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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한지훈의 말 한마디에 순간 공기마저 흐름을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한지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맙소사!’

‘미친놈이 분명해!’

‘감히 홍철수보고 자존심 따위를 개한테 줘버렸다고 하다니!’

그들은 어처구니없는 말에 두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속으로 비웃으며 한지훈이 곧 닥칠 불행에 기뻐해 마지 못했다.

모두 오늘이 바로 한지훈의 제삿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홍철수에게 미움을 샀으니 아마 오늘 룸에서 걸어 나가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사지를 부러뜨려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릴지도 모른다.

홍철수도 이미 인내의 한계에 이르러 얼굴이 차갑기 그지없었다.

두 눈에서 차가운 빛이 더없이 반짝이며 한지훈을 노려보고 있다.

“한지훈! 지금까지 봐준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할 걸 왜 자꾸 들이대는 거야?”

그 누구도 홍철수를 이처럼 모욕한 적이 없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화를 꾹 참고 있었다.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미 한지훈을 내리쳤을 것이다.

“철수 도련님, 저 새끼 너무 까불고 있습니다! 도련님을 안중에 두지도 않고 무시하고 있잖습니까! 옷도 촌놈처럼 입고 와서 주제 파악도 못 하고 막말만 하고 있습니다!”

한지훈에게 한 방 먹은 호지명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진상을 부렸다.

“맞습니다! 저 미친놈 본때 보여줘야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우리가 한 번 손 보겠습니다. 도련님 앞에 무릎 꿇어 사죄하게 하겠습니다.”

홍철수의 얼굴은 비할 데 없이 어두워졌고 차가운 억새가 두 눈에서 번쩍이고 있다.

“한지훈, 난 너 같은 놈 안중에 둔 적도 없어,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온 목적은 오로지 소예원씨를 위해서야. 그러니 이쯤에서 당장 대가리 조아리고 사과하고 꺼져! 아니면 네 제삿날로 만들어 주겠어.”

홍철수는 종래로 아무에게나 무시당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일단 정색하기만 하면 그가 해낼 수 없는 일이 없다.

게다가 홍철수는 평소에도 운동을 빼놓지 않고 태권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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