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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금색 머리에 파란 눈을 지닌 남자아이의 얼굴에는 조롱이 가득했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무릎을 꿇고 있는 헨리는 순간 바지에 실수할 뻔했다.

“탁!”

헨리는 곧장 일어서서 아들의 얼굴을 내리치고 호통쳤다.

“당장 무릎 꿇어! 그리고 당장 사과해!”

“싫어요! 제가 왜 사과해야 하는데요! 제가 뭘 잘못했다고요!”

남자아이는 고집을 피웠다.

“사과하지 않으면 당장 이국으로 돌아가!”

헨리 대사는 아이를 협박했다.

그러자 남자아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마지못해 한고운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헨리 대사도 이어 덧붙였다.

“총사령관님, 아이들이 장난하는 거라 말이 좀 거칠었던 거 같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한지훈은 한고운을 보고 물었다.

“고운아, 인제 마음이 풀려?”

한고운은 붉어진 눈시울을 비비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 우리 인제 돌아가요.”

“그래!”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마지막으로 차가운 시선으로 헨리 대사를 보았다.

“기억해! 여긴 영원히 용국의 땅 이야! 외국 오랑캐인 너희들의 사유지가 아니야!”

“네네네! 명심하겠습니다.”

헨리 대사는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지훈을 몸을 돌려 한고운을 안고 대사관에서 나왔다.

한지훈이 떠나가는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헨리 대사는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맥이 풀려 의자에 기대앉더니 곧 일어서서 창문으로 갔다.

만 명의 군졸이 획일적인 동작으로 물러가는 모습이 보였다.

자그마치 만 명의 군졸이다.

만약 오늘 먼저 손을 대기라도 했다면 대사관 전체가 폐가로 됐을지도 모른다.

“대사님, 괜찮으십니까?”

“우리 인제 어떡해요? 오성 용수에게 미움을 샀으니 인제 어떡합니까!”

“아니면 차라리 위로 보고 할까요? 북양구 총사령관이 너무 건방집니다! 여긴 필경 대사관인데 우리 이국도 국제법도 무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저마다 얼굴을 붉히며 다투고 있었다.

헨리 대사는 고심 끝에 용경 총 대사관에 있는 로버드 총 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되자 나지막한 중년 남성의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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