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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이현식은 앞에 저승사자를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무시무시한 공포에 휩싸였다.

남자는 피에 굶주린 맹수의 눈빛을 하고 그를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고 있었다.

그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겁에 질린 이현식은 연신 뒤로 뒷걸음질 치며 소리쳤다.

“너… 뭐 하려는 거야? 여기 정부 기관이야! 나 품질관리 이현식 부장이라고! 넌 도대체 누군데 나한테 이러는 거야?”

한지훈은 한발 한발 다가가서 주먹을 꽉 움켜쥐고 싸늘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나 강우연 남편 한지훈이야!”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이현식의 안구를 조준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이현식의 두 눈에 시퍼렇게 멍이 들더니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악! 이 멍청한 백수 자식이! 너 미쳤어?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나 품질관리센터 이현식 부장이라고! 강우연이 가져온 샘플 내 허락이 있어야 통과시킬 수 있단 말이야! 그런데 네 놈이 감히 내 몸에 손을 대? 앞으로 너희가 보낸 자재는 절대 통과시켜 주지 않을 거야! 절대!”

한지훈은 살짝 비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이현식 부장? 당신 권력이 그렇게 막강해? 정부 집행관 앞에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당연하지! 집행관은 내 매제야! 내가 말 한마디만 하면 요구에 따라줄 거라고!”

이현식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벌벌 떨면서도 기죽지 않고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멍청한 자식! 이제 넌 끝장이야! 강우연도 끝장이야! 오늘 이 일로 정신 손해 배상까지 전부 청구할 거야! 내 말 한마디면 강운은 절대 품질합격 결과서를 받아볼 수 없을걸?”

“그래?”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 소파에 가서 앉았다.

“이 부장, 정말 막대한 권력을 가졌네?”

“당연하지!”

이 부장은 냉소를 지으며 허리를 곧게 펴고 한지훈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알았으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이 오지? 내 조건은 네 마누라를 일주일간 나한테 빌려주고 치료비 2억을 배상하는 거야! 그러면 품질보고서에 합격 도장을 찍어주지! 어때? 남는 장사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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