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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안으로 들어간 한지훈은 자연스럽게 상석으로 가서 앉았다.

평소의 한지훈이었다면 여기 들어오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했을 것이다.

강준상과 다른 가족들에게 그는 여전히 무능한 백수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백 선생의 신분으로 방문하니 모두가 우러러보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평소에 그만 보면 시비를 걸지 못해 안달이던 강희연이 직접 차를 따라 대접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백 선생님, 새로 들여온 우롱차인데 한번 마셔보세요.”

강희연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실수인 척, 한지훈의 손을 쓰다듬었다.

그러더니 매력적인 눈을 깜빡이며 한지훈에게 유혹의 신호를 보냈다.

가면 속 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손길을 뿌리쳤다. 그러자 뜨거운 찻잔이 기울며 강희연의 명품 외투에 찻물이 그대로 쏟아졌다.

“악!”

강희연은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한지훈은 짐짓 당황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죄송해요. 찻잔이 너무 뜨거워서… 강 실장님, 괜찮으시죠?”

강희연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5백만 원이나 주고 산 명품 코트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겉으로는 괜찮은 척,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죄송해요. 제가 물 온도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네요. 백 선생님은 괜찮으시죠?”

이게 신분과 지위의 좋은 점이었다.

한지훈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분명히 그가 일부러 쳐냈다는 걸 알았을 텐데 오히려 강희연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만약 이 가면을 벗으면 강희연은 언제 그랬냐 싶게 온갖 욕설을 다 퍼부을 것이다.

그를 죽이려고 달려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지훈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전 괜찮습니다.”

강희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뒤로 물러섰다.

강문복이 헛기침을 하며 끼어들었다.

“희연아, 가서 따뜻한 물이라도 새로 가져와.”

강희연은 물 심부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서 시선을 뗄 줄 몰랐다.

그녀는 백 선생의 외모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분명 잘생겼겠지?

저 신분과 재력으로 가면을 쓰고 다닌다는 건 여자들이 꼬여 귀찮은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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