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있는 부하들을 한지훈이 대부분 제거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정예들이었다. 그는 절대 한지훈에게 질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소리쳤다.“같이 덤벼! 먼저 저 자식부터 반쯤 병신 만들고 서강안을 묶어서 내 앞에 앉혀놔. 저 자식이 보는 앞에서 저 자식 마누라와 딸을 더럽힐 거니까!”왕곰보의 지시를 들은 그의 부하들은 서은지와 서강안의 아내를 제쳐두고는 무기를 챙겨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한지훈은 주먹을 들고 맨 앞에서 달려오는 사내의 명치를 날려 쓰러뜨리고는 긴 다리로 뒤에서 달려오는 적을 걷어차서 멀리 날려버렸다.적들은 끈 떨어진 연처럼 허공을 날더니 바닥으로 추락하여 뻘건 피를 토해냈다.그 광경을 지켜본 왕곰보와 그의 일행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한지훈이 대충 휘두른 주먹에 벌써 두 명이나 나가떨어지다니.“다시 덤벼보시지.”한지훈은 자신의 주변을 에워싼 적들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아무도 섣불리 그에게 다가가지 못했다.“왜 다들 가만히 있어? 너희가 안 오면 내가 간다!”한지훈은 적들이 움직임이 없자 홀로 양아치들 무리 속으로 뛰어들었다.적진에 파고든 그는 마치 사나운 맹수처럼 적들을 손쉽게 무너뜨렸다.불과 5분도 안 돼 왕공보의 부하들은 바닥에 쓰러져 신음했다.“젠장! 저게 인간이야?”왕곰보는 이렇게 되자 부하들을 내버려두고 내뺄 궁리를 했다.한지훈은 주변에 있던 돌멩이를 집어들어 도망치는 왕곰보의 다리를 가격했다.왕곰보는 다리에서 갑자기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젠장! 무슨 이런 괴물이 다 있어? 세상에, 나 죽어! 잘못했으니까 제발 죽이지만 마.”한지훈은 힘겹게 앞으로 기어가는 왕곰보에게 다가가서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보았다. 한지훈의 무시무시한 눈빛과 마주한 왕곰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다.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들어 상대의 머리를 짓밟았다.그가 발목에 조금만 힘을 주면 왕곰보는 두개골이 부서져 즉사할 것이다. 왕곰보는 두려움에 떨며
왕곰보가 그의 말을 거절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우강그룹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대표님? 지금 서강안 일가족을 잡아들이고 공장 설비를 부수고 오는 길입니다. 내일이면 알아서 여기를 떠난다고 하는데 한번 구경이나 오실래요?”왕곰보가 말했다.“좋아. 아주 잘했어! 잔금은 바로 입금하지!”수화기 너머로 들뜬 전 대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강안의 회사에 많은 매출을 빼앗긴 것 때문에 며칠 기분이 나빴는데 고용한 양아치들이 그들을 납치했다니 얼굴이 궁금하긴 했다.전 대표는 경호원들을 데리고 서강안의 공장으로 향했다.안으로 들어가자 밧줄에 묶인 서강안이 보이고 왕곰보가 절뚝거리며 안에서 나왔다.“꼴이 왜 그래?”전 대표가 물었다.“별일 아닙니다. 여기 오기 전에 좀 싸움이 있었어요.”왕곰보가 말했다.전 대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왕곰보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전 대표는 거만하게 서강안의 앞으로 다가가서 미소를 지었다.“내가 사람을 보내 널 납치까지 할 줄은 몰랐지?”전 대표가 물었다.“미친놈! 이익을 위해 납치 사주까지 하다니! 양심도 없는 놈! 회사에 재무 위기가 생겼을 때 돈을 빌려줘서 위기를 넘기게 한 회사가 우리 회사야. 그런데 감히 우리한테 이런 짓을 해?”서강안은 운강그룹 얘기만 나오면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 그가 전에 전 대표에게 인정을 베푼 적 있었기에 상대가 자신을 저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더욱 분노했다.“어쩔 수 없잖아. 너희 회사가 너무 빨리 시장을 선점해 버렸어. 내가 먼저 손을 써두지 않으면 앞으로 너희를 막을 자가 없을 텐데 뭐 어떡해.”전 대표가 대수롭지 않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너희 회사 망하면 전에 우리한테 빌려줬던 돈도 안 갚아도 되는데 일석이조의 기회를 내가 놓칠 리가 없잖아.”“서강안, 탓할 거면 너무 착한 자신을 탓해. 넌 너무 사람을 쉽게 믿어. 넌 우리를 파트너라고 생각했겠지만 난 한 번도 너를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그리고 이때, 어둠 속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한지훈이 밖으로 나왔다. 왕곰보 일행은 공손히 그의 앞에 고개를 숙이고 길을 비켜주었다.서은지도 한지훈의 뒤를 따랐다. 그녀는 든든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었다.전 대표는 한지훈을 보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넌 누구지?”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이건 명심해. 오늘은 경고만 하러 온 거니까.”한지훈은 전 대표의 앞으로 다가가서 한 손에 그의 숨통을 그러쥐고 위로 들어올렸다.전 대표는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그럴수록 숨이 막혀올 뿐이었다.“다시 저 사람들 건드리면 벌레처럼 잘근잘근 짓밟아 죽여버릴 거야. 이 말 명심해.”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무시무시한 경고를 뱉은 뒤에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전 대표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곧이어 두 눈이 뒤집어졌다.그 순간, 그는 죽음의 기운을 몸서리치게 느꼈다.눈앞의 사내는 조금만 힘을 주면 그의 숨통을 끊어버릴 것 같았다.한지훈은 한참 그를 쏘아보다가 그대로 그를 바닥에 던져버렸다.바닥에 쓰러진 전 대표는 영혼이 나간 얼굴로 급하게 호흡했다.“오늘 망가진 기계들은….”한지훈은 등 뒤에 있는 기계들을 가리키며 담담히 말했다.“배상할게요! 두 배로 배상할게요!”전 대표는 재빨리 품에서 지갑을 꺼냈다.“배상은 당연한 거고 여기 인테리어도 다시 해야겠다.”한지훈이 말했다.“그럼요, 그럼요.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걱정 마십쇼!”겁에 질린 전 대표는 한지훈 앞에서 거절의 말을 감히 내뱉을 용기가 없었다.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알았으면 다 꺼져.”그 말을 들은 전 대표 일행은 그제야 해방감을 느끼며 급기야 도망쳤다. 왕곰보도 일행을 데리고 재빨리 공장을 빠져나갔다.공장을 나온 왕곰보가 말했다.“저 사람 정말 무서운 사람이에요. 정체가 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절대 아니었어요.”“네 부하들도 저 사람한테 맞았어?”전 대표는 그제야 문
수화기 너머로 원상용의 살짝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지?”“가주님, 시키신 일은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상대 측에서 싸움실력이 죽여주는 젊은이를 데려왔더라고요. 그 어린 놈이 우리 애들을 개 패듯이 팼어요. 심지어… 저를 협박까지 하더라고요.”전세용은 억울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원상용은 냉소를 짓더니 물었다.“그 어린 놈 이름이 한지훈 맞아?”“한지훈이요? 얼추 비슷한 것 같기는 한데… 혹시 아는 놈인가요?”전세용은 살짝 의아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알았어. 이제 자네는 이 일에서 빠져. 남은 건 내가 처리하지.”원상용은 싸늘한 대답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전세용은 불이 꺼진 핸드폰을 바라보며 얼굴이 점점 음침하게 굳어갔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부러 서강안 일가를 적대하라고 사주한 것은 원상용이었다. 그런데 물씬 두들겨맞고 협박까지 당했는데 이 일에서 빠지라니! 생각할수록 전세용은 불쾌했다.그는 아까 전화했던 부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현상금을 20억으로 변경한다! 당장 일 잘하는 킬러 데려와!”그 시각, 원씨 가문 저택.원상용은 전세용의 전화를 끊은 뒤 소파에 앉아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거실 안에는 그를 제외하고도 가문의 핵심인원들이 모여 있었다.“가주님, 무슨 일인데 안색이 그리 안 좋으신가요?”한 사람이 물었다.“그래요, 가주님. 무슨 일이든 말씀해 보세요. 저희랑 같이 방법을 상의해 봐요.”다른 사람도 거들었다.원상용은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한지훈이 돌아왔어.”“한지훈이요? 북양에서 죽었다고 하지 않았어요?”사람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원상용은 싸늘한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그건 국왕께서 해외 적대세력한테 준 거짓 정보고. 그걸 믿어? 만약 한지훈이 북양에서 죽었으면 천자각과 용국 전쟁부가 진작에 혼돈의 도가니가 되었겠지!”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입을 다물었다.“가주님, 그럼 3개월 후에 있을 대결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미리 준비라도 해야 하지 않나요?”
북양왕?그는 결국 역사 인물로 남을 것이고 원씨 가문이 용국을 제패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회의가 끝나고 원상용은 집사와 함께 원효천이 폐관 수련하는 곳으로 왔다.폐관 수련장은 저택 뒷산에 있는 원씨 가문의 사당이 있는 곳이었다.아주 웅장하게 지어진 사당은 황릉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원상용은 공손히 사당 입구에 고개를 숙이고 서서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어르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잠시 후, 안쪽에서 원효천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대체 무슨 일이기에 내 수련을 방해하면서까지 찾아왔느냐?”원상용은 그의 말투에서 진한 노기를 느꼈다.원상용은 고개를 더 아래로 수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르신, 한지훈이 살아 있었습니다. 그는 비밀 리에 강중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전쟁부에 있는 첩보 요원이 전한 소식에 의하면 녀석이 이미 2성 현급 천왕을 돌파한 것 같다더군요.”그 말이 끝나자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한참 후, 원효천의 굳은 목소리가 사당 안쪽에서 들려왔다.“불과 한 달 전에 반보천왕이었던 녀석이 벌써 거기까지 돌파했다고? 한씨 가문의 핏줄은 역시 다르다는 건가! 절대 놈을 살려둬서는 안 된다. 내가 출관하는 날이 그놈의 제삿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무한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말투에 원상용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어르신께서 출관하시면 한지훈은 죽은 목숨이지요! 저와 가족들은 그날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그래,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가봐.”원효천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원상용은 90도 경례를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서 떨리는 걸음걸이로 사당을 떠났다.한편, 강중.백성을 떠난 한지훈은 곧장 별장으로 돌아갔다.돌아가자마자 서경희가 반가운 얼굴로 그를 맞아주었다.“아이고, 우리 사위! 드디어 돌아왔네. 어때? 내 동생 일은 다 해결했어?”한지훈은 열정적으로 다가오는 서경희를 무뚝뚝하게 쳐다보고는 답했다.“해결했어요.”“그래? 정말 잘됐다.”서경희는 감동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우리
한지훈은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는 강신의 능력은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다.아무 능력도 재능도 없는 녀석에게 회사를 맡긴다면 얼마나 골치 아파질지 상상이 갔다.“제가 해드리기 싫은 게 아니라 회사를 차리면 잘 운영은 할 수 있어요?”한지훈이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이미 예상했던 질문이었기에 서경희는 자신 있게 말했다.“걱정 마. 나랑 우연이, 아빠도 있고 신이도 있잖아. 당연히 열심히 해야지. 절대 우연그룹의 명성에 해가 되는 일이 없게 할 거야.”“신이도 이제 예전의 신이가 아니야. 최근에는 경영관리학을 배운다고 대학원 다니고 있어. 곧 졸업해.”말을 마친 그녀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한지훈을 바라봤다.잠깐 고민하던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집사람이랑 상의해 보세요. 저는 간섭하지 않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서경희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래. 우연이한테 전화할게.”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딸, 나랑 네 아빠, 그리고 신이가 회사를 하나 차려서 약재 공급업을 하려고 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 우연그룹에 우리가 약재를 공급할 수도 있고… 다만 투자금이 문제인데….”서경희는 여전히 뻔뻔했다.자신들은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것을 앞세워서 딸에게 투자를 받아내고 우연그룹이라는 강력한 협력업체도 날먹하려는 심산이었다.대표 사무실에서 회사 업무를 처리하던 강우연은 그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회사를 차린다고요?”“그래. 나랑 네 아빠, 신이는 집에서 할 일 없이 놀기만 하잖아. 너무 갑갑해서. 널 돕고 싶기도 하고. 너한테는 쉬운 일인데 이 정도 요구도 거절할 생각 아니지? 우연그룹은 지금 시가 총액이 조 단위를 달리고 있는데 몇십억 정도는 쉽게 투자해 줄 수 있잖아.”서경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마치 회사 하나 설립하는 게 아주 쉬운 일이라는 말투였다.강우연은 인상을 찌푸리고 한참을 고민했다.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아
강신이 음침한 표정으로 물었다.“싫대?”서경희는 그제야 환한 얼굴로 말했다.“30억 준대! 아들, 30억이 투자금으로 들어온다고! 우연이가 투자해 주기로 했어!”그 말을 들은 강신도 약간 놀랐지만 이내 들뜬 목소리로 환호를 질렀다.“엄마, 그게 사실이야? 30억이나?”“맞아!”서경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강신은 주먹으로 허공에 어퍼컷을 날리고는 급히 서경희와 함께 차에 올랐다.“엄마, 타. 당장 가서 법인 신청부터 하자. 그리고 좋은 건물 알아보고 한 층을 통째로 빌리는 거야!”그렇게 두 사람은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그날 오후, 강신과 서경희는 법인 신청을 하고 우연그룹 본사 근처에 있는 건물을 찾아 한 층의 절반을 사무실로 세냈다.사무실에 들어간 강신은 격앙된 마음을 금치 못하며 우연그룹 건물을 향해 자신감 있게 소리쳤다.“나 강신, 우연그룹을 초월하는 대기업을 만들 거야! 여기가 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서경희는 한심한 얼굴로 아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됐어. 가능성 없는 말은 적당히 해. 강우연한테 연락이 왔는데 회사로 가서 일부 약재 관련 계약서를 체결하자고 하더라.”“이렇게나 빨리?”강신은 일이 이렇게 빨리 진전될 줄은 몰랐기에 적잖이 놀랐다.사무실을 금방 빌렸고 아직 직원을 모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감을 주다니!서경희가 웃으며 말했다.“너 엄마한테 고마운 줄 알아. 강우연도 엄마인 날 봐서 투자도 해주고 사업 제안도 해준 거라고. 가족끼리 돕는 건 당연하닪아?”강신은 싱글벙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뒤로 두 사람은 길을 건너 우연그룹 본사 건물로 갔다.대표 사무실 밖에 도착한 서경희는 재차 아들에게 주의를 주었다.“신아, 이따가 말 잘해야 해. 알았지? 어떻게든 큰 계약을 따내는 게 목적이야.”“알았어, 엄마. 잔소리는 그만해.”강신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자신 있는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우연아, 회사 참 크네!”서경희는 들어가자마자
강우연도 그들과 대화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로서는 이게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강신이 진짜 개과천선해서 회사를 키운다면 누나로서 조금 도와주는 것 정도는 당연히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그가 여전히 옛날 버릇 못 고치고 사고를 친다면 그때는 더 이상 도와줄 마음이 없었다.“알았어요, 엄마. 저 바쁘니까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강우연이 말했다.서경희는 눈치 있게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우연아. 그럼 우린 이만 돌아가 볼게. 30억 투자금은 언제 입금되는 거야?”“맞아, 누나. 30억 투자해 준다고 약속했잖아!”강신도 옆에서 재촉했다.강우연은 굳은 표정으로 정색해서 그들에게 말했다.“이따가 재무부에서 입금 들어갈 거예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돈은 회사에 투자한 거고 공금을 횡령하면 전액 배상해야 할 거예요.”그 말을 들은 강신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안 그래도 10억 정도 빼돌려서 외제차를 구매하려고 생각했던 그였다.서경희도 그 말을 듣고 인상을 확 찌푸렸으나, 이내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 마, 우연아. 투자한 돈은 당연히 회사에 써야지. 사적으로 쓸 일은 없어.”강우연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우연그룹을 나온 서경희와 강신의 얼굴은 바로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엄마!”강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경희는 그를 힐끗 노려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자.”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서경희는 핸드백을 소파에 집어던지고는 욕설을 퍼부었다.“강우연 건방진 것! 돈 좀 있다고 유세 떠는 것 좀 봐!”강신은 그러는 엄마에게 차 한잔을 가져다주며 말했다.“엄마도 아까 봤지? 강우연 걔 요즘 너무 건방져졌어. 우리한테까지 명령식으로 말하는 것 좀 봐!”서경희는 팔짱을 끼고는 씩씩거리며 말했다.“이게 다 네가 능력이 없어서잖아! 우연이 걔 좀 봐! 남편이 북양왕에 회사까지 이렇게 크게 발전시켰잖아! 시가 총액이 무려 조 단위야!”“넌 언제면 사람 구실 좀 할래? 엄마도 너 따라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