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지켜보던 서경희가 뛰어들어 한지훈을 밀쳤다. 그리고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뭐 하는 거야! 미쳤어? 누군 줄 알고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거야!”강학주와 강신도 그를 나무라며 표준우에게 연신 굽신거리며 사죄했다.“미안해요. 아직 여기 상황을 잘 몰라서 그런 거니 속에 담아두지 말아요.”강학주의 연신 허리를 굽혔다.옷을 고쳐 입는 표준우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는 한지훈을 향해 한마디 했다.“한지훈, 내가 널 똑똑히 기억하겠어. 두고 봐!”한지훈이 주먹을 휘드르려는데 강우연이 뒤에서 그를 말렸다.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안심시켰다.“표 씨 집안의 사람이니 이러지 마요. 간단히 식사만 하고 올 거에요. 그들의 요구는 절대 들어주지 않을 테니 걱정 말아요.”한지훈이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입을 열었다.“그럼. 나도 같이 가.”이 말을 들은 서경희가 다급하게 물었다.“가서 뭘 하려고 너도 간다는 거야?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니 빠져!”그때 표준우가 개의치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아니요! 같이 가는 게 좋겠어요. 두 눈으로 나와의 어마어마한 격차를 확인하게 할 거예요. 확인하고 나면 알아서 빠지겠죠.”표준우는 이미 머릿속에서 계산을 마쳤다. 배경이 없기에 자신이 돈으로, 권력으로 놀래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내뺄 거라 생각했다.그러면 강우연과 같은 미인이 자신의 침대 위의 장난감이 되는 건 시간문제이다.서경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맞아요! 그렇게 해요.”그러고는 한지훈을 흘기고 말했다.“같이 가도 된다고 했으니 너도 따라오든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보여줄게.”그렇게 그들은 제각기 차에 탔다. 표준우는 계속해서 강우연을 옆자리에 앉히려고 했다. 그러나 한지훈이 재빠르게 그녀를 그의 BMW 5 시리즈에 태웠다.그 장면을 본 표준우가 이를 갈며 서경희에게 물었다.“어떻게 BMW 5시리즈가 있는 거지?”강신이 아부를 떨며 다가와 어머니 대신 대답했다.“화
한지훈의 한마디로 주위가 조용해졌다. 모두의 표정이 어두웠다.표준우의 표정도 일그러졌다. 그는 매섭게 한지훈을 쏘아보며 소리쳤다.“ 5천만 원이 뭐라고?! 하하! 정말 입만 살았네? 잘 들어! 이건 고작 테이블 값이라고! 테이블 값! 젠장, 빌어먹을!”잔뜩 약이 오른 표준우는 괘씸한 한지훈을 화가 풀릴 때까지 패고 싶었다.그러나 강우연과 그녀 부모 앞에서 자신의 신사스러운 모습을 잃고 싶지 않았기에 애써 화를 억눌렀다.서경희는 한지훈을 매섭게 흘기며 꾸짖었다.“한지훈, 적당히 해. 여기는 고급 레스토랑이야. 테이블 값이 5천만 원이라고! 너한테 5천만 원이 있기나 해?”“질투할게 따로 있지. 이쪽은 잘나가는 집안의 귀공자라고. 그냥 얌전히 우리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며 밥 한 끼 얻어 먹고 떨어져! 그러다가 정 있기 힘들다면 스스로 떠나도 좋아. 정말 쪽팔리게…”멸시 어린 눈빛으로 강신이 핀잔을 주었다. 강학주도 헛기침을 하며 뒷집을 졌다. 그의 마음속에도 한지훈을 향한 불만과 멸시가 가득했다.허우대만 멀쩡했지 충동적이고 무례한 이런 녀석이 어떻게 내 사위가 될 수 있단 말인가?저런 남자가 과연 강우연에게 좋은 미래를 안겨줄 수 있는가?이렇게 생각할수록 서경희의 말이 맞는 듯했다. 하루빨리 강우연에게 더 좋은 상대를 골라줘야 한다.표정우같은 도련님 정도여야지 꼭 맞다.품에 한고은을 안은 강우연이 한지훈을 말렸다.“조금만 참아요. 당신이 불쾌한 걸 알아요. 저도 내키지 않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의 뜻이잖아요. 밥만 후딱 먹고 우리는 돌아가자고요.”한지훈이 난감해하는 강우연을 내려다보다가 하는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한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표준우가 피식 웃으며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그들도 그 뒤를 따라들어갔다. 로비에 들어선 순간, 호화로운 인테리어에 압도당해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깔끔한 배경에 고급스러운 장식과 벽에 걸려있는 그림까지 너무 눈부셔서 눈이 멀 지경이었다.“우와! 이런 고급 진 호텔은 난생처음이에요. 준우 씨가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다!거기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식사하는 곳도 있었고 쉬는 공간도 있었으며 손님을 접대하는 공간도 있었다. 그리고 밖에는 야외 정원이 있었다. 그 옆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수영장까지 있었다. 물위에는 수많은 화려한 불빛들이 수놓여 있었다.거기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면 높은 건물들도 한눈에 보여서 모든 것을 발밑에 밞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아줌마, 아저씨, 우연 씨, 편한 자리에 앉으세요.”표준우는 예의 있게 자리를 권하고 그들이 먼저 자리에 앉기를 기다렸다.서경희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예의도 어쩜 이렇게 바르죠? 어른이 먼저 앉기를 기다릴 줄도 알고. 정말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네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경희, 강학주 그리고 강신이 자리에 앉았다. 의자를 만지작 거리던 서경희가 격동되어 말했다.“의자도 천연 소가죽이네요? 어쩜......이렇게까지......”연이은 칭찬에 표준우는 입꼬리를 올렸다.“당연하죠. 그렇지 않으면 5천만 원이 아니겠죠. 의자도 매일 새로 바꾼다고 하더군요. 아마 의자 하나에 백만 원은 할 거에요. 누구의 한 달 월급보다 더 비쌀 걸요?”표준우는 말을 하며 품에 한고운을 안은 채 자리에 앉는 한지훈을 힐끔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한지훈은 한고운을 챙기고 있었고 표준우와 강우연의 사이에 앉았다. 표준우의 비웃음 소리를 듣고 있던 한지훈은 그저 담담하게 미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기회를 잡은 서경희가 입을 열었다.“너무 과대평가했어요. 직업도 없는데요. 뭘. 매일 놀고먹으면서 일자리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아요. 우리로서는 아주 속이 터지죠.”표준우는 의기양양해서 반문했다.“네? 그럴 리가요? 직업도 없다고요?”그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직업조차 없다는 말에 그는 더욱 강우연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자식과 강우연이 어떻게 한 평생을 함께 한단 말인가?자신감이 붙은 표준우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
불만이 가득한 강우연이었지만 서경희 때문에 억지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어색한 공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분위기도 바꿀 겸 표준우가 종업원에 손짓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정하게 차려입은 종업원들이 음식을 올렸다.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서경희와 강신의 침샘이 폭발했다.“아이고! 한평생 이런 대접은 받아보지 못했는데 음식이 아니라 예술품이 따로 없네!”서경희의 입에서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정갈하고 고운 것이 모양을 흩트리기 아까울 지경이었다!강신도 얼른 한 점 집어 입안에 넣었다. 그러자 입안에서 향긋한 냄새와 함께 육즙이 팡 터졌다.“우와! 진짜 맛있어! 엄마! 이거 먹어봐.”서경희가 듣더니 예의를 차리는 것도 잊고 냉큼 하나를 집었다. 그녀의 얼굴에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한편 칭찬도 잊지 않았다.“정말 맛있네요! 여기를 잘 예약했어요. 이런 음식들은 미슐랭에 이름을 걸 정도 아닌가요?”표준우가 흐뭇해하며 대답했다.“아줌마가 마음에 들어 하시니 다행이네요.”한편 의자에 앉아 있는 한고운은 토실토실한 작은 손으로 테이블의 변두리를 잡고 있었다. 머리를 반쯤 빼꼼 보이고는 똘망 똘망 한 눈으로 앞접시에 놓인 토끼 모양의 케이크를 보고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보더니 물었다.“아빠, 고운이 케익 먹어도 돼요?”한지훈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하지. 아빠가 집어줄게.”한지훈은 젓가락을 쥔 손을 뻗어 케익을 집으려 했다. 그때 다른 젓가락이 나타나 그의 것을 밀쳤다. 한지훈이 고개를 돌려 보니 서경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쏘아붙였다.“먹긴 뭘 먹어! 이렇게 비싼 걸 먹을 자격이 돼? 한지훈 네가 잘 지낸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이런 5 천만 원짜리를 하찮게 봤잖아? 그럼 먹지 말고 가만히 보기만 해!”서경희는 해도 해도 너무 했다.한지훈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지켜보던 한고운도 울먹이기 시작했다. 맑은 그녀의 눈이 촉촉해졌다.할머니는 왜 자신을 예뻐해 주지 않는 것인지 그 작
강학주의 표정도 일그러졌다.“우연아, 아버지 말 좀 들어봐. 지훈이는 연씨 가문으로 곧 끌려갈 거야. 그러니 넌 하루빨리 좋은 짝을 만나야 해. 내가 보기엔 준우가 괜찮은 거 같아.”강학주는 그녀를 너무 몰아붙이지 못했다. 너무 강압적이면 역효과가 날 것 같았다.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까지 자신들의 원하는 삶을 위해 그녀를 협박하는 모습에 그녀는 너무 씁쓸했다. 강우연은 눈물을 슥 닦으며 입을 열었다.“절대 동의 못해요! 이까짓 거 먹지 않을 게요! 지훈 씨, 가요!”강우연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한지훈이 한고운을 품에 안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러자 다급해진 서경희가 달려가 그녀의 팔을 잡고 부드럽게 타일렀다.“그래그래그래! 그러라고 하지 않을게. 어머니가 잘못했어. 이렇게 비싼 곳으로 우리를 데리고 온 걸 봐서라도 그냥 가면 안 되잖아? 적어도 식사는 해야지. 얼른 다시 가서 앉아.”서경희도 자신이 너무 급했다는 걸 알고 천천히 해야 한다고 속으로 되뇌었다.강우연은 그렇게 다시 자리로 돌아왔고 내키지 않았지만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저편에 앉아 있는 표준우도 기분이 잡쳤다. 그래도 그는 애써 미소를 쥐어짜며 입을 열었다.“우연 씨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으니 우리 너무 몰아붙이지 말자고요. 저의 능력과 우수함이 언젠가는 우연 씨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고 전 믿어요. 그러니 오늘은 식사만 하기로 하고 그 외 일은 꺼내지 않기로 해요.”그리고 그가 다시 손짓했다. 종업원이 두병의 와인을 들고 다가왔다.표준우가 와인을 들고 또 으스대기 시작했다.“이건 한 병에 5백만 원 가까이하는 로마네 꽁디에요. 한번 맛보세요.”말을 마친 표준우가 그들에게 한잔씩 따랐다.강학주와 서경희는 감격스러워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특히 눈앞의 5백만 원짜리 로마네 꽁디를 본 순간 완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게 한 병에 5백만 원이라고요?”강학주가 재차 물었다.그는 비록 회사에서 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그저 껍
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방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헛소리하고 앉았네!이 450상자의 로마네 꽁디 특급 레드와인은 절반이 한지훈에 보내졌다. 그는 그것들을 부하들에게 선물했다.그리고 억 단위의 1787년 산 라피트 샤또는 포브스 수집관 주인이 드래곤 헌터를 통해 한지훈에게 선물하려던 것을 한지훈이 단칼에 거절했다.한지훈은 그가 꼭 다른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화가 난 표준우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와인병을 잡은 그의 손도 떨리고 있었다.탁!그는 그대로 와인병을 테이블 위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지훈을 향해 소리쳤다.“뭐라고? 날 얕보는 거야? 어디 능력 있으면 이렇게 비싼 와인이라도 구해 오든지!”표준우의 뚜껑이 완전히 열리고 말았다. 그것은 한지훈의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이 와인이 제일 비싼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 병에 5백만 원인 와인은 보통 서민들이 쉽게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배경도 없는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자신을 얕보려 한단 말인가!난 표 씨가문의 귀공자에 연봉이 20억을 넘는 몸이라고!한지훈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 테이블 아래로 이한승에게 간단한 문자를 보냈다.한편 표준우가 화가 난 것을 보고 서경희가 그의 편을 들며 한지훈을 꾸짖었다.“헛소리 집어치워! 네 주제에 어떻게 와인을 알아? 이건 한 병에 5백만 원이라 잖아. 모르면 가만히 있어.”“그러게! 억지로 허세 부리다니! 부끄럽지도 않아?”강신이 한마디 거들었다.사실 그는 한지훈이 말할 때 휴대폰으로 몰래 검색해 봤다.한지훈의 말이 맞았다.제일 비싼 와인은 2억짜리 1787년 산 라피트 샤또였다.한지훈이 이렇게 똑똑했다고?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강신은 개의치 않았다. 한지훈도 전에는 한 씨 가문의 도련님이 었으니까 와인에 대해 잘 알 수도 있었다. 그러나 면전에서 표준우를 까발리는 행동은 조금 지나치다 생각했다.상대도 면이 서야지 않겠는가?몇 명의 질타에 한지훈도 고개를 떨궜다. 강우연이 테이블 아래로 그의 손을 잡으
서경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문쪽을 가리키더니 소리쳤다.“못 알아들어? 여기서 이러지 말고 당장 꺼지라고!”그들을 한번 슥 둘러보았다. 한지훈도 여기에 계속 앉아 있기 싫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려는 그때 강우연도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한지훈이 다시 그녀를 앉히며 말했다.“식사마저 하고 나와. 밖에서 기다릴게.”한지훈이 떠나고 안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강학주 일가는 표준우에 굽신거리며 술을 부으며 또 강우연을 부추기며 술을 따르게 했다.그때 문이 다시 열리고 회색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이 손에 두병의 와인을 들고 미소를 띄고 들어왔다. 그의 뒤에는 7-8명의 종업원이 각양각색의 음식을 들고 있었다.“이분이 우연 씨죠?”중년 남성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강우연은 어리둥절했다. 눈앞의 이 사람은 그녀가 모르는 사람이다.그녀가 일어서며 물었다.“누구시죠?”“안녕하세요. 저는 리아플의 사장 마소문입니다. 여기에 왕림하셨다고 하여 해외에서 특별히 초빙한 셰프의 특별 요리와 두병의 로마네 꽁디를 선물하려고 직접 오게 되었습니다.”마소문은 시종일관 미소를 장착하고 있었다.그들은 접시에 담긴 음식과 와인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건 한지훈이 말한 그 로마네 꽁디가 아닌가!2년 전 한병에 무려 4천만 원에 팔리던 것이다!이건...... 표준우가 주문한 것보다 훨씬 비싼 거였다!표준우도 당황했다. 리아플 사장이 직접 올 줄은 몰랐다.그 역시 마소문을 처음 보았다.마소문은 S시의 호텔 업계에서 거물급이다. 개인 몸값은 이미 조 단위를 넘어 표 씨 가문을 훨씬 능가했다.표준우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공손한 자세로 마소문을 향해 악수를 청했다.“마 사장님, 이거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전 그저 친구 몇 명 데리고 온 것 뿐인데 이렇게 직접 비싼 와인도 올려주시고. 감사해요.”표준우의 머리 회전속도는 빨랐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 중에 자신 말고는 리아플 사장을 직접 올 수 있게 할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다.강학주의 집안?아니면 그
강학주 일가도, 표준우도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들은 동상처럼 굳어있었다.한 선생?“마 사장님, 잘못 아신 게 아닌가요? 한 선생이라뇨? 혹시 한지훈을 말하는 거예요? 그 자식 때문에 이런 진수성찬을 올리는 거라고요?”표준우가 다급히 물었다.그의 체면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마소문이 자신의 체면을 봐서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직접 한지훈 그 녀석 때문이라고 한다.이건 어느 나라 농담인가?서경희은 매우 의아했다.“농담하시는 거 아니죠?”마소문의 기분이 일시에 다운되었다. 그가 차갑게 반문했다.“농담이라고 생각해요?”마소문은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짜증스러운 말투로 덧붙였다.“한 선생이 없으니 이것들만 아깝게 되었네요!”말을 마치고 마소문은 직원들을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분위기가 적막했다. 그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유일하게 강우연만 얼굴이 환했다. 그녀는 보란 듯이 서경희와 표준우에게 말했다.“어머니, 준우 씨, 미안해요. 전 이만 가볼게요. 이것들은 저의 남편의 체면을 봐서 가져가지 않았으니 천천히 드시고 오세요.”강우연은 한고은을 품에 안고 천천히 그곳을 벗어났다.그녀는 오랜만에 속이 다 후련했다. 이렇게 기쁜 것이 얼마 만인가!한지훈은 멋진 사람이다!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괜찮은 사람이다.강우연이 떠나자 표준우도 멎쩍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천천히 드세요. 저는 회사에 일이 좀 생겨서 먼저 일어날게요. 계산은 마쳤으니 걱정하지 마시고요.”너무 창피했다.그런 자식에게 밀렸다.한지훈, 그 자식은 쓰레기라고 하지 않았는가? 어떻게 리아플의 마소문이 그를 대하는 태도가 그럴 수 있단 말인가?서경희와 강학주의 얼굴도 상기되었다. 갑자기 입맛도 사라졌다. 강신만 여전히 먹고 마시면서 구시렁거렸다.“왜 안 먹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진짜 처음이야. 와인도 너무 훌륭해! 몇천만 원이라 그럴만해! 가만, 그 한지훈이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마소문이 이렇게 떠받드는 거지?”“무슨 이유가 있겠어! 또 한민학때문에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