 갖고 있었고, 그중 단해룡과 대장로의 지위도 매우 비슷했다. 그러므로 방금 단해룡이 날린 이 따귀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무맹이 무종에게 던지는 도전장이 된 것이다. “대장로, 너 명심
일제히 울리는 북소리는, 바로 전신 치우의 제사 의식이 정식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의식을 치르는 동안 그 누구든지 속삭여서는 안 되고, 더욱이는 소란을 피워서도 안 된다. 대장로는 이를 악문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단해룡을 노려보았다. 반면 무덤덤한 표정의 단해룡은 한 백발노인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이내 그 백발노인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손에는 제천 격문을 든 채 큰 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전신 치우님께 말씀 올립니다. 오늘 이 대결을 통해 그동안 맺힌 원한과 복수를 풀어낼 것입니다.”약 십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노인은 마지막 구절을 읽었다. “뭐라고?”바로 이때 대장로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그가 본 격문에는 전혀 이런 내용이 쓰여있지 않았다. 실제로 격문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오늘 이 대결은, 서로에 대한 원한은 품지 않은 채 그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그런데 어떻게 이 문장과 바로 정반대 되는 말을 할 수가 있는걸가? 그러나 백발노인은 대장로에게 반박할 기회조차 전혀 주지 않았고, 바로 고개를 돌려 축대 아래로 돌진했다. “이로서 격문 낭독을 끝마치겠습니다!” “다음 순서로는, 여러분들이 직접 상대를 선택하여 제단 위에서 대결을 펼치는 것입니다.”“오래전 과거의 원한이든, 최근에 맺힌 원한이든 모두 얼마든지 이곳에서 해결해도 됩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고 나서는 더 이상 원한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더욱이는 앙심을 품고 보복해서도 안 됩니다!”“만약 위반하는 사람이 있다면, 천하 무종 사람들이 주살하게 될 겁니다!”노인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이천릉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고는 주먹을 쥐고 말했다. “어르신, 저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싶습니다!”그러자 노인이 차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래! 좋아, 그럼 이번 첫 경기는 항산 이천릉과 북양 왕이 맞붙는 걸로...”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찬가지로 축대 위에 앉아 있던 대장로가 벌떡 일어나
“고작 입문 제자인 주제에 왜 그리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건데?”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 뭐라고? 그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천릉이 입문 제자인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또 다른 하나의 신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5대 명산 중 10위권에 드는 절세의 천재라는 것이다. 심지어 실력으로 말하자면, 임비양에게 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가 가장 처음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는 이미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오늘 항산에서 파견된 제자들 중 오직 그만이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한지훈과 나름 비길만한 적수였다. 그리하여 이천릉은 이번 기회를 빌어 한지훈을 짓밟고는 이름을 날려 위세를 떨칠 계획이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임비양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첫마디부터 한지훈에 의해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한편 축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4대 가문 대표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이었다. 한지훈은 이천릉에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항산 제자들의 자존심을 크게 타격하였다. “에이, 이천릉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한지훈 저 사람, 비록 북양 왕이긴 하지만 무종에 대해서는 아는 게 너무나도 적네!”“오늘 아마 이 시련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이때 군중 속 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흥, 넌 정말 못하는 말이 없구나.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넌 곧 항산 입문 제자들의 대단함에 대해 알게 될 거야! 오늘 난 이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너의 두 팔과 두 다리를 부러뜨릴 거거든!”“나는 세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네가 우리 항산으로부터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히게 되는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 말을 마치자마자 이천릉은 창안백을 일으켜 다시 축대 위로 걸어갔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이천릉은 창안백에게 말했다. “어르신, 어차피 한지훈은 곧 죽을 사람인데 굳이 그와 따질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희 항산이 화산
“그 축대 위에서 아무나 한 사람이 내려와도 너를 사지를 한방에 찢을 수 있어!”“너도 오늘이 네 제삿날이 될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지? 설마 아직까지도 눈치를 못 챈 건 아니겠지?”“어찌 됐든 용국은 너를 구할 수 없고 국왕 또한 너를 구할 수 없어. 당연히 무종은 더욱 말할 것도 없겠지! 게다가 오늘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너를 도와줄 사람은 한 명도 없어. 심지어 무종 장로도 오늘은 발언권이 없어!”“과연 너의 그까짓 능력으로 이렇게나 많은 고수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이 수천수만 명의 무종 사람들을 죽일 수 있겠냐고! 너 저 부러진 칼이랑 방패 잘 봐봐!”창안백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치우의 검과 방패를 가리키고는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 “이것은 바로 상고 전신의 성물이야. 설령 내가 여기서 너를 참살한다 하더라도 용국의 국왕은 감히 나서지도 못할 테고, 더욱이는 너를 위해 복수를 하지도 못할 거야. 어때, 한지훈? 이젠 두렵지?”창안백은 한지훈을 기선제압하면서 그동안 용경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체면을 되찾고 싶었다. “꺼져!”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창안백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갑게 한마디 했다. “너 지금 나더러 꺼지라고 한 거야?”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게 된 이 상황에 창안백은 잔뜩 화가 나 얼굴이 푸르게 번졌다.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다시 한번 무시를 당하게 되다니. “꺼지든지, 죽든지!”한지훈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다. 바로 이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대한 기운이 갑자기 한지훈의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이내 그의 손에 있던 그 적색 장총에서는 갑자기 잉잉하는 소리가 났다. “잉!”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주위의 공기가 뒤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은 차가운 한기를 느끼게 됐다. 창안백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 기운은 정말 끔찍했다. 심지어 실력이 다소 약한 종문 제자들은 저도 모르게 무릎까지 꿇게 됐다. 이것이 바로 천왕의 위엄이다. 진법과 무도를 결합한 진
누군가 대답하기도 전에, 산기슭 오솔길에서 마침내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손에는 적색 장총 한 자루가 들려있었고, 총끝은 반짝이는 금빛을 뿜어내면서 위엄을 돋보였다.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디딜 때마다 비할 데 없는 영무의 기운을 띠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자연과 하나로 융합된 것 같았다. 그의 등장은 모두의 주목을 이끌었다. 수만 개의 눈빛이 일제히 산 아래의 사람에게로 향했다. 심지어 축대 위에 있던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들도, 갑자기 알 수 없는 기운을 느끼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동시에 그 사람을 노려보았다. 이내 천위에 버금가는 강한 위압이, 산길을 따라 걷고 있는 그 젊은 남자에게로 갑자기 덮쳤다. 그러나 이 위압은 젊은 남자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그 말은 즉 이 남자 역시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5대 명산 제자 외에 이 세상에서 이러한 실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한지훈 외에 또 누가 있을까? “설마 한지훈?”차가운 눈빛을 한 구만리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느릿느릿 걸어오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맞아! 바로 저 놈이야!”창안백은 이를 갈며 단번에 한지훈을 알아보았다. 드디어 한지훈을 다시 만나게 된 창안백은 결국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나서서 돌진하여 한지훈의 따귀를 호되게 몇 대 때리고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이성을 되찾고는 그의 충동을 억눌렀다. “훗, 이 자식 확실히 심상치는 않네. 이렇게나 큰 전투를 마주하고도 끝까지 침착할 수 있다니. 역시 내가 오길 잘했어!”임비양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저 놈 또한 천재라고 할 수 있어. 용국에 있는 5성 천왕 중 20대의 나이는 손에 꼽힐 정도였지!”“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장 씨 집안을 건드려서는 안 됐어. 더욱이는 5대 명산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됐지. 오늘 용국은 결국 이렇게 인재 한 명을 잃게 되는 거야!”단해룡은 여유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얼핏 보면 한지훈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