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공장!그들이 정말 군 공장 제품을 가져왔을 줄이야!이게 어떻게 가능하지?분명히 한정그룹이 망하고 혼자 살아남은 한지훈은 모든 걸 잃고 강운그룹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다고 했다.그런 사람에게 인맥이라는 게 존재할 리 없었다.그리고 이때!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군복을 입은 임량이 총을 들고 신속히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한지훈을 보더니 공손한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한 선생님, 지시하신 대로 백 명의 병사가 이 품질센터 건물을 포위하고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고개를 돌려 이현식을 바라보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21분이 경과했네. 손 집행관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어. 그렇다면 이 부장, 이제 우리가 빚을 청산할 시간이야!”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살기가 청사 전체를 집어삼켰다.아래층에서 대기하던 병사들과 제압된 직원들, 그리고 강우연 일행마저 그의 날카로운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정말 어마어마한 기운이었다.‘지훈 씨일까?’강우연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안으로 달려 들어가려 했지만,병사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안으로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지금은 공무집행 중입니다!”강우연은 조바심이 나서 다급히 말했다.“우리 남편이 안에 있다고요!”그 말을 들은 병사가 인상을 쓰며 그녀에게 물었다.“확실해요? 안에는 우리 임 대위님하고 또 다른 장관님 한 분을 제외하면 이 사건 관련 용의자밖에 없는데요? 저희가 하는 일에 협조해 주시고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강우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다른 한 분의 장관?그녀는 고개를 번쩍 들고 창문을 바라보았다.‘지훈 씨가… 장관이었어?’그 시각, 이현식은 한지훈이 한발 한발 다가오자 엉금엉금 기어서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쾅!한지훈이 발로 복부를 걷어차자, 그는 힘없이 공중을 날아 사무실 책상에 허리를 부딪히고 쓰러졌다. 원목 재질로 된 사무실 책상이 엄청난 힘에 밀려 뒤로 1미터나 이동했다!이현식은 입에서 피를 뿜으며
급급히 달려온 손강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이마에 식은땀이 돋았다.조금만 더 늦었으면 그는 총을 발사했을 것이다.이현식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손강호를 보자 그는 이때다 싶어 목청을 높여 소리쳤다.“손 집행관, 빨리 나 좀 구해줘! 우린 가족이잖아! 나 정말 죽을 뻔했다고!”이현식은 사실 손강호보다 나이가 어렸다. 손강호의 누나가 젊은 이현식을 보고 한눈에 반해 결혼식을 올린 것이었다.손강호는 당장이라도 이현식을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었다.누나의 부탁이 없었으면 절대 저런 놈을 요직에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다.이현식이 어떤 놈인지 손강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안타깝게도 그의 누나는 이현식의 감언이설에 속아 무슨 일만 생기면 그를 찾아와서 울고불고 하소연하고는 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손강호도 그를 도와줄 자신이 없었다. 그는 건드려서는 안 될 인물을 건드렸다.안으로 들어간 손강호는 분노한 얼굴로 이현식의 귀뺨을 때렸다. 순식간에 이현식은 이빨이 부러지면서 입에서 피를 토했다.“이현식! 너 정말 미쳤구나! 지금 네가 누굴 건드렸는지 알기나 해? 내가 너 같은 놈을 믿고 요직에 추천한 게 잘못이지! 내가 네 뒷수습한 게 올해만 해도 몇 건이야! 도대체 넌 왜 그 모양이야?”이현식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변명했다.“매제, 그래도 내가 형부잖아. 누나를 봐서라도 나 좀 살려줘….”손강호는 혐오스럽다는 듯이 이현식의 배를 걷어차고는 공손한 자세로 한지훈의 앞에 고개를 숙였다.“한 선생님이시죠?”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손강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손 집행관님, 지각하셨네요.”손강호는 순간 당황했다. 한지훈의 뒤에는 군부 대위가 지키고 있었다.“죄송합니다! 오는 길에 차가 좀 막혀서 최대한 빨리 오려고 했지만 늦었습니다. 사모님께서 자재를 가져왔는데 압류당했다고 하셨죠?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당장 처리하겠습니다!”손강호가 장담하듯 말했다.하지만 한지훈의 반응은 싸
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기태식? 그 J그룹 후계자?”“너한테 묻잖아!”손강호가 짜증스러운 얼굴로 재촉했다.“네! 그 J그룹 자제가 맞습니다.”이현식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울며 말했다.“집행관님, 한 선생님, 아시다시피 저는 일개 공무원에 지나지 않아요. 제가 무슨 수로 자본 세력에 맞서겠습니까. 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요. 목숨만 살려주세요!”말을 마친 이현식은 바닥에 쾅쾅 머리를 찧으며 애원했다.한지훈은 살기가 번뜩이는 눈빛으로 놈을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기태식과 J그룹이라! 일이 재밌게 돌아가는군!”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이현식에게 말했다.“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말 안 해도 알겠지?”이현식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옆에 있던 손강호는 다가가서 그의 정강이를 걷어찼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사모님께 합격 결과서를 내어드리지 않고!”“네? 아…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갈게요!”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이현식은 옷매무시를 정돈하고 다급히 사무실을 나섰다. 멀리서 강우연 일행이 보이자, 그는 비굴한 자세로 다가가서 웃으며 말했다.“강우연 씨, 죄송해요. 전에는 제가 눈이 돌아가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지금 바로 합격 결과서를 내어드릴게요!”강우연은 입가에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기괴한 웃음을 짓는 이현식을 보자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이 부장님, 괜찮은 거죠?”뒤에 있던 직원들은 싸늘한 눈빛으로 이현식을 노려보았다.이현식은 다급히 휴지로 입가를 닦고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급하게 내려오다가 계단에서 좀 굴렀어요. 그것보다 강우연 씨, 이쪽으로 오시죠.”잠시 후, 이현식은 직접 강우연에게 품질 합격 결과서를 건네주었다.결과서를 받은 강우연은 뭔가 어안이 벙벙했지만,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이걸 받아냈네. 당장 공장에 연락해서 생산라인 가동하라고 지시해요! 오늘 저녁 야근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지훈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뭐? 그런 일이 있었어? 잘못 들었겠지. 자재는 친구를 통해 군 공장에서 가져온 거잖아. 그런데 이현식이 군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으니,군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있나. 난 그냥 방관자에 불과해. 이제 일도 끝났으니 집에 가자.”강우연은 입을 삐죽이며 여전히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은 얼굴로 한지훈을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서 어떠한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결국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고마워요, 지훈 씨. 지훈 씨 아니었으면 오늘 무슨 일이 있었을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요. 이현식 그 사람이 나한테 그런 역겨운 생각을 품고 있을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 저런 사람이 정부 요원이라니!”강우연은 지금 생각해도 등 뒤에 소름이 돋았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품에 안고 말했다.“이제 다 지나갔어. 이런 사건이 있었으니, 이현식은 분명 해고당할 거야. 경찰에 끌려가 심문을 받을지도 모르지.”강우연은 한지훈의 따뜻한 품에서 안정감을 찾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솔직히 그와 한지훈 사이에는 스킨십이 많지 않았다. 이렇게 거리에서 서로 포옹한 적도 거의 손에 꼽을 수 있는 정도였다.“그게 사실인가요?”강우연은 그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마음을 안정시켰다.“당연하지! 이미 집행관한테 이현식의 뇌물 수수와 공금횡령 정황을 증거로 제출했어. 저런 놈은 당연히 콩밥을 맛봐야 정신을 차리지.”한지훈이 정색하며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현식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수갑을 차고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다.“정말 이대로 체포됐다고요?”그 모습을 본 강우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다시 의구심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아무리 봐도 이 일은 지훈 씨와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당신이 잡혀갈 거라고 얘기하자마자 수갑 차고 끌려갔는데… 정말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요?”한지훈은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고는
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괜찮아. 앞으로는 당신과 고운이가 내 전부야! 평생 옆에서 지켜줄게.”강우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그를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그녀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요. 우리 가족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그렇게 일가족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수저를 들었다.강우연은 힘든 5년을 보내고 드디어 진짜 행복과 평화를 찾았다.그녀는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한지훈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반쯤 먹었을 때, 강우연이 갑자기 그에게 물었다.“참, 지훈 씨. 최근에, 어린이집에 관한 자료와 광고를 찾아보고 있는데 고운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친구도 사귀고 집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앞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도 될 거고요. 당신도 직장을 구했다면서요? 매일 고운이 옆에만 붙어 있을 수 없게 됐잖아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운이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고운아, 어린이집 가고 싶어?”고운이는 크고 맑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가고 싶어.”한지훈은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강우연에게 말했다.“고운이도 원하니 당신이 알아서 해.”강우연은 여태 수집한 자료를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며 말했다.“미리 봐둔 곳이 몇 곳 있어요. 총 세 곳인데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한지훈은 서류를 잠깐 훑어보고 그녀에게 물었다.“어디가 가장 좋아 보여?”강우연은 한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요. 신아 사립 유치원이라고 어린이집도 같이 운영하는 곳인데 평판이 좋아요. 기초 시설 같은 것도 다른 곳보다 월등히 우월하고요. S시 최고의 명문 유치원이라는데 해외에서 투자해서 설립된 곳이라고 해요. 그런데 안 좋은 점이 있어요.”“뭔데?”한지훈은 그녀의 말투에서 강우연이 이미 이 유치원을 비교적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강우연은 한숨을
다음 날, 예진그룹.풍만한 몸매를 자랑하는 여비서가 하이힐을 신고 급급히 기태식의 사무실을 찾았다.“대표님, 큰일 났어요!”소파에서 느긋하게 엄마와 통화 중이던 기태식은 급하게 달려 들어온 비서를 보자 인상을 찌푸리며 전화를 끊었다.“무슨 일인데 노크도 없이 들어와?”여비서는 허리를 요염하게 흔들며 비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해요. 방금 전에 제가 품질관리 센터로 가서 이 부장을 찾았는데 직원들이 말하기를 이 부장이 글쎄 어제 오후에 뇌물 수수와 무고죄로 경찰에 잡혀갔다지 뭐예요?”“뭐라고? 이현식이 체포됐어? 그걸 왜 이제야 말해?”기태식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이현식이 잡혀갔다니?분명 집행관이 손강호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대표님, 저도 몰랐어요. 우리 공장 자재도 아직 이 부장한테 있는데 우린 이제 어떡하죠?”여비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짜증스럽게 사무실 안을 왔다 갔다 하던 기태식이 말했다.“내가 직접 손강호 집행관을 만나봐야겠어.”말을 마친 그는 사무실을 나가 손강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해서 부랴부랴 품질관리 센터로 왔다.그 시각, 집행관 사무실에서 손강호는 업무를 보고 있었다.비서실장이 문을 노크하고 들어오더니 공손히 말했다.“집행관님, 밖에 예진그룹 기태식 대표가 찾아왔는데 집행관님을 꼭 만나야겠다고 하는군요.”그 말을 들은 손강호가 인상을 찌푸렸다.“그 J그룹 후계자 말하는 거야? 기태식?”비서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습니다.”손강호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려서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그 인간이 나는 왜 찾아왔지? 설마 이현식 때문에?”잠시 고민하던 손강호가 말했다.“나 최근에는 외부인 안 만난다고 해.”손강호는 이 시기에 기태식을 만나면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상대는 J그룹 2세였다.H시에서는 이류 기업이라고 하지만 종합적인 실력만 따지면 S시에서는 일류기업에 속하는 대기업이었다.오히려 S시 재벌가들이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
비서실장이 난감해하는 사이, 뒤늦게 밖으로 나온 손강호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저도 지금 막 돌아왔어요.”기태식은 손강호를 보고 얼른 다가가서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손 집행관님, 안녕하세요. 예진그룹 기태식이라고 합니다.”손강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기 대표님 존함이야 많이 들었죠. 갑시다. 사무실로 가서 이야기해요.”두 사람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강호의 사무실로 향했다.손강호는 차를 우려내 찻잔에 담아 기태식에게 건넸다.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손강호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기 대표님,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 괜한 일로 오셨을 것 같지는 않은 데 각자 시간낭비 하지 말고 솔직하게 용건부터 얘기합시다.”기태식은 어색하게 헛기침하고는 웃으며 말했다.“집행관님은 참 통쾌한 분이시군요. 그럼, 저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여비서를 시켜 준비한 선물을 손강호에게 건네며 말했다.“집행관님, 이건 제가 H시에서 이쪽으로 올 때 챙겨온 산삼인데 정력 보강에 아주 효과가 좋대요. 업무를 보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우려서 드세요.”손강호는 물건을 받는 대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기 대표님도 참, 뭔 이런 걸 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사적인 선물을 받을 수 없으니 도로 가져가세요.”기태식은 조금 당황했지만, 태연한 미소를 지으며 비서에게 눈짓하고 말했다.“제가 경솔했네요.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도 질질 끌지 않고 본론부터 얘기하겠습니다. 아침에 소식을 입수했는데 여기서 일하시는 이현식 부장님이 검찰에게 잡혀갔다면서요?”손강호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일을 하면서 규정을 위반하여 조사받으러 갔습니다만 그건 왜요?”“그게… 우리 회사 원자재를 최근에 이 부장님께 검수를 맡겼는데 품질 보고서는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해서요.”잠시 고민하던 손강호가 말했다.“그것 때문에 오셨군요. 속이 많이 타시겠어요. 지금 상
고개를 든 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도호헌을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잡지로 시선을 돌렸다.그 모습을 본 도호헌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한 번도 누구한테 무시를 당해본 적이 없는 그였다.그가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흠모의 시선이 따라다녔다. 그에게는 도영그룹이라는 후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도영그룹은 S시 신설 기업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기업이었다.게다가 본사는 S시가 아닌 H시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H시 본사는 일류기업으로 자산규모가 10조를 돌파했다.도영은 H시에서도 일류 기업으로 평가받는 기업이었다.도호헌은 S시뿐만 아니라 H시에 있는 본사에도 20퍼센트가 넘는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아버지의 지시가 아니었다면 절대 이 시골구석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그런 존재인데 한지훈이 자신을 무시하자 그는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그가 굳이 입을 열 필요도 없이 그의 뒤를 따르던 여비서가 한지훈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당신 누구야? 대표님 봤으면 일어서서 인사는 하지 못할망정! 도대체 예의를 어디에 팔아먹었어? 당신 어디 부서 사람이야?”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고 싸늘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도호헌의 뒤에는 큰 키에 쭉쭉빵빵한 몸매를 가진 여비서가 타이트한 오피스룩을 입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잡지를 내려놓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저는 도설현 이사님께서 새로 모집한 경호원입니다. 저에게 직속 상사는 도 이사님뿐이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굽신거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그 말을 들은 로비의 사람들은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많은 신입을 봐왔지만, 이 사람처럼 거만한 신입은 처음이었다.감히 회사 대표를 대놓고 무시하다니!도호헌은 도영그룹에서 공공연히 인정한 차세대 후계자이자 본사 지분을 20퍼센트나 보유한 대주주였다. 도호헌과 도설현이 요즘 승계권 다툼을 진행 중이라는 것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이미 회사 내부에서도 세력이 두 갈래로 갈라진 상태였다.새로 들어온 신입마저, 도호헌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