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있는 S시 최고의 명문 세가들에 비해 신분이 결코 낮지는 않다!대장이 자기를 알아보자, 도호헌은 인츰 더욱 우쭐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임 대장, 내가 누군지 알았으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지?”임측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인츰 깨달았다!재빨리 그는 분노에 찬 얼굴로 가면을 쓴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누구신데 감히 S시 상인 단체 파티에 무단 침입하고 오늘 밤 귀한 손님에게 손찌검을 합니까? 나는 지금 당신을 체포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봐라 그를 데려가라!"말이 끝나자 순간 총을 든 경비원 두 명이 몇 걸음 앞으로 나와 한지훈을 데려가려고 했다!강우연은 당황해하며 "미안해, 미안해, 임 대장 이 일은 그 사람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다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그런 거야, 애꿎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지 마......”라고 말했다.하지만 임측은 눈살을 찌푸리며 강우연을 상대하지 않고 "그를 데려가라!"라고 계속 명령했다.그러나 두 명의 경비원이 한지훈의 몸에 접근하려 하자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싸늘한 한기에 뒤로 물러났다!이에 한지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임 대장을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임 대장님, 무작정 사람을 잡는 게 경비원들의 권한인가요?"라고 차갑게 물었다.임측은 상대방이 아직도 행패를 부리자 즉시 한지훈에게 총구를 겨누고 "후퇴하라! 당장 물러서라! 지금 경고하는데 꼼짝 말고 항복하세요! 어떤 문제가 있든 저희가 조사합니다! 지금 당신은 저항을 포기하고 순순히 우리와 함께 갑시다! 그렇지 않으면 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이 말을 듣고 여러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도호헌은 얼굴은 흉악한 냉기로 가득했다. 그는 과장된 말투로 말했다."임 대장, 이게 바로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건방진 놈이다!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하다니 너희는 반드시 즉시 그를 잡아들여 잘 심문해야 한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한테 총을 쏠 거야?"라고 차갑게 말했다.임측도 눈살을 찌푸리며 낮
S시의 갑부 이한승....생각지도 못했는데 가면을 쓴 남자에게 무릎을 꿇다니!심지어 무릎만 꿇은 것이 아니라 부단히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있었다!이건… 이건 정말 당황스럽고 터무니없었다!실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의 목구멍이 조여진 것처럼 느껴져 숨쉬기가 어려웠다!임측도 어리둥절해했다. 자신의 빅보스가 자신이 끌고 갈 남자 앞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본 그 순간 임측은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순식간에 임측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 그 뒤에 있는 몇 명의 경비원도 이어서 무릎을 꿇었고 쩔쩔맸다!가장 놀란 것은 다름 아닌 도호헌이였다. 그의 온 얼굴은 굳어 있었고 의혹스러운 기색으로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그는 눈앞에서 발생한 이 장면이 믿기지가 않았다!S시의 갑부 이한승이 이렇게 쉽게 무릎을 꿇다니!그렇다면 가면을 쓴 이 남자는 신분이 보통이 아니다!강우연도 가면을 쓴 남자를 곁눈질하며 의문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보았다.이때 가면을 쓴 한지훈은 무릎을 꿇은 이한승을 차갑게 바라보며 "일어나라, 이 일은 너와 상관없는 일이니 자책할 것 없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리고 이한승은 벌떡 일어나더니 분노에 찬 얼굴로 무릎을 꿇은 임초 등 사람을 노려보며 "이 선생이 누군지 아느냐?! 이분이 바로 오늘 밤 파티의 빅보스다! 이 백마 산장의 주인이기도 하다! 감히 이분에게 총을 겨누다니, 살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훙!이한승의 말 한마디는 가면을 쓴 남자의 정체를 무의식 간에 밝힌 것이다!오늘 밤 파티의 빅보스이자 백마 산장의 주인이라니!그가 바로 그 신비로운 사람이라니!무섭다!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들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임측은 재빨리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이 사장님 아니, 빅보스님 죄송합니다. 저는 빅보스의 신분이 이렇게 귀하신 줄 몰랐습니다. 저는 그냥...... 누군가가 파티에 몰래 침입했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을 데리고 온 것뿐입니다. 이 사장님과 빅보스께서 자
그럼 한예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순간 실내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한예를 바라보았다!한예는 반응할틈도 없이 임측이 총을 들고 여러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았다!“여봐라! 저 여자를 끌고 가라!”순간 총을 든 경비원 두 명이 한예를 밖으로 끌고 나갔다!한예는 처량하게 울부짖으며 “아!! 뭐 하는 짓들이야? 나는 도 사장의 비서이다. 나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도 사장님. 도 사장님... 살려줘요!”라고 말했다.그때 사람들은 머리를 돌려 도호헌을 찾고 있었는데 언제 몰래 도망갔는지 도호헌은 보이지가 않았다.한바탕의 익살극이 끝났다.실내에 있는 S시의 각 명인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분이 바로 오늘 밤 제일 지위가 높은 인물이다!한지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강우연을 보고 이한승한테 “방을 찾아서 이 아가씨한테 깨끗한 옷을 마련해 줘”라고 말했다.말을 마치고 한지훈은 몸을 돌리고 떠났다.이한승도 인츰 부하한테 명령을 내리고 강우연을 데리고 위층 방으로 올라갔다.홀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앞다퉈 가면을 쓴 한지훈과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권하려 했지만 모두 한지훈한테 거절당했다.강씨 집안 사람들은 지금 모두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어찌할 바를 몰랐다.부녀지간은 암묵리에 서로 마음이 통한다고 강희연과 강문복도 서로 눈을 마주쳤다. 이건 대체 어찌 된 일이지?이한승 막후 빅보스가 천한 강우연을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다니? 더욱 놀라운 것은 가면을 쓰고 있는 빅보스가 백마 산장의 주인이란 것이다!10억이다!10억을 투자한 백마 산장이다!한 개의 산장은 그야말로 일곱 여덟 개의 강씨 집안을 필적할 수 있다!강희연은 천한 강우연이 뭐라고 팔자가 이렇게 좋은지 질투가 났다.한편 서경희는 눈알을 뱅글뱅글 돌리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강학주한테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학주, 우리 집이 대박 날 거 같아! 아까 빅보스를 봤지? 내 눈엔 빅보스가 우리 집 강우연을 보는 눈빛이 달라 보여! 엄청 부드러웠고 마음 아파하는 눈
강우연이 그것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한지훈이 따뜻한 죽을 들고 다가왔다. 그는 그대로 소파에 앉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따뜻할 때 마셔. 오늘 파티는 어땠어?”강우연은 그가 내미는 죽을 건네받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았어요. 피곤해서 일찍 돌아온 거예요”한지훈은 겉으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조금이라도 늦게 돌아왔다면 모든 게 탄로 날 뻔했다.한편, 죽으로 빈속을 채운 강우연은 가면남에 대한 기억은 잠시 잊고 힘없이 침실로 돌아갔다.고운이는 의아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엄마가 오늘 기분이 좀 별로인 것 같아.”한지훈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괜찮아.”말을 마친 그는 소파 구석에 숨겼던 흰 가면을 슬쩍 들고 서랍 맨 안쪽에 감췄다.강우연이 이걸 발견하지 못해서 천만다행이었다.한편, 호텔로 돌아간 도호헌은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지르며 손에 잡히는대로 물건을 집어 던졌다.“젠장! 그 자식 대체 뭐야? 이한승까지 쩔쩔매게 하다니! 아! 짜증 나!”음침한 얼굴로 소파에 앉은 그는 짜증스럽게 욕설을 퍼부었다.오늘 밤은 그에게 치욕의 날이었다!도영그룹 후계자인 그가 H시에서도 인정받는 유망주였는데 S시에 온 뒤로 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도설현이 경호원 면접을 보던 날에도 살랑이 일개 백수 녀석에게 보기 좋게 패했다.그리고 오늘 있은 일까지 해서 항상 자기 잘난 멋에 살았던 도호헌의 체면이 나락으로 추락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도호헌의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이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씩씩거리며 살랑에게 전화를 걸었다.요 며칠 살랑은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도호헌의 신임을 잃은 그는 요즘 부쩍 술로 고민을 달래는 일이 많아졌다.그는 한지훈이 가증스럽고 미웠다.작은 시골구석이라고 믿었던 S시에 자신과 대적할 만한 고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경악했다.도호헌의 전화에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공손히 말했다
그 살기는 살랑에게 거대한 압박감으로 돌아왔다.살랑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더니 물방울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살랑에게는 억만년처럼 길게 느껴졌다.무시무시한 살기와 압박감이었다!집 안에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자가 있는 게 분명했다.이게 살랑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그 순간, 그는 도망치고 싶었다.하지만 감히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적에게 등을 보이는 순간, 적이 귀신처럼 다가와서 그의 등에 칼을 꽂을 것 같았다!이런 무시무시한 경험은 처음이었다.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은 살기는 살랑이 살면서 처음 느껴본 것이었다.살면서 만나본 상대 중 가장 강했던 사람은 용병 시절에 만났던 용병의 왕이라고 불렸던 암살자였다.그는 자타공인 4성천급 전신 이상의 존재였다.서방 국가에서 사신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인물이었고 슬하에 수백만 용병단을 거느렸다.사신의 앞에서 살랑은 그저 보잘것 없는 범부에 불과할 뿐이었다.그는 3성 병왕급 실력으로 S시에서 왕처럼 군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4성천급 전신으로 불리는 사람은 기침 한번 하면 그의 목숨을 취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였다.그리고 더 두려운 건, 집 안에서 풍기는 이 살기는 절대 그 용병의 왕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심지어 아무리 용병의 왕이라고 해도 집 안에 있는 이 존재 앞에서는 범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살랑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용서를 빌었다.“죄송합니다, 목숨만 살려주세요!”그랬다!용서를 구하는 것!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만이 살길이었다.반항?그런 건 존재할 수 없었다.목숨을 대가로 내놓아야 했으니!고개를 바짝 조아리고 엎드려야만이 살아서 돌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터벅터벅어둠 속에서 천천히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왔다.그리고 담담하지만 싸늘한 기운을 담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랑은 부들부들 떨며 입을 열었다.“도영그룹 도호헌 대표가 보내서 왔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역시 그놈이었어!비록 살랑이 현관 앞에 도착했을 때부터 배후가 도호헌이라고 짐작하고 있었지만, 당사자의 입에서 사실을 확인하니 더 어이가 없었다.살랑은 주인의 이름을 발설한 순간, 도호헌의 신변에서 계속 있을 수는 없겠다고 판단했다. 그의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바로 눈앞의 이 인물에게 용서를 구하고 영원히 S시를 떠나는 것!아니, 차라리 용국을 뜨는 게 나았다!유럽으로 돌아가야 해!여긴 살 곳이 아니야!비록 유럽도 피바람이 불고 있지만 눈앞의 이 상대는 혼자서 천군만마를 쓸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어둠 속의 남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널 어떻게 죽여줄까?”살랑은 그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눈앞에 새카매졌다. 그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죄송합니다! 한 번만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짓하지 않겠습니다. 정말이에요… 당신 같은 실력자가 있는 걸 알았으면 절대 무모하게 침입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살랑은 이마에 피가 나도록 연신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조용히 하라니까! 아내와 아이가 자고 있다고 했잖아!”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만약 소란으로 고운이와 강우연이 깬다면 그들이 나오기 전에 살랑을 치워버릴 생각이었다.그제야 살랑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다면… 이 사람이 강우연 남편이란 말이잖아! 설마… 그때 그 한지훈?’‘역시 그자였어! 그때 실력을 감췄던 거야!’살랑은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목숨만 살려주세요….”살랑은 소리를 낮춰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살아서 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용병 일을 하면서 수많은 미션을 수행해 온 그였지만 오늘처럼 심장 떨리는 공포를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눈앞에 선 이 자는 지옥에서 온 사신 그 자체였다!잠시 고
그 말을 들은 순간 살랑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4성천급 전신 실력 이상일 수도 있는 이 남자의 옆에서 일을 한다고?이건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 아닌가!“예!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임하겠습니다!”살랑은 연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죽음의 위기가 엄청난 기회로 변할 줄이야!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알아들었으면 이제 꺼져.”“네!”힘겹게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살랑은 느릿느릿 정원을 빠져나갔다.그는 대문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마침내 그곳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는 온몸이 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평생 살육을 하며 살아왔지만 가장 영혼이 빠져나갈 것 같았던 미션이었다.마침 이때 도호헌에게서 연락이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전해졌다.“끌고 오라고 시킨 사람은? 왜 아직도 안 나타나? 대체 뭘 하고 다닌 거야!”그 목소리를 듣자 살랑은 마음속으로 깊은 분노가 치밀었다.“멍청한 녀석! 넌 그냥 멍청한 병신이야! 도호헌, 너와의 인연은 이제 끝이야! 다시 나한테 연락하면 너부터 죽여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탁!전화를 끊은 살랑은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참이나 씩씩거렸다.그러면서도 한켠으로는 묘한 쾌감이 일었다.예전에 도호헌과 일할 때 별것도 아닌 일로 자신에게 시비를 걸고 심부름을 시키던 그가 얄미울 때가 많았다.하지만 상대가 도영그룹 후계자였기에 감히 반항 한번 제대로 한 적 없었다.그렇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그는 완전히 도호헌과 결별하기로 했다.한편, 도호헌 역시 크게 당황하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던졌다.“살랑! 망할 자식! 한지훈, 백 선생 다 죽일 놈들이야! 젠장!”다음 날 아침.한지훈은 고운이와 함께 밖에 나가서 아침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집에 불청객 두 명이 와 있었다.서경희와 강신이었다.아침부터 또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10분 전.“엄마, 그만해요. 전 절대 동의할 수 없어요!”강우연은 버럭 화를 내
서경희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 네가 얘기 좀 해봐. 얼마면 내 딸한테서 떨어질래?”강우연을 떠나라고 협박하는 건가?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인상을 쓰며 그녀에게 따지듯 물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나 하는 겁니까?”서경희는 바로 발끈하며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 돈도 없고 무능한 녀석, 우리 집안에 그만큼 신세를 졌으면서 네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뭔데!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우리 딸이랑 이혼시켜야겠어! 우리 딸은 백 선생과 결혼할 귀한 몸이야! 너같이 무능한 백수랑 평생 같이 살기엔 우리 애가 아깝지!”백 선생과 결혼한다는 말에 한지훈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그러니까 서경희는 백 선생이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어서 그를 사위로 삼고 싶은 모양이었다.안타깝게도 그녀는 그 백 선생이라는 인물이 바로 그녀가 무능한 백수라고 욕하던 한지훈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한지훈은 담담한 말투로 대꾸했다.“일단 난 우연이와 이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좋게 말할 때 그냥 가세요.”존대는 쓰고 있으나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싸늘한 말투였다.강우연은 옆에서 그의 팔목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말투에 신경 좀 써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 엄마잖아요….”축객령을 들은 서경희는 분을 못 참고 곧장 한지훈에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욕설을 퍼부었다.“건방진 자식! 지금 날 내쫓겠다는 거야? 한지훈, 나 아직 네 장모야!”말을 마친 그녀는 강우연을 째려보며 소리쳤다.“강우연, 생각 잘하고 결정해! 한지훈이랑 백 선생 두 사람 중에 누가 너한테 더 어울리는 사람인지! 넌 아직 어려! 저런 무능한 자식을 평생 떠안고 살 필요는 없다고! 네 생각은 안 한다고 쳐도 고운이를 생각해야지! 고운이가 앞으로 유복한 생활을 할지 아니면 빈곤하게 살지 너한테 달렸어!”말을 마친 서경희는 한지훈을 힘껏 노려보고는 강신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떠난 뒤, 강우연은 힘없이 식탁에 마주 앉아 서경희가 했던 말을 곰곰이 곱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