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옌은 순간 겁에 질려 어림군의 팔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뒤로 숨었다. “타닷!”한지훈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는 동방염에게 죽음의 종소리처럼 들렸다!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동방염의 몸이 조금씩 떨려왔다. 그는 한지훈이 점점 더 가까워질 때마다 죽음이 그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그 순간, 한지훈은 사신과도 같았고 그 눈빛 속 살의는 바다처럼 짙었다. 도청전인은 여전히 땅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속으로 동방염 이 개자식이 빨리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 자식의 복수만 아니었다면 자신도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동방염의 몇몇 사형들조차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그의 피가 자신들에게 튀지 않도록 거리를 두었다. “쾅!”하늘에서 갑자기 섬광이 번쩍였다!곧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고 몇몇 어림군들도 두려움에 떨며 황급히 동방염을 밀어내고 그를 멀리했다. 이때, 한지훈의 온몸은 살의로 가득 찼고 주변의 공기는 곧 얼어붙을 것 같았다. 동방염은 한지훈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의 얼굴은 공포로 창백해지며 눈은 흐려졌다. “한지훈! 네놈이 감히 뭘 하려는 거지?”동방염이 겁에 질려 더 이상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산채 문에서 큰 고함이 들려왔다!그 직후 한 형체가 문에 나타났고, 그 뒤에는 별 세 개를 단 장군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리고 뒤에는 서효양이 있었다! 그는 한지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급하게 말했다.“북양왕, 충동적으로 굴지 마시오. 국왕께서는 이미 이 일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특별히 동방 가문에 사람을 보내 당신들을 위해 중재를 했소.”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살짝 얼굴을 찌푸리고는, 서효양 앞에 있는 형체를 바라보았다.그는 다름 아닌 낙 씨 어르신이었다! 낙 씨 어르신은 손에 깃털 부채를 흔들며, 한지훈 앞으로 다가와 경시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자네가 아직도 북양왕인 줄 아는 것인가?! 자네가 전포를 벗고
“빠드득!”한지훈이 이를 악물었고, 이빨을 가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낙 씨의 마지막 말에 한지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맞다. 그가 움직이기만 하면 국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이니 법에 따라 그의 가문은 전멸될 것이다! 만약 저항하면, 이는 반역죄에 해당한다! 그가 혼자라면 상관없지만, 한씨 가문의 역대 선조들의 위신과, 그들의 모든 공적이 지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순간부터 한씨 가문 전체가 용국에 배신자로 기억될 것이다! 게다가 강우연은 어떻겠는가?용국 전체의 추격에 맞서 강우연이 무사할 수 있을 거라 보장하는가? 그럴 리가! “흥! 한지훈, 네놈은 아직 너무 어려. 내가 충고하자면, 넌 이제부터 천명대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어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네놈을 짓밟을 수 있을 것이야!”낙 씨 어르신이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콰광!”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쳤고, 고요한 밤에 낙 씨의 미소는 더욱 흉악해 보였다. 이 순간, 한지훈은 그제야 당시 할아버지의 무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도망칠 수 없고, 국왕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항할 수 없다.이는 한씨 가문이 너무 많은 부담을 짊어졌기 때문이다!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꽉 쥐었고, 그의 온몸에는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는 손을 쓸 수 없다. 손을 쓰게 되면 모든 것이 낙 씨 어르신의 말대로 행해질 것이다! “북양왕, 절대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어떤 일은 충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오. 우리가 하산하면 파용군에 관한 한 가지 일을 자세히 알려주겠소!”서효양이 부드럽게 말했다.“뭐라고? 파용군?!”한지훈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서효양을 바라보았고, 서효양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는 동원 군구의 사령관이었고, 원래대로라면 진작에 자신의 주둔지로 돌아갔어야 했지만 이번에 낙 씨와 함께 강중에 왔으니 분명 그 안에는 숨겨진 뜻이 있을 것이다.“북양왕, 우리는 이만 가지.
“무슨 일이야?”서효양의 얘기를 이해하지 못한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팽진국이 죽은 사실에 대해서, 북양 왕은 알고 있어?”서효양은 유유히 차를 운전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갑자기 왜 죽은 건데? 언제 죽은 거야?”충격적인 소식에 한지훈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팽로가 죽었다니... 그럼 강로랑 진로는 어떻게 된 거지?’ 바로 하루 전, 팽진국은 한지훈과 함께 용경을 떠나게 되면서 당시 흔쾌히 한지훈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숨을 거둘 줄은 몰랐다. “고향으로 돌아가시는 길에 비행기가 사고를 당했어!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비행기 전체에는 승객이 8명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게 대체 사고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고의로 그랬는지 아직은 잘 알 수가 없어!”“안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로, 진로한테 얘기를 해놓고는 우리가 미리 몰래 사람을 보내서 잘 지켜보기로 했어. 그런데... 우리 뜻대로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그러니까 한지훈, 너는 절대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돼. 아니면 우리 모두가 크게 흔들리게 될 거야!”서효양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 누구라도, 이번 일은 반드시 낙로가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팽진국은 전부터 낙로와 적대적인 관계를 이어왔기에 충분히 의심할 만했다. “빌어먹을!”화가 난 한지훈은 냅다 손으로 앞 좌석을 내려쳤다. 심지어 낙로는 용 선생보다도 훨씬 막무가내로 움직이고 있었다. 수단이 잔인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나라의 국정까지 좌우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국왕을 자신의 손 안의 노리개로 여기고 있었다. “또 한 가지 소식이 있어. 용칠은 어느새 이미 낙로한테 넘어갔더라고. 게다가, 용삼과 용오는 그놈한테 모함을 당해서 감옥에 갇히게 됐어! 용일은 내가 권유한 덕에 일단은 겨우 동원 군구로 데려갔어!”“지금 용칠은 이미 낙로한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계략을
한편 그 시각, 원 씨 가문 별장에서는 원상용을 포함한 원 씨 가문 10여 명의 핵심 인물들이 두 줄로 선 채 조용히 대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바로 그때, 3층 욕실에서는 갑자기 웬 여자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원상용과 원 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라 가던 길을 멈추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렇게 약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상황은 마침내 수습되었다. 그로부터 약 5분의 시간이 흐른 후, 잠옷을 걸친 원효천은 늠름한 자태로 3층에서 현관까지 걸어갔다. “가주님!”“가주님!”그러자 원효천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흡족해하는 표정으로 대청 한가운데 있는 의자 앞에 앉아 원 씨 가문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시간이 벌써 3월이 됐네. 한지훈 그놈은, 어떻게 됐어?”가주의 질문에 원상용이 급히 앞으로 나아가 대답했다. “가주님, 한지훈은 얼마 전에 신임 국왕과 모순이 생기고 나서는 홧김에 마크를 던져버리고 용경을 떠나 강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그리고 제가 들은 바에 따르면, 한지훈은 더 이상 병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신임 국왕한테도 어느 정도 미움을 산 것 같습니다!”“뭐라고?”사실 원상용은 오늘 오후에야 금방 석방된 원효천을 위해 세 가지의 피규어를 선물했었다. 그렇게 원효천은 오후 내내 피규어를 가지고 재밌게 장난을 쳤다. 그러고는 저녁이 되어서야 제대로 원 씨 가문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방금 한지훈의 소식을 접한 원효천은, 자신의 예상과는 크게 벗어나 다소 당황했다. 자고로 한 씨 집안은 대대손손 모두 국왕에게 충성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국왕의 유일한 근신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정도였다. 그동안 오직 한 씨 집안만이 줄곧 국왕에게 일편단심으로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심지어 신임 국왕이 비록 아직 나이가 좀 어리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어리석지는 않을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일이야?”원효천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곧이어 원상용은 최근 용국에서 발생한 모든 일을 원효천에게 얘기해
그 말을 들은 원상용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 상황에 굳이 나서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연합이라니? 낙로가 어떤 꿍꿍이를 하고 있는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우리 원 씨 집안은 굳이 그런 놈들과는 최대한 얽히지 않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 집안의 대단함만 알리면 돼. 난 다른 건 관심도 없어!”원효천은 국왕을 도울 생각이 없었고, 심지어 낙로를 도울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단지 그는 이 기회를 빌어 원 씨 집안의 기세를 어떻게든 끌어올리고 싶었다. 한 씨 집안이 등장한 이래로, 여태 아직 그 누구도 한 씨 집안의 지위를 대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때가 바로, 원 씨 집안이 틈을 노려 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이내 원상용은 눈알을 데구루루 구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가주님, 너무 현명하십니다! 제가 곧 사람을 보내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그래!”원효천은 고개를 끄덕였고, 뒤이어 원상용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와 자신의 부하에게 명령했다. “즉시 각 매체 그리고 전국 모든 방송국에 연락하여 이 뉴스를 내보내!”원상용이 손에 든 것은 바로 한지훈에게 보내는 도전장이었다. 원 씨 집안 가주인 원효천의 이름으로, 적힌 한지훈의 10대 죄목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도전장에는 원 씨 집안과 4대 가문을 대표하여 한지훈을 죽이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하였다. 전에는 감히 이렇게 도전장을 내밀지 못했던 이유는, 용각과 파룡군의 존재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용각은 강만용의 손아귀에 있지도 않고 파룡군도 곧 개편을 받게 될 상황이었으니, 어떻게 보면 낙로가 원 씨 집안을 도와 모든 장애물을 제거한 것과도 같았다. 도전장을 건넨 원상용은 이내 뒷짐을 진 채 여유롭게 걸어 나가 밤하늘을 응시하면서 생각에 잠기게 됐다. 그날 밤, 전국을 뒤흔든 뉴스가 용국 전체를 발칵 뒤집었다. 그렇게 다들 원 씨 집안 가주 원효천이 공개적으로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뉴스?! 한지훈은 뜻밖의 소식에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용국에는 요즘 전쟁도 없고, 게다가 딱히 주목할 만한 사건도 별로 없는데...’ 사실 한지훈은 매일같이 열심히 을 기록해 나갔다. 마침 어제 일전을 거친 한지훈은 실력이 더욱 크게 향상되었다. 그리하여 어젯밤, 한지훈은 밤새 서재에 앉아 어제 스승한테서 몰래 배운 그 묘기를 체득하면서 조용히 기록하였다. 비록 도청전인의 효과는 딱히 이상적이지는 않았지만, 한지훈 자신만의 연구를 거친 후의 그 위력은 꽤나 뛰어났다. “글쎄 원 씨 집안이 이미 각 방송국에 도전장을 보냈어요. 바로 원 씨 집안 가주인 원효천이 용왕님한테 도전장을 내민 거예요!”용월은 잔뜩 화가 난 채 말했다. 도전장이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원 씨 집안의 말투와 태도가 너무나도 불쾌했다. “아, 그래. 알겠어!”한지훈은 짧게 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응? 용월은 갑작스레 연락이 끊긴 핸드폰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뜻밖에도 한지훈은 이번 일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것 같았다. 사실 한지훈은 아예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원효천의 도전장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이었다. 어제 도청전인과의 일전을 거친 후 한지훈은 드디어 4성 천왕급의 경지에 다다르긴 했지만, 당시 무적천이 보여준 실력에 비해서는 여전히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고 느끼고 있었다. ‘설마 같은 4성 천 급 천왕계임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날 수 있다는 건가?’ 한창 한지훈이 의혹에 잠겨있을 무렵, 한 하인이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한 선생님, 웬 도포를 입은 한 노인이 만나 뵙고 싶어 합니다!”‘도포를 입은 사람이라면... 도청전인이나보군.’ 그를 제외하고는 별 다른 친구가 없었던 한지훈이었기에,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 “들여보내!”이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도청전인은 공손하게 들어와 한지훈과 강우연을 맞이하였다. 그리고는 먼저 입을 열어 인사를 했다.
그러나 설령 도청전인이 20년이든, 50년이든 수련을 했다 하더라도 감히 원효천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이런 식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기에는 다소 무리라고 할 수 있다. “보아하니 너는 그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오히려 사흘씩이나 굶은 여우가 닭 한 마리를 보듯이 보네?”이 상황에 매우 적절한 비유였다. 도청전인은 비록 말로는 한지훈더러 조심하라고 권했지만 진실 어린 그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원효천을 찾아가 죽여버릴 기세였다. “아... 사실... 제가 작은 부탁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용왕께서는 제가 선두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제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만약 패하게 된다면, 그때 다시 용왕님께서 나서서 손을 써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도청전인의 부탁을 들은 한지훈은, 역시 자신이 한 예상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너는 직접 그놈을 상대하고 싶어서 이렇게 날 찾아왔다는 거지?”한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도청전인을 훑어보았다. “용왕 님 말씀이 맞으십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어제 일전을 거친 후 제 무도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줄어들어 한참 동안 우울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을 높이기에는 검경에 대한 요구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만약 저와 실력이 상당한 적수를 만나는 게 아니라면 아마 현생에서는 더 이상 그 자신감을 되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러니 용왕 님께서 부디 제 마음을 너그러이 받아주셨으면 합니다!”도청전인은 울기 직전인 표정을 보이며 한지훈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직 결정하진 않을 거야. 하지만 최소 네가 관전하게 도와줄 수는 있어. 자고로 검경은 자신감이 아니라 실력에 중점을 두는 거야. 만약 네 실력이 상당했다면 어제 너는 대체 어떻게 지게 된 걸까?”그의 말대로 검경이란 깨달음의 방식에 따라 그 결과가 매우 달랐다. 에 실린 데에 따르면, 먼저 검
“네. 제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면 몰라도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길 가능성은 20%밖에 안됩니다!”도청전인은 그 와중에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무적천이 얼마나 무서운 강자인지는 진정으로 그와 맞붙어 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었다. 그중 한지훈은 유일하게 무력으로 무적천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한지훈을 제외한 용국의 다른 강자들은, 무적천과 붙게 되어 감히 세 수 이상을 버텨내지를 못했다. 그야말로 거의 무적의 상대였다. 깊은 산속에 숨어 오랫동안 수련을 해온 연륜 있는 강자들이면 가능성이 있을지 몰라도. “천왕계가 같은 급에서도 그렇게나 큰 차이가 있다고?” 한지훈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차이가 매우 큽니다. 사실 천왕계도 하나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생 동안 한 발자국도 다가갈 수 없는 반면 어떤 사람은 쉽게 이 경지를 뚫고 인왕계에 발을 들여놓기도 하죠!”도청전인은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설마, 한지훈의 목표가 무적천을 격파하는 것인 건가?’ 하지만 적어도 그가 4성 천급 천왕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는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한지훈의 실력은 같은 경계에서도 상대적으로 결코 강하지 않았다. 둘째, 갓 높은 경지에 도달한 강자들은 실력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적천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지 않았다. “알겠어. 그나저나 너 강중에 머물 곳이 있긴 해?”한지훈은 담담하게 물었다. “있습니다! 저희 천검종은 각지에 최소 하나씩의 거점은 있기에 용왕 남께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도청전인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래. 일단 돌아가서 내 소식 기다리고 있어. 혹시 알아? 만약 어느 날 내가 기분이 좋으면 널 데리고 함께 링으로 갈지도!”이내 한지훈은 살짝 손을 흔들었다. 그 말을 들은 도청전인은 급히 일어나 말했다. “예! 용왕 님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뒤이어 도청전인은 더 이상 별장에 머물지 않고 급히 한지훈과 작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