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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강우연은 안전을 생각해서 찻잔에는 손도 대지 않고 그에게 말했다.

“이 부장님, 제가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 말을 들은 이현식의 표정이 순식간에 음침하게 굳었다.

“지금, 이 이현식이를 의심하는 겁니까? 나랑 차 한잔 마시는 것도 싫어요? 그렇다면 품질보고서는 받아볼 필요도 없겠네요.”

강우연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이 부장님, 그런 뜻이 아니라….”

말을 마친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이현식은 강우연이 차를 마시자 이내 표정을 풀고 대놓고 음흉한 눈으로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가 몸을 일으키더니 아예 강우연의 옆으로 가서 앉아 기름기 가득한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강우연 씨, 자재가 왜 품질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나요?”

그의 돌발행동에 놀란 강우연은 재빨리 그의 손을 뿌리치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자중하세요, 이 부장님! 계속 이러시면 저 나가겠어요!”

이현식은 피식 웃고는 대놓고 속내를 드러냈다.

“강우연 씨, 다 같은 성인인데 우연 씨도 그 정도 눈치는 있을 거 아니에요? 나랑 하룻밤만 같이 있어주면 바로 통과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줄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강우연의 동공이 확장되더니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이현석을 바라보았다.

“이 부장님이 이런 분인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말을 마친 강우연은 분노한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시야가 흐릿해지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강우연 씨, 머리가 어지럽고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지 않아요?”

이현식은 담담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차를 음미했다.

강우연은 빨리 밖으로 빠져나가고 싶었지만, 점점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

분명 2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문이 있는데 아무리 발을 옮기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힘없이 소파에 쓰러져 분노한 눈빛으로 이현식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예요?”

이현식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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